에기硏, 100kWh급 모델 개발…기존 발전소도 청정발전 가능
혼소비율 따라 온실가스는 10%, 질소산화물 최대 78% 감축

[이투뉴스] 전력수급의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석탄발전을 청정발전으로 바꿀 수 있는 ‘암모니아 혼소기술’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특히 순환유동층 연소시스템에 적용이 가능한 기술로, 기존 열병합발전소 등에 적용할 경우 온실가스는 물론 질소산화물 배출까지 크게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 청정연료연구실 문태영 박사 연구진은 순환유동층 연소시스템에서 이산화탄소 발생을 감축시키는 암모니아 혼소 운전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순환유동층(CFBC) 연소시스템은 열매체제인 뜨거운 모래(유동사)가 순환하면서 석탄, 바이오매스, 폐기물의 연소를 돕는 것으로 탈황, 탈질이 가능해 열병합발전 등 친환경 화력발전에 주로 쓰인다.

석탄발전이나 열병합발전소에 ‘암모니아 혼소기술’을 도입할 경우 기존 발전플랜트 및 송·배전선로 등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재생에너지 간헐성에 따른 수급 불균형 해소는 물론 더 나아가 탄소중립 산업단지 구축, RE100 구현 및 탄소국경조정제도에 대한 대응도 가능하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순환유동층 암모니아 혼소에 대한 기술이 전무한 상태로, 발전 분야에서 암모니아를 연료로 이용하기 위해선 관련 기술 확보가 시급했다. 따라서 에기연의 이번 혼소기술 개발은 순환유동층 보일러를 사용하는 발전시스템의 청정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상업용 순환유동층 보일러를 모사한 100kWh급 연소시스템에서 암모니아를 연료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순환유동층 암모니아 혼소기술은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시도되거나 보고된 바 없다. 특히 기존 설비에 대한 변경을 최소화하면서도 질소산화물과 이산화탄소를 동시에 저감하는 혼소 운전기술로 특허를 확보했다.

▲순환유동층 연소에서 암모니아 혼소 운전기술을 국내 최초로 확보한 에너지기술연구원의 조성호 박사(사진 왼쪽부터), 박성진 기술원, 문태영 박사, 김성주 박사.
▲순환유동층 연소에서 암모니아 혼소 운전기술을 국내 최초로 확보한 에너지기술연구원의 조성호 박사(사진 왼쪽부터), 박성진 기술원, 문태영 박사, 김성주 박사.

암모니아는 무탄소지만 1kg 중 0.8235kg의 질소를 함유한다. 따라서 석탄, 바이오매스, 코크스 등의 탄소계 고체연료를 암모니아로 일부 대체해 연소할 경우 혼소율 증가에 비례해 이산화탄소 감축이 가능하다. 하지만 질소산화물 증가와 암모니아 미연소에 의한 암모니아 슬립(대기로 배출)이 발생할 수 있어 이를 동시에 감축하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상용 발전소에 암모니아 혼소를 적용하기 위해선 설비변경은 최소화하면서 고온 영역에서 암모니아 공급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액상 암모니아를 40℃에서 기화시켜 850℃ 이상의 유동사가 있는 연소로 하부와 750℃ 이상의 유동사가 순환되는 배관 두 곳에 공급해 혼소 운전을 수행·비교했다.

이 중 연소로 하부에서 암모니아 혼소율 10.2%로 운전할 경우 안정적인 온도가 유지되면서 배기가스 내 이산화탄소가 10% 감축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암모니아는 연료 역할뿐 아니라 연소로 내에서 SNCR(선택적 비촉매 환원법) 반응을 유도해 질소산화물을 44.7%(혼소율 10.2%, 53.6ppm↓), 78.6%(혼소율 17.5%, 94.7ppm↓) 감소시킴을 확인했다.

연구책임자 문태영 에기연 박사는 “발전공기업 및 집단에너지업체의 순환유동층 보일러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선 암모니아 혼소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혼소에 대한 기본설계 및 운영기술을 우리 힘으로 확보함으로써 무탄소 암모니아 발전의 원천기술을 확보하는데 기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에너지기술연구원은 내년 12월까지 세계 최고 수준(현재 일본 IHI사 미분탄 연소방식)인 암모니아 혼소율 20%를 뛰어넘는 기술개발과 암모니아 혼소율 증가에 따른 슬립 암모니아를 SCR에서 환원제로 활용할 수 있는 운전 기술도 확보할 계획이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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