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사 모두 매출액·영업이익·순이익 증가 ‘트리플 크라운’
전년도 상반기 혼조세와 다른 성적표…“착시현상” 지적도 

▲연초 추위와 회복세를 보이는 경기 영향으로 상장 도시가스사의 경영실적이 지난해 상반기와는 달리 모두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는 성적표를 받아 눈길을 끈다.
▲연초 추위와 회복세를 보이는 경기 영향으로 상장 도시가스사의 경영실적이 지난해 상반기와는 달리 모두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는 성적표를 받아 눈길을 끈다.

[이투뉴스] 올해 상반기 상장 도시가스사의 경영성적표가 연초 잇따른 한파로 판매물량이 늘어난 데다 산업체 가동률이 회복되면서 오랜만에 빨간 숫자로 가득 찼다. 지난 몇 년 동안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 등 각 부분에서 희비가 엇갈리며 혼조세를 보였던 상장사의 경영 실적이 올해 상반기에는 모두 지난해보다 플러스 수치를 나타낸 것이다. 

매년 수익구조가 나빠지며 2019년부터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과 순이익 등 이익폭의 내림세가 확연했던 경영 그래프가 추운 날씨와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곡선을 그렸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특히 회사별로 증가율에서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 등 부문별 차이가 컸으나 올해는 상장사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 그동안 지역에 따른 용도별 수요 변화로 각각의 회사별 수익구조가 다른 양상을 보인 것과는 대조된다. 

본지가 삼천리, 서울도시가스, 경동도시가스, 대성에너지, 인천도시가스, 예스코, 지에스이 등 상장 도시가스사의 상반기 경영실적을 개별재무제표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7개사 모두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 등 3개 부문에서 증가율을 달성했다. 이른바 7개사 모두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것이다.

특히 인천도시가스가 매출액 증가율은 30.1%인데 비해 영업이익 증가율 156.8%, 순이익 증가율 168.7%를 기록해 두드러진다. 이 같은 성과는 이익개선을 위한 비용절감 등 자구노력과 함께 전년도 천연가스 도매요금 급등에 따른 원가와 판매가격의 시차 발생 부분이 해소되면서 실적에 반영되고 금융상품 투자 등에 따른 수익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도시가스도 매출액 증가율 24.3%인데 비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122.3%로 눈길을 끈다. 

이처럼 올해 상반기 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호전된 것은 겨울철 추운 날씨 탓에 난방수요가 크게 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됐던 경기가 기지개를 펴면서 용도별 물량이 회복세로 돌아선 게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전히 도시가스산업이 천수답 산업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 속에 산업체를 비롯한 경기회복세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런 성과가 코로나19라는 특이한 상황에서 벌어진 상대적 수치라는 점에서 착시현상일 뿐 향후 지표로 삼기에는 무리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에너지 정책 변화, 에너지시장 상황 변화, 경제성장률 불확실성 등으로 중장기적 측면에서 도시가스 수요비중이 점진적으로 낮아지고, 아울러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신흥국의 경제 회복세 제한, 국내 금리상승으로 인한 민간소비 감소, 기업투자 제한 등이 도시가스 수요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제시한 분석과 맥을 같이하는 대목이다.

매출액의 경우 도시가스요금 조정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2020년 3개사, 지난해는 2개사가 플러스 대열에 들었지만 올해는 7개사 모두 어깨를 나란히 했다. 증가율도 대부분 한 자릿수가 아니라 최대 약 60%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판매물량 증가세에 크게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등 수익구조도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눈에 띨 정도로 호조세를 나타냈다. 영업이익이 증가한 도시가스사는 2020년 상반기 2개사, 지난해 상반기 4개사에서 올해 상반기 7개사로 늘었으며, 순이익이 증가한 곳도 2020년 상반기 3개사, 지난해 상반기 4개사에서 올해 7개사로 늘어났다. 

◆이익규모 증감률은 회사별 간극 
상장 도시가스사 전체적으로 지난해 상반기 보다 호조세를 나타내며 7개사 모두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지만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등 각 부문별 증감폭은 회사별로 차이가 크다.

매출액 증가율의 경우 산업용 물량이 큰 삼천리와 경동도시가스가 선두를 달렸다. 지난해 괄목할만한 증가세를 나타냈던 경동도시가스가 증가율 59.5%로 가장 앞섰으며, 매출 2조원대에 육박하며 리딩 컴퍼니를 자칭하는 삼천리가 증가율 40.1%로 뒤를 이었다.   

영업이익 증가율 부문에서는 지난 2020년에 이어 지난해도 감소율 18.5%를 기록하며 마이너스 대열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인천도시가스가 156.8%라는 기록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두자리에 우뚝 섰다.

또 2020년 마이너스 12.8%에 이어 지난해도 마이너스 36.8%를 기록하며 쓴 입맛을 다셨던 서울도시가스는 올해는 증가율 122.3%로 그동안의 아픔을 씻어냈다. 별다른 요인 없이 판매물량 확대에 따른 증가라는 점에서 서울시권역 총괄원가평균 방식의 공급비용 체계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로 인한 교차보조에 따른 수익편차 부작용이 조금씩이나마 개선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경동도시가스가 지속적인 성과를 거두며 43.1%로 뒤를 이었고, 지난해 마이너스 11.6%로 우울했던 예스코도 올해는 증가율 42.3%를 기록하며 미소를 되찾았다.   

순이익 부문도 호조세로 전세를 바꿨다. 지난 2020년 5개사에 이어 지난해 4개사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순이익 증가율은 올해 7개사 모두 플러스로 돌아섰다. 인천도시가스가 영업이익 선두에 이어 순이익 증가율까지 168.7%라는 눈에 띠는 기록을 남겼으며, 지난해 각각 마이너스 40.3%, 마이너스 28.6%라는 큰 폭의 감소율로 입맛이 썼던 서울도시가스와 예스코가 올해는 각각 증가율 86.0%, 65.1%의 대반전을 꾀하며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매년 지속적인 성장을 꾀해온 지에스이가 46.3%, 경동도시가스가 45.4%로 증가율 40%대에 이름을 올려놓았으며, 지난해 증가율 26.1%를 기록했던 삼천리가 올해도 20.3%로 비슷한 수준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어 지난해 상반기 제자리 수준에 머물렀던 대성에너지가 8.5%로 나름 선방하는 기록을 남겼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