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2개 협의체 구성 등 현실적 해법 마련 제안
한난 "항소한 채로 협의체 제안하는건 진정성 의심"

[이투뉴스] 나주 폐기물 고형연료(SRF) 열병합발전소 가동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나주시가 지자체 모임 및 한난이 참여하는 별도기구 등 투트랙 협의체 구성에 나섰다. 지역난방공사와 벌이는 법적 분쟁에서 계속 지면서 발전소 가동이 불가피해지자 실질적인 대안 모색에 나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한국지역난방공사는 나주시가 패소한 ‘고형연료 사용허가 취소 소송’ 결과에 대해 항소하는 등 법적 다툼을 지속하면서도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진정성 없는 제의에는 응하지 않겠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갈 길이 여전히 멀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나주시는 윤병태 시장, 시·도의원,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나주 SRF열병합발전소 현안 해결을 위한 설명회’를 열어 시민의견 수렴-이해기관 협의-로드맵 수립 등 3단계에 걸친 추진계획안을 공개했다. 더불어 시민의견 수렴을 마무리한 후 SRF열병합 문제 해결을 위해 ‘전남도-나주시-광주시’와 ‘전남도-나주시-한국지역난방공사’가 참여하는 2개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나주시는 자치단체 협의체를 통해 광주 쓰레기 반입 문제를 다루고, 한난이 참여한 협의체에선 환경감시단 구성, 환경영향 및 건강영향 조사, SRF 사용기간, 주민 편의·복지 제공 등에 대해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광주시 쓰레기를 가져오는 대신 반입협력금을 받는 방안도 함께 논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연이은 소송 패소로 시가 취할 수 있는 행정적 조치가 매우 제한돼 있고, 이에 따른 발전소 가동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제는 현실적인 해법 마련에 중지를 모아야 할 때”라며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설명회 과정에서 발전소 가동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이 단상 앞으로 나와 고성과 피켓시위를 벌이는 등 발전소 가동을 당연시하는 시 방침에 항의를 표시했다. 특히 반입분담금을 받고 광주지역 쓰레기 반입을 허용하겠다는 제안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표시해 앞으로의 의견수렴 과정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한난 역시 광주시 제안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나주시가 거의 모든 소송에서 계속 패하면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키로 방침을 바꾼 것은 의미가 있지만, 먼저 행정소송을 정리해야만 진솔한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주장이다.

광주지법이 고형연료 사용허가 취소가 잘못됐다는 1심 판결을 내렸으나 나주시가 항소하는 등 법적 분쟁을 이어가는 상황에선 협의회에 들어가 논란만 확대시키는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모든 소송에서 패소했으면서도 책임회피를 위해 여전히 법에 기대서는 제대로 된 대화가 이뤄질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한난 관계자는 “나주시 제안은 실마리를 풀어보겠다는 뜻도 읽히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한다”며 “항소를 제기해 놓고 협의체 구성을 말하는 것은 진정성이 약한 만큼 우리는 행정소송이 다 정리된 이후 진솔한 대화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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