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함으로 4년간 운항 중단…대체선 투입비용만 7328만 달러

[이투뉴스] 한국가스공사가 국내 조선사와 함께 개발한 한국형 액화천연가스(LNG)선 화물창이 품질논란으로 막대한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한국형 LNG선 화물창이 처음으로 적용된 SK세레니티호(국적26호선)와 SK스피카호(국적27호선)가 결함으로 운항 중단되면서 가스공사가 2018~2020년 대체선 투입에 지출한 비용만 7328만 달러에 달한다. 

여기에 운항중단으로 발생한 LNG 연료 손실분 83만 달러를 포함해 가스공사는 총 7411만 달러(158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수송비 정산이 아직 완료되지 않은 2021~2022년의 미정산 손실액까지 합하면 그 규모는 더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KC-1’기술로 불리는 한국형 LNG선 화물창은 가스공사와 케씨엘엔지테크(KCLT)가 기술개발사로 참여하고,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현대중공업 등 조선 3사가 선박 제작, SK해운이 운송을 맡아 2004년부터 10년간 연구개발한 기술이다. 

전 세계 LNG 선박의 80~90%를 수주하는 국내 조선업계는 LNG 저장탱크인 화물창을 제작하는 기술이 없어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4년부터 2014년까지 LNG선 화물창 기술 개발을 국책과제로 추진했다. 10년간 KC-1 개발에 투입된 비용은 197억원. 가스공사가 56억300만원, 조선3사가 57억4000만원을 투자했다. 정부 출연예산은 83억7000만원이다. 

그러나 KC-1 기술을 처음으로 적용해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SK세레니티호와 SK스피카호는 각각 2018년 2월과 3월 SK해운에 인도된 후 연이은 결함 발생으로 5개월 만에 운항을 중단했다. 

SK세레니티호는 허용 최저 온도보다 선체 온도가 낮아지는 ‘콜드스팟’현상이 발생했고, SK스피카호는 화물창 단열공간 내 이슬점이 건조사의 운항 매뉴얼 온도까지 내려가지 않는 문제가 확인됐다. 두 선박은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KC-1 적용 선박에 대한 전문인배상책임보험 계약 갱신마저 거절당하면서 수리 후 정상 운항을 하더라도 또다시 결함이 발생할 경우 가스공사와 국내 조선사가 직접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 

KC-1이 적용된 선박은 SK해운의 선박 2척 외에 대한해운이 운영 중인 제주 1·2호선 두 척이 더 있다. 제주 1·2호선은 정상 운항 중임에도 올해 1월 보험계약 갱신을 거절당했고, SK해운 2척은 지난해 1월 이미 계약갱신은 거절됐다. 결국 KC-1이 적용된 네 척의 선박 모두 추후 운항 중 발생하는 결함에 대해서는 선박 설계사인 가스공사와 조선 3사가 직접 피해를 보상해야한다. 

양금희 의원은 “KC-1 적용 선박에서 발생한 문제를 반면교사 삼아 철저한 품질 시험과 검증을 통해 후속모델인 ‘KC-2’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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