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사 "내연기관차 종말의 시작" 선언

[이투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2035년부터 새 휘발유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2035년부터 판매되는 신차 전량을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차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캘리포니아는 2026년부터 신차 판매의 35%, 2030년부터는 68%를 탄소배출 제로 차량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 기간동안 중고 휘발유차 판매는 허가되며, 일부 하이브리드 신차 판매도 유지될 예정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 올해 1분기 판매된 차량의 약 16%는 전기차다. 지난 12년간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47만8000대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판매에 10억 달러 이상의 세재혜택을 제공해 왔다.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번 휘발유 신차판매 금지법을 발표하며 “내연기관차 종말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전기차로의 전환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내 최대 자동차시장인 캘리포니아주 뿐만 아니라 수십 여개의 다른 주들도 캘리포니아주의 결정을 따를 것으로 보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 자동차 시장의 3분의 1정도가 영향을 받게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미 환경보호청(EPA)에서 교통분야 배출프로그램을 지휘한 전기차 전문가 마고 오그는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정책이) 시장을 주도하고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내 자동차 제조사를 대표하고 있는 세계 자동차제조사협회의 존 보젤라 회장은 “제조사들은 더 많은 전기차를 판매하길 희망하고 있으나, 캘리포니아의 이번 정책은 목표를 달성하기 매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규제안의 현실성과 실현 가능여부는 인플레이션과 충전소, 연료 시설, 공급망, 노동력, 주요 광물 확보, 가격, 반도체 부족 등 외부적인 요소에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주정부와 자동차 배출 규제법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향후 취임할 대통령이 이번 캘리포니아의 새 정책의 실행을 뒤집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공화당이 장악한 주들의 법무장관들은 캘리포니아의 자체 배출규제 권한에 대한 합법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정책을 비판하는 측에서는 전기차 가격이 비슷한 사양의 휘발유 차량보다 훨씬 높다고 지적한다. 이번 정책은 미국내 휘발유 가격이 떨어지는 가운데 발표됐다. 그럼에도 뉴섬 주지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한 연료가격이 원유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필요성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의 휘발유 신차판매 금지 정책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서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 함께 하고 있다. 인플레 감축법은 3700억 달러를 청정에너지 프로그램에 대한 세액 공제와 투자로 이루어졌다. 이 법은 미국이 10년 내 2005년 기준 배출량의 40%를 줄이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후 과학자들은 미국이 이 법만으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는데 충분치 않다고 보고 있다. 백악관은 새로운 자동차 배출 규제 도입과 같은 추가적인 정책 시행을 약속하며 각 주정부들이 개별적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캘리포니아주가 시행할 휘발유 신차 판매 금지법은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50%이상을 저감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했다.

3억9500만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는 효과다. 아울러 뉴욕주와 워싱턴주, 메사추세츠주 등 16개의 다른 주정부들도 유사한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캐나다와 영국, 프랑스, 스페인, 덴마크 등 유럽의 최소 9개국들도 2030년과 2040년 사이에 신규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절반이 전기차가 되도록 각 주정부가 노력할 것을 요청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최근 통과된 인플레 저감법은 새 전기차 구매자에게 7500달러의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자동차가 북미에서 조립되어야 하고 배터리의 주요 원료가 미국과 주요 동맹국에서 생산되어야 한다. 

캘리포니아주정부는 100억 달러규모 주정부 프로그램이 전기차 판매가격을 낮추고, 충전소 건설과 저소득층의 전기차 기반 시설을 짓는데 이용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편 제너럴 모터스는 2035년부터 전기차만을 판매하기로 했다. GM의 대변인은 “제너럴 모터스와 캘리포니아주정부는 전기차 미래 시대에 대한 공통된 비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포드도 2026년까지 전기차와 배터리에 5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크라이슬러와 피아트, 닷지 등을 소유한 스텔란티스는 2030년까지 25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의 삼성SDI와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설립에도 합의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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