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멈춰선 프랑스 원전…겨울 전 재가동도 난망
절반 멈춰선 프랑스 원전…겨울 전 재가동도 난망
  • 조민영 기자
  • 승인 2022.11.18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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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처지 뒤바뀌어

[이투뉴스] '원전 강국'이라던 프랑스의 원전 절반이 멈춰선 가운데 계획했던 겨울 전 전면 가동까지 차질이 빚어지면서 유럽 에너지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내 원전 56기 중 26기는 유지보수와 부식 문제로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냉각 계통으로 사용된 일부 파이프가 부식되거나 깨지면서다. 유럽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없이 겨울을 보내야 하는데, 프랑스는 이 문제 해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8일 주요 외신보도를 살펴보면 프랑스 당국은 최근 수개월간 모든 원전에 엔지니어 군단을 파견해 원자로 손상을 점검하고 수리보수를 진행했다. 냉각 순환계통에서 발견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백명의 전문가들을 고용했으나 안전과 파업 등의 문제로 일정이 지체되면서 겨울 전까지 재가동이 어려울 전망이다.

이로 인해 오랫동안 유럽내 최대 원자력 발전국으로 이웃국들에게 에너지를 공급하던 프랑스의 역할은 뒤바뀌고 있다. 유럽내 에너지위기 해결에 도움을 주기는 커녕 자칫 민폐를 끼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프랑스 국영 원전 운영사인 EDF는 내년 1월까지 모든 원전의 운영 재개를 목표로 했다. 하지만 최근 말을 바꿔 10기만 재가동 될 것이라고 밝혔다. EDF는 안전 문제는 없으며 모든 단계들을 철저하게 관리 감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DF 고위관계자는 “전례없는 상황에 직면했으나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면서 “에너지위기 속에서 우리 역할을 다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유럽 가스공급 중단은 유럽내 전력 생산과 절약에 대한 기존 방법을 바꿔놓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다양한 전기소비 절감 프로그램들을 내놓고 있다. 앞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28년 가동될 6개 대형 원자로 건설에 가속도를 내기 위한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원전 르네상스’를 거론하기도 했다.  

프랑스는 1980년대부터 원자력 발전 건설에 집중해 전력의 70%를 원전에 의존하고 있다. 잉여 전력을 이웃 국가에 수출했다. 이로 인해 독일에 비해 러시아산 가스에 덜 의존할 수 있었다. 그러나 프랑스 원전 산업의 문제점들이 발견되면서 마크롱 정부는 EDF의 나머지 16% 지분을 100억 유로 가까이 지불하면서 인수하려 하고 있다.

EDF는 450억 유로의 부채가 있는 상태이며, 재정적 어려움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올해 수익이 290억 유로까지 떨어졌다. 원자로 보수 문제와 더불어 정부가 가정과 기업에 인위적으로 저렴한 전기를 제공하도록 요구하면서 수익이 감소했다. EDF는 원자로 수리를 서두르고 있지만, 여건은 녹록지 않다. 올해 원자력 생산량 전망치를 줄여 발표했다. 이 발표로 프랑스와 유럽내 전기요금이 추가 상승했다. 

지난달 노동계 파업도 원전 재가동 계획에 걸림돌이 됐다. 프랑스 원전 직원들은 인플레이션에 맞춰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파업을 진행했다. EDF는 코로나19 봉쇄로 노동력 투입이 늦어진데 이어 파업이 또다른 타격이 됐다고 지적했다. 

원자로 냉각 순환계통의 부식 문제는 지난해말 처음 불거졌다. 나머지 원전 시설을 조사한 결과 모두 16기 원자로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견돼 모두 가동을 중단시켰다. 부식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원자로 설계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목된다. 이 발전소들은 프랑스 원자로 중 가장 최신 기종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프랑스 원자력 발전 생산량은 3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61GW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조만간 일부 원자로가 운영 재개 될 경우에도 45GW 정도에 머물 전망이다. 원자력은 유럽내 12개국 전력공급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프랑스가 절반 이상을 생산해 왔다. 그러나 유럽내 최대 에너지 수출국이었던 프랑는 올해 수입국으로 처지가 바뀌었다.

프랑스는 겨울을 버티기 위해 독일에서 전력을 수입하면서 석탄 화력발전과 천연가스에 크게 의지하게 됐다. 프랑스 정부는 전기 절약을 위해 에너지보존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이 조치는 국민들과 기업체들에게 생활 방식에 변화를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실내 온도를 낮추고, 승용차 함께 타기와 근무 시간 후 소등 등을 포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유럽의 경기침체로 에너지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 다소비 산업들이 생산량을 줄일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 부족은 이미 철강과 화학, 유리 제조사들의 생산량 축소와 일시적 해고 등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프랑스는 원자로 수리에 가속도를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부분 원자로들은 1980년대 지어졌으며 투자 부족으로 수십년간 수리와 보수가 미뤄졌다.

전문가들은 프랑스가 지난 수십년간 엔지니어링 부문에서 전문성을 잃었다고 경고했다. EDF는 보수관리를 위해 수백명의 숙련된 엔지니어를 고용해 원자력 산업의 일손 부족을 채우고 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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