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으로 주유소 석유제품 수급 난항
저장용량 대비 판매량 많아 수도권부터 직격탄
경유 저장량 더 많아 휘발유 재고 먼저 소진돼

▲30일 서울 강남구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고급휘발유가 품절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30일 서울 강남구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고급휘발유가 품절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투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30일 오후 2시 기준 전국 26개 주유소가 석유제품 운송지연으로 품절 사태를 맞고 있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 13개소, 경기 6개소, 인천 4개소, 충남 3개소 등 26개 주유소에서 휘발유나 경유 재고가 소진됐다. 석유제품별로 보면 휘발유가 바닥난 곳은 23개소, 경유는 2개소, 두 유종 모두 떨어진 곳은 1개소다.  

품절주유소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전일 21개소에서 하루만에 5개소가 늘었다. 업계는 실제 피해를 입은 주유소가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유소업계 관계자는 "주유소가 자발적으로 오피넷에 자료를 제출해 집계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품절주유소는 주로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충남 3개소를 제외하면 모두 서울‧경기‧인천 지역이다. 수도권 화물연대 가입률이 다른지역보다 높기 때문에 수도권이 제일 먼저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탱크로리(유조차) 운전기사의 화물연대 전국 가입률은 70%대, 수도권 가입률은 이보다 높은 90%대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저장탱크 규모도 영향을 끼쳤다고 풀이했다. 앞서 정부와 정유업계는 화물연대 총파업에 앞서 주유소 측에 미리 재고를 확보해 달라는 요청을 보낸 바 있다. 수도권 주유소는 다른 지역에 비해 부지가 협소한 곳이 많아 저장탱크 확보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 관계자는 "수도권은 저장용량 대비 판매량이 많기 때문에 파업영향을 가장 먼저 받고 있다"면서 "다만 기간이 길어지면 지방으로까지 여파가 퍼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제품 중 휘발유 품절이 대부분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통상 주유소는 휘발유 저장탱크 1개, 경유 저장탱크 2~3개를 보유하고 있다. 휘발유를 더 많이 저장하고 있는 곳은 거의 없다. 

산업부는 이들 주유소에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 12시간 내로 유류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배차 우선순위를 이곳에 먼저 두고 피해를 최소화 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내달 1일부터는 군용 탱크로리(5대), 수협 보유 탱크로리(13대)도 긴급 투입한다. 현재 정부는 전국 주유소 평균재고를 휘발유는 8일분, 경유는 10일분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품절주유소 관련 정보는 매일 오후 4시 오피넷을 통해 안내된다. 재고가 없는 주유소는 네이버지도, 티맵 등에 표시되지 않는다.

김동훈 기자 hoon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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