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적인 컬러 특약점으로 광주지역 매출 1위 우뚝

가족경영에 고객신뢰 더해지며 차별화된 전문점 높은 평판

▲광주노루페인트를 가족경영하는 (오른쪽부터) 하영희 대표, 정정하 실장, 정화성 과장.
▲광주노루페인트를 가족경영하는 (오른쪽부터) 하영희 대표, 정정하 실장, 정화성 과장.

[이투뉴스] 전라남도 광주에 위치한 노루페인트 특약점 ‘광주노루페인트’의 하영희 대표(66세)는 힘든 시기를 넘을 수 있던 원동력을 묻자 ‘차별화된 페인트 전문점’을 만들기 위한 열정이 가장 주효했다고 말한다.  

건축자재나 페인트 전문점은 여성이 운영하는 경우가 드물다. 워낙 힘이 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영희 대표는 이를 자신만의 철학과 든든한 가족의 힘으로 극복하며, 광주지역 방수재 및 페인트 시장에서 소비자가 찾는 특화된 전문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남편과 함께 철근과 건축자재를 취급하는 업체를 운영하던 하 대표는 누구나 힘들었던 2000년대 초 IMF시절 사업이 어려워져 운영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대학생 딸과 고등학생 아들을 두고 있어 누구보다 더 돈을 벌어야 했고, 지인의 소개로 몸을 써야하는 방수작업을 남편과 함께 시작하게 됐다.

작업이 익숙지 않았던 처음엔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운동선수 출신인 남편의 빠른 습득력과 특유의 성실함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고객의 발걸음이 잦아졌다. 방수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고객으로부터 주택의 페인트 공사까지 부탁을 받게 됐고, 이때 맡은 공사가 하 대표를 페인트 업계에 입문시킨 계기가 됐다. 

하 대표와 남편은 방수작업을 할 때처럼 페인트 공사에도 자신감을 가졌다. 하지만 날씨 등 환경에 따라 달라야 하는 페인트의 특성을 제대로 알지 못해 방수작업을 할 때보다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이 주택 공사를 하면서 수많은 페인트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했고, 다양한 하자를 경험하며 고객이 만족할 수준의 마감을 위해 재공사를 반복했다. 당시 공사로 버는 수익은 포기해야 했지만 수많은 브랜드의 페인트를 써보면서 더없는 경험을 쌓았다.

이때 큰 도움을 받은 곳이 노루페인트다. 노루페인트 광주지점에 기술적 문의를 비롯해 제품을 추천받았고, 여기서 추천했던 제품을 사용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후 남편은 건설회사를 설립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하 대표는 노루페인트 특약점 개설을 희망했다. 그녀의 열정을 충분히 알고 있던 노루페인트는 2006년 특약점을 내주며 하 대표와의 동행을 시작했다.

남편과 떨어져 단독으로 특약점을 운영하면서 하 대표는 페인트가 복잡한 제품 라인업, 조색, 컬러 제안 등 많은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같은 지역에서 방수재를 취급하는 대리점이 5곳이 넘은 것도 차별화의 필요성을 더했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지점과 정보를 교류하며 제품의 특성을 공부하고, 수많은 고객을 응대하면서 경험과 지식을 쌓았다. 또 자체적으로 팜플렛을 제작해 군 입대를 앞둔 아들과 함께 배낭을 매고 집집마다 홍보에 나섰다. 적은 양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내방하는 손님 한 분 한 분에 집중했다. 

천천히 그리고 단단하게 고객들의 신뢰가 쌓였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차별화된 페인트 전문점’을 지향했던 하 대표는 소비자가 컬러에 대한 조언과 제안을 자주 요청한다는 점에서 전문적인 컬러 특약점으로 변화를 추구했다. 

◆ 미술전공인 딸에 장교 출신 아들까지 합류 ‘든든’
하 대표는 당시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선생님이었던 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현재 특약점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정정하 실장은 당시 잘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특약점에 몸담은 이유에 대해 “색감에 대한 남다른 감각으로 운영을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한다.

정정하 실장이 합류하고 특약점은 변화와 발전에 속도를 높였다. 미술전공으로 색에 대한 감각이 남다른데다 아버지를 닮아 시공 습득까지 빨랐다. 주먹구구식 운영방식에서 벗어나 판매의 시스템화가 이뤄지면서 고객의 신뢰감도 한층 더 높아졌다. 능동적인 운영방식은 매출 증가에도 기여해 광주지역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미술전공자가 있는 특약점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페인트를 활용한 무대 연출에 대한 문의도 빈번했다. 무대 배경인 백월을 일주일 동안 페인트로 그린 적도 있다. 이런 노하우가 쌓이면서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시공능력과 차별화된 컬러 제안을 하는 점포라는 평판을 얻었다. 믿고 점포를 맡길 수 있는 딸과 나중에 장교 출신의 든든한 아들까지 합류하면서 상승세는 더해졌다. 

하 대표는 페인트의 ‘색채’를 강조한다. 페인트를 판매하는 곳에서 색채에 대한 제안이 없으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노루페인트만 하더라도 컬러가 수천개에 달해 끝없는 공부가 필요하다.

하 대표는 돈을 버는 것도 좋지만 자녀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가족과 함께 페인트의 가치를 전파하며, 차별화된 점포 운영을 통해 동종업계 리더들에게 새로운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하영희 대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행보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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