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 동결→30분 뒤 E1 20원↓→SK가스 곧바로 20원↓
8월의 데자뷰…CP 등 인상요인 불구 1월 가격은 불투명

▲12월 국내 LPG가격이 동결로 최종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LPG수입사인 SK가스와 E1의 물밑 신경전이 또 한번 재현돼 눈길을 끈다.
▲12월 국내 LPG가격이 동결로 최종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LPG수입사인 SK가스와 E1의 물밑 신경전이 또 한번 재현돼 눈길을 끈다.

[이투뉴스] 12월 국내 LPG가격이 동결로 최종 결정되면서 그동안의 하향안정세 기조를 유지했다. 지난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간 동결이나 인하를 반복하면서 경쟁연료와의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고 소비자 부담도 다소 덜어주었던 긍정적 영향이 이어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12월 국내가격에 적용될 국제LPG가격(CP)이 평균 35달러 올라 인상요인으로 작용해야함에도 오히려 인하로 결정된 데다 이달 말 통보된 CP도 평균 40달러 오르고, 환율도 고점에서는 내려왔지만 여전히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글로벌 정세 변화에 따른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내년 1월 국내가격은 추세를 전망하기 쉽지 않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국내가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LPG수입사 SK가스와 E1의 물밑 신경전이다. 지난 8월과 똑 같은 과정이 재현됐기 때문이다. 국내 LPG가격은 사우디아리비아 아람코로부터 CP가 통보된 이후 매월 말일 결정된다. SK가스와 E1 등 LPG수입사가 먼저 가격을 결정하면 나머지 LPG공급사인 정유사들이 비슷한 가격대로 결정해 거래처에 통보하는 것이 관례적이다.  

이번에도 SK가스가 30일 오후 6시 46분 먼저 12월 공급가격을 ‘동결’로 결정했다. 그러나 30분 뒤 E1이 ㎏당 20원의 가격인하를 결정하고 이를 거래처에 통보하자, 이를 알게 된 SK가스가 곧바로 E1의 결정과 동일한 ㎏당 20원 인하를 결정해 거래처에 재통보하는 사례가 빚어졌다.  

당초 SK가스는 12월 1일부터 주요거래처에 적용하는 LPG공급가격을 프로판과 부탄 모두 동결했다. 이에 따라 충전소 및 도시가스사에 공급해 일반소비자가 취사·난방용으로 사용하는 가정상업용 프로판은 kg당 1365.36원, 산업체에서 연료 등으로 사용하는 산업용 프로판은 ㎏당 1371.96원, 수송용 부탄은 kg당 1611.68원으로 유지됐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진 30분 뒤 또 다른 LPG수입사인 E1이 12월부터 수요처에 공급하는 LPG가격을 프로판과 부탄 모두 ㎏당 20원 인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주요 거래처에 공급하는 프로판은 가정상업용은 ㎏당 1365.8원에서 1345.8원, 산업용 프로판은 1372.4원에서 1352.4원, 수송용 부탄은 ㎏당 1612.68원에서 1592.68원, 리터로는 941.81원에서 930.13원으로 내려 공급된다.

그러자 SK가스도 불가피하게 프로판과 부탄 모두 ㎏당 20원 내리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충전소 및 도시가스사에 공급해 일반소비자가 취사·난방용으로 사용하는 가정상업용 프로판은 kg당 1365.36원에서 1345.36원, 산업체에서 연료 등으로 사용하는 산업용 프로판은 ㎏당 1371.96원에서 1351.96원, 수송용 부탄은 kg당 1611.68원에서 1591.68원으로 조정된다.
  
이번 국내가격 인하는 CP 상향에 따른 인상요인에도 불구하고 할당관세 인하분을 반영하고, 여기에 물가안정과 소비자 부담 경감 등의 정무적 판단이 더해진 결정으로 풀이된다. 

12월 국내가격은 인상요인이 분명했다. 누적 미반영분을 별개로 하고 가격 조정요인으로 1472원대까지 올랐던 달러 당 기준 환율이 1378원대로 떨어졌다 해도 주요인인 CP가 평균 35달러 인상돼 ㎏당 30원 안팎의 인상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가격인하를 결정한 E1의 정무적 판단에 무게가 더해졌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인하로 내년 1월 국내 LPG가격 추세는 짐작하기 쉽지 않다. 누적된 인상요인에 더해 CP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 또 다시 올랐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는 국내 LPG수입사에 12월 CP를 프로판과 부탄 모두 650달러로 조정한다고 통보했다. 각각 전월대비 40달러 오른 수준이다. 

난방용 수요 등 계절적 요인이 더해지면서 지난 6개월 동안 하향 그래프를 그렸던 데서 벗어나 두달 연속 상승 그래프를 그린 것이다. 이는 국내가격에 ㎏당 50원 이상의 인상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다만 내수시장에서 타 연료와의 가격경쟁력을 감안한 가격마케팅과 함께 정부 정책 및 주 수요자인 서민층의 부담 경감이라는 정무적인 판단은 또 다른 변수다. 

채제용 기자 top27@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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