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바이오에너지의 성장과 시장 전망
김성수 에너지기술평가원 신재생에너지융합PD

▲김성수 에기평 PD
▲김성수 에기평 PD

[이투뉴스/김성수]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석유대체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에너지는 우리 일상생활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에너지다. 바이오에너지의 원료는 주로 에너지작물, 목질계 바이오매스, 유기성 폐기물 등 대부분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바이오매스(biomass)는 열과 전기, 가스를 생산하고 바이오연료(biofuel)는 수송용 경유와 발전용 중유에 사용되고 있다.

최근 재생에너지 보급은 주민 반대와 계통 부족, 그리고 좁은 국토에 많은 토지를 점유해야 하는 수용성 한계로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태양광, 풍력은 변동성 전원(VRE)으로 전력계통의 관성 저하, 출력제한 등 전기품질과 신뢰도 위험을 증가시킨다.

바이오에너지는 이와 같은 문제를 보완할 대안에너지로 평가받고 있다. 환경보호, 에너지 안보와 경제적인 가치 창출뿐만 아니라 열과 전력, 가스를 공급하거나 운송을 위한 연료로 변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유연성은 에너지전환 따른 전원믹스의 합리적 구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바이오가스는 기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과 최종 사용자 설비를 사용할 수 있고, 물성개선(drop-in)을 거친 바이오연료는 기존의 오일 유통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차량에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유럽연합(EU)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으면서 화석연료 수입 의존(러시아에서 가스 40%, 원유 25%가량 수입)에서 벗어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시행했다.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에너지절약을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의 핵심적 수단으로 채택했다. 특히 바이오에너지는 다른 화석연료에 비해 가격이 안정적이고 재생에너지의 계절적 변동을 흡수할 수 있는 장점을 정책 우선순위에 반영하기로 하였다.

2020년 기준으로 국내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에서 바이오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31.5%(389만toe, 석유환산톤)였다. 2019년부터 1위 자리를 내주기는 했지만 여전히 태양광(415만toe) 다음으로 점유율이 높다. 전력만 놓고 보더라도 9.9TWh 생산으로 전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43.1TWh)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에너지의 이론적 잠재량이 2900만toe인 점을 감안하면 약 13%의 이용률로 가용 잠재량이 매우 높은 편이다.

에너지원별로는 그동안 큰 비중을 차지하던 목재펠릿이나 우드 칩 등의 고체연료의 비중은 점차 낮아지고 수송용 경유에 혼합하는 바이오디젤의의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재생연료혼합의무화(RFS)의 단계적 상향(2022년 3.5%→2030년 8.0%, 잠정)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국제적으로도 전통적인 요리와 난방 등에 사용하는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바이오가스와 바이오연료와 같은 현대적 이용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전체 수송에너지의 약 3.5% 점유하고 있는 바이오연료는 가솔린 혼합 바이오에탄올(국내 미도입) 비중이 가장 높다. 그다음으로 경유에 혼합하는 바이오디젤의 비중이 25.7%이다. 수송용 바이오연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약 5% 정도 생산량이 감소했음에도 차세대 연료인 수첨바이오연료(HVO, Hydrotreated Vegetable Oil)는 2011년에 비해 36% 증가한 95억 리터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부문이다. HVO는 식물성 유지(콩기름, 팜유 등)를 수소화 반응으로 전환하여 얻어지는 디젤과 유사한 연료이다.

▲바이오에너지 공급 예측 (출처-Net Zero by 2050 (IEA 2021))
▲바이오에너지 공급 예측 (출처-Net Zero by 2050 (IEA 2021))
▲바이오연료 생산 전망 (출처-GSR 2022 (REN21))
▲바이오연료 생산 전망 (출처-GSR 2022 (REN21))

HVO는 기존 바이오디젤의 제조방식(FAME,에스테르화)과는 달리 기존 물질의 분자결합에 수소(H2) 첨가로 산소를 제거하여 저온에서도 얼지 않는 연료 생산이 가능하다. 주로 클린디젤이나 항공유(bio jet), 플라스틱 대체 원재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 광합성에 의해 생성되는 다양한 식물자원을 원료로 각종 에너지원과 화학소재를 생산하는 화이트바이오산업을 견인할 수 있는 산업적 가치가 높은 바이오연료이다.

