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 동결→1시간 뒤 E1 20원↓→1시간 뒤 SK가스도 20원↓
8월 CP 평균 60달러 내리고 이른 추석으로 9월도 인하 유력

▲환율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국제LPG가격 하향세와 새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이 더해지면서 국내 LPG가격에 다소 숨통이 트이는 양상이다.
▲환율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국제LPG가격 하향세와 새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이 더해지면서 국내 LPG가격에 다소 숨통이 트이는 양상이다.

[이투뉴스] 그동안 추세가 불투명했던 국내 LPG가격이 하향안정세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글로벌 경기위축으로 국제유가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계절적 수요변동으로 국제LPG가격(CP)이 4개월 연속 내리면서 가격조정에 다소 숨통을 트게 하는 양상이다. 

다만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 상승세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에 자이언트 스탭을 밟는데 따른 환율 변동이 CP 인하로 인한 국내가격 조정폭을 상쇄하는 효과를 가져와 기대만큼의 가격인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그만큼 국내 LPG가격 결정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SK가스, E1 등 LPG수입사의 고심이 클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누적 미반영분이 ㎏당 20원 안팎 남아있는 상황에서 경영적인 측면은 물론 LPG차량 운전자나 요식업주 등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가격 마케팅이 만만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LPG수입사의 사업구조도 작용하지 않을 수 없다. LNG, 발전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SK가스는 LPG시장점유율을 감안해 원가요인과는 또 다른 측면에서 가격마케팅 행보를 펼칠 수 있지만, LPG전문기업을 내세우는 E1은 가능한 원가요인을 제때 반영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LPG시장을 혼란스럽게 하지 않는 가격마케팅이라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국내 가격 결정과정에서 LPG수입사 간 선공과 후공이 엇갈리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는 8월 국내 LPG가격 결정과정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동안 국내 LPG가격은 사우디아리비아 아람코로부터 CP가 통보된 이후 매월 말일 결정된다. SK가스와 E1 등 LPG수입사가 먼저 가격을 결정하면 나머지 LPG공급사인 정유사들이 비슷한 가격대로 결정해 거래처에 통보하는 것이 관례적이다. 

이번에도 SK가스가 31일 오후 6시 먼저 8월 공급가격을 ‘동결’로 결정했다. 그러나 한 시간 뒤 E1은 ㎏당 20원의 가격인하를 결정하고 이를 거래처에 통보했다. 뒤늦게 이를 확인한 SK가스가 다시 한 시간 뒤 E1의 결정과 동일한 ㎏당 20원 인하를 결정해 거래처에 재통보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당초 SK가스는 8월 1일부터 주요거래처에 적용하는 LPG공급가격을 프로판과 부탄 모두 동결했다. 이에 따라 충전소 및 도시가스사에 공급해 일반소비자가 취사·난방용으로 사용하는 가정상업용 프로판은 kg당 1485.36원, 산업체에서 연료 등으로 사용하는 산업용 프로판은 ㎏당 1491.96원, 수송용 부탄은 kg당 1731.68원으로 유지됐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진 한 시간 뒤 또 다른 LPG수입사인 E1은 8월부터 수요처에 공급하는 LPG가격을 프로판과 부탄을 ㎏당 20원 인하했다. 이에 따라 주요 거래처에 공급하는 프로판은 가정상업용은 ㎏당 1485.8원에서 1465.8원, 산업용 프로판은 1492.4원에서 1472.4원, 수송용 부탄은 ㎏당 1732.68원에서 1712.68원, 리터로는 1011.89원에서 1000.21원으로 조정돼 공급된다.

그러자 이를 알게 된 SK가스는 다시 한 시간 뒤 프로판과 부탄 모두 ㎏당 20원 내리는 긴급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충전소 및 도시가스사에 공급해 일반소비자가 취사·난방용으로 사용하는 가정상업용 프로판은 kg당 1485.36원에서 1465.36원, 산업체에서 연료 등으로 사용하는 산업용 프로판은 ㎏당 1491.96원에서 1471.96원, 수송용 부탄은 kg당 1731.68원에서 1711.68원으로 조정됐다.

이번 LPG가격 인하는 지난달 톤당 평균 25달러 내린 CP에도 불구하고 제때 반영하지 못한 조정요인이 ㎏당 20원 안팎 남은 가운데 9월 국내 가격조정에 반영될 CP가 톤당 60달러 내린 것이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LPG 공급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社에서 통보한 CP를 기반으로 환율과 해상운임 등 제반비용을 반영해 결정된다. 중동지역으로부터 우리나라까지 운송시간을 고려해 전월 CP 기준으로 당월 국내 공급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다. 

국내가격 조정의 가장 큰 요인인 CP는 지난 4개월 동안 하향세를 이어갔다. 4월 말 프로판 850달러, 부탄 860달러로 평균 95달러 내렸으며, 5월 말 프로판과 부탄 모두 750달러로 전달보다 평균 105달러 내렸다. 이어 6월말 프로판과 부탄 모두 725달러로 평균 25달러 내린데 이어 7월말 또 다시 프로판 670달러, 부탄 660달러로 평균 60달러 내렸다. 

그러나 또 하나의 주요인인 환율은 1300원대를 넘기며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달러 당 기준 환율은 올해 1월 1191원대, 2월 1198원대, 3월 1221원대, 4월 1210원에서 5월 1269원대, 6월 1270원대에 이어 7월 1303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요인으로 7월과 8월 인하에 이어 9월도 국내 LPG가격은 인하가 점쳐진다. 미 연준의 금리조정 및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적인 불안요소로 환율을 비롯해 해상운송비, 보험료 등 부대비용의 변동성이 여전하지만 가장 큰 조정요인인 CP가 평균 톤당 60달러 내림에 따라 ㎏당 60~70원 정도의 인하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새 정부가 물가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다 이른 추석까지 더해지면서 9월 국내 LPG가격은 소폭 내지는 중폭의 인하가 유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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