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계약 유력했던 ‘DL이앤씨+두산에너빌리티’ 포기 선언
건설기자재 및 환율상승 영향, 건설지연 등 부작용 불가피

[이투뉴스] 6번이나 유찰되는 등 건설업체 선정을 놓고 어려움을 겪어오던 마곡 열병합발전소 공사가 또다시 암초에 걸렸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건설업체가 포기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결국 입찰부터 모든 절차를 다시 밟을 수밖에 없어 건설지연 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에너지공사는 최근 마곡 열병합발전소 건설공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협상을 벌이던 ‘DL이앤씨(옛 대림산업)+두산에너지빌리티(두산중공업)’ 컨소시엄이 계약을 포기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로써 수의계약을 앞두고 있던 마곡열병합 건설공사 일정이 사실상 올스톱됐다.

마곡열병합 건설공사는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285MW 규모의 복합화력발전설비(열생산규모 190Gcal/h)를 비롯해 68Gcal/h의 열생산 전용설비, 관리 및 제어동을 신축하는 공사다. 최초 산정한 사업비는 3811억원 수준이지만 어디까지 올라갈지 예측하기 어렵다.

DL E&C와 두산 컨소시엄이 마곡열병합 건설공사 포기를 선언한 것은 건설기자재 가격 폭등은 물론 조달금리 상승으로 인해 공사를 맡아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여기에 해외 플랜트 공사에서 큰 손실을 보고 있는 대림산업 내부 문제도 일부 거론되고 있다.

앞서 마곡열병합 건설공사 입찰이 6번이나 유찰된 이유가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에너지공사가 크게 뛰고 있는 물가상승률을 반영, 공사비를 일부 올려주겠다는 약속까지 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결국 무산된 것이다.

가스터빈 등 발전주기기 가격이 근래 들어 가파르게 오른 것도 계약을 포기한 중요한 이유가 됐다. 세계적인 LNG발전소 건설 증가세로 인해 가스터빈 가격 상승은 물론 특정 기종의 경우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는 전언이다. 마곡열병합 건설은 주기기 조달까지 모두 포함하는 턴키공사다.

환율 역시 1년 전 달러당 1150원 안팎에서 최근 1400원 이상으로 치솟는 등 20% 넘게 올라 악영향을 끼쳤다. 수입이 불가피한 가스터빈 등 주기기 구매대금이 그만큼 오른 셈이다.

플랜트 분야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해부터 철근가격 인상 등 여러 가지 악재가 이어진데다 최근 환율까지 문제가 생기면서 현재 대부분의 공사가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마곡열병합의 경우 상황에 따라 1000억원 넘게 공사비가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마곡지구 및 방화지구 등에서 늘어나는 열수요로 인해 2025년 마곡열병합 완공을 목표로 했던 서울에너지공사는 곤혹스럽다는 입장을 숨기지 않고 있다. 어렵게 성사시킨 수의계약마저 무산된 만큼 입찰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등 차질이 불가피 때문이다.

서울에너지공사 관계자는 “대림·두산 컨소시엄이 계약을 포기함에 따라 입찰 절차와 방법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재검토를 하는 상황”이라며 “건설이 가능한 업체를 대상으로 세일즈에 나서는 등 빠른 시일 내에 적합한 업체를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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