특히 항공유는 전기화가 가장 어려운 분야로 친환경 연료의 개발이 필요이다. 최근 EU 국가를 중심으로 친환경 지속가능한 항공유(SAF, Sustainable Aviation Fuel)를 혼합하는 규정을 제정하였다. 혼합비율은 2025년 2%에서부터 시작하여 2050년 63%까지 혼합비율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혼합의무를 항공사가 아닌 급유 공항(EU발 모든 항공기)에 부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50년 항공 분야 온실가스배출량 감축의 대부분이 SAF에서 비롯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 다음으로는 친환경 합성연료(녹색 수소를 기반으로 한 Power to Liquid, PtL), 전기화와 효율 향상, 그리고 항공교통 관리 최적화를 통해 달성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시장을 두고 글로벌 정유, 석유화학기업은 물론 국내기업 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핀란드 네스테오일(Neste Oil)이 가장 큰 바이오에너지 제조업체로 에너지밀도가 높은 순수 탄화수소 제조 기술(NEXBTL)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다국적 정유사인 BP, 쉘, 엑슨모빌, 쉐브론 등도 바이오에너지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국내기업들도 글로벌 선진사와의 기술제휴 등을 통해 시장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이런 성장 전망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에너지를 둘러싼 논쟁은 여전하다. 산림벌채와 경작지 파괴, 팜유의 환경성 논란, 목재 이용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 부정 등의 다양한 이슈가 그것이다. 바이오연료는 에너지작물(에탄올의 경우 옥수수와 사탕수수, 바이오디젤의 경우 팜유 등) 재배를 위한 넓은 면적의 경작지가 필요하다. 과도한 바이오 작물(Crop based feedstocks, 1세대 원료) 생산은 식량과의 경합, 토지이용의 변화에 따른 환경과 생태계 변화 등을 수반하게 된다. 따라서 이를 회피하고 국내 실정에 맞는 특성화된 에너지작물의 재배가 필요하다.

목재 부산물 등(2세대 원료)을 이용하는 바이오매스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에서 탄소흡수와 배출의 상호작용으로 탄소중립을 인정(이중 산정 금지원칙)하고, 녹색산업 분류 그린택소노미(Green Taxonomy)에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BECCS(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적용으로 전 과정에 대한 순 마이너스(Net negative) 체계 구축에 대한 연구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

EU, 미국(EPA)에서도 바이오에너지가 온실가스 감축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생물다양성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 기준(Sustainability criteria)을 제정하였다. 이 기준은 경작, 가공, 수송 등을 모두 포함한 생애주기(LCA)를 고려한 지속 가능 요건을 설정해 이를 충족하는 바이오에너지만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 이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해수나 담수에서 수생 재배된 조류(藻類, Algae)를 기반으로 하는 바이오 원료(3세대 원료)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단세포인 미세조류는 대기나 해수 중의 이산화탄소와 물,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삼기 때문에 대규모 경작지가 필요 없고, 탄소 저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미세조류는 바이오에너지의 가장 큰 장애물인 친환경 바이오 원료 부족을 극복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의 광물화, 바이오 플라스틱, 바이오 섬유 등 바이오 리파이너리 분야로의 폭넓은 범위 확장도 가능하다.

정부에서도 정유, 석유화학 산업의 탄소중립 실현 전략으로 2023년부터 미세조류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친환경 바이오 원료 생산 기술개발(개발기간 4년, 정부지원금 185억원, 잠정)에 본격 착수한다. 

▲차세대 친환경 바이오 원료 생산 R&D 계획
▲차세대 친환경 바이오 원료 생산 R&D 계획

또한 가축분뇨 등을 고체연료로 제조하는 기술개발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가축분뇨의 농경지 살포 등으로 토양의 양분수지가 OECD국가 중 질소 1위, 인 2위를 나타내고 있다. 수질오염과 악취의 주요 비점오염원이기도 하다. 기술개발을 통해 생산한 고체연료는 국내 바이오 혼소발전(유연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 제도화 연구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목재펠릿의 수입 대체로 국내 바이오매스 산업 생태계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 밖에도 목재, 가축분뇨 등을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350℃ 이상으로 열분해반응 공정을 이용하야 만드는 바이오 차(bio-char) 생산도 진행되고 있다. 바이오 차 내 탄소는 안정된 형태로 배열되고 반영구적으로 저장(고정)되어 온실가스 감축(바이오 차 1t≒2tCO2eq 감축)에 기여한다. 생산된 바이오 차는 농가에 토양개량제, 고체연료, 축사 깔 집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향후 바이오에너지 부문에서 예상되는 큰 변화는 3세대 바이오매스의 성장과 화이트바이오 산업의 기술혁신이다. 바이오에너지는 이제는 버려지는 에너지가 아니라 산업혁신을 이끌어갈 가치산업으로 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제표준에 맞추어 온실가스 감축, 생물다양성 보호, 자원순환 등에 기여하는 한편, 식량 경합성이나 토지용도 변경 등이 없는 방향으로 이용되도록 기술개발과 지원정책(RPS, RFS)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2050 탄소중립 이행 수단을 확보하고, 기술경쟁력으로 바탕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성장전략을 새롭게 짜야 한다.

김성수 에너지기술평가원 신재생에너지융합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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