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공기업 3社는 현실적 어려움 호소

▲역대 정부의 해외자원개발 예산 현황. 문재인 전 정부 때는 4000억원도 되지 않았다.
▲역대 정부의 해외자원개발 예산 현황. 문재인 전 정부에서는 4000억원도 되지 않았다.

[이투뉴스] 20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석유공사와 가스공사, 광해광업공단 등 자원공기업 3사를 겨냥해 "자꾸만 (광구를)팔기만 할거냐"면서 매각 일변도의 운영을 질타했다.

정 의원은 "해외자원개발은 과거 김대중 정부에서 기본법을 만들고 노무현, 이명박 정권을 거쳐 규모를 키우다가 박근혜 정권 이후로 급속하게 고꾸라졌다"면서 "새로운 광구개발은커녕 기존 것들을 전부 팔고만 있는데 기업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대한 근거로 해외자원개발 예산 축소를 들었다. 해외자원개발 예산은 김대중정부에서 1조 2227억원로 출발해 노무현정부 3조5205억원, 이명박정부 5조5328억원까지 증가했다가 박근혜정부에서 1조23억원, 문재인정부 3952억원 순으로 줄었다. 

민간기업의 해외자원개발도 좀처럼 진전되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현재 윤석열 정부는 공기업이 해외자원개발을 직접 나서지 않는 대신 민간이 나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 했는데 이마저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 민간지원액은 매년 감소하고 있고, 특히 광해광업공단 전체 예산에서 민간지원 예산 비중은 1%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중국과 일본이 해외자원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에 반해 우리는 '열중쉬어'만 하고 있다. 자꾸 팔기만 할 것이냐.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말해달라"고 자원공기업 3사 사장단에게 답변을 요구했다.  

공기업 사장단은 '앞으로도 매각을 계속할 것이냐'는 추궁에는 답변하지 못하고, 대신 업계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베트남 광구 매각은 이곳은 그동안 수익을 많이 낸 곳이고 (생산량도) 거의 끝난 단계"라면서 "마지막에는 환경복구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이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은 매각이 자연스러운 과정임을 강조했다. 채 사장은 "상시적으로 수익성이 나지 않는 것은 팔고, 추후 좋은 것이 있으면 검토해서 다시 사야한다. 이러한 과정이 상시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답했다. 

제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황규연 광해광업공단 사장은 문제의식에는 공감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황 사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핵심광물의 해외의존도가 높고 이에 공급망 리스크도 존재한다. 우리나라가 해외자원개발을 활성화해야 하는 것은 맞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민간기업이 단독으로 나서기에는 리스크가 매우 큰 사업이라고 해명했다. 황 사장은 "해외자원개발은 탐사부터 시작해서 생산단계까지 성공확률이 매우 낮으며 기간마저도 10년에서 15년이 소요된다. 이를 경감해 줄 수 있는 금융투자 및 세제지원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라며 "공공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 되면 정부와 공단이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정운천 의원은 일본의 조그멕(JOGMEC)을 예로 들면서 우리나라도 석유‧가스‧광물 통합지원 컨트롤타워인 코메가(KOMEGA)를 창설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정권에 의해 정책이 뒤집히는 일이 없이 꾸준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현재 미쓰비시, 스미토모 등 일본의 20여개 민간기업들은 조그멕으로부터 안정적으로 지원을 받아 해외자원개발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hoon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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