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기硏, 인력 대비 30배 이상 빠르고 높은 신뢰성도 장점
촉매 연구개발 가속화 및 다양한 데이터 축적 방법 열어

[이투뉴스] 국내 최초로 로봇을 이용해 다양한 촉매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자동화 실험실이 마련됐다. 이를 통해 합성 나노촉매 합성을 비롯해 상용 촉매물질 평가를 지금보다 30배 이상 빠르게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 청정연료연구실 박지찬 박사팀은 로봇을 활용한 촉매 성능 평가 실험실을 연구원 내 구축, 국내 처음으로 무인 실험실 시대를 열었다고 2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연구실 내 수많은 장비와 시약들을 일일이 사람 손으로 조작하고 측정하면서 실험을 진행해야 했다.

IT 기술의 발달로 세상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데 반해 최첨단 연구를 수행하는 화학 분야 실험실은 오히려 정체돼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수많은 단순 반복 실험에도 고숙련 전문인력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기연은 숙달된 연구원이 하루 3회 정도만 수행할 수 있었던 촉매 사전평가 실험을 로봇을 활용해 무인으로 시간당 6회까지 가능한 자동화 촉매 성능 평가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는 월평균 30∼50명 수준의 전문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생산성으로, 소재 개발 가속화 및 높은 연구성과 달성이 기대된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이 개발한 로봇 기반 촉매 성능 무인 평가시스템.
▲에너지기술연구원이 개발한 로봇 기반 촉매 성능 무인 평가시스템.

화학산업의 비타민과 같은 촉매는 자동차 배기가스 저감이나 수소연료전지, 의약산업 등 다양한 산업에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고체 소재의 촉매 원천기술은 매우 부족한 상황으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촉매 국산화를 위해 많은 시간과 에너지, 인력을 투입하고 있지만 제법이 복잡하고 통일된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아 유연성이 떨어진다.

연구진은 보다 빠르고 편리하면서 신뢰성 높은 촉매 성능 평가 과정을 위해 로봇 제조회사인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진동 교반기, 마이크로 피펫 등을 UV/Vis 분광기와 연동시켰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자동화 프로그램을 접목해 촉매 반응 진행 정도를 실시간으로 정확히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로봇기반 촉매 자동화 평가시스템은 나이트로페놀 촉매 환원 반응을 활용해 동일한 금속과 함량을 갖는 촉매들에 대해 각각의 활성도와 속도상수 등을 빠르고 정밀하게 반복 측정함으로써 촉매 간 상대적 성능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또 하루 100회 이상 성능평가 결과를 확보할 수 있어 촉매기술의 개발 속도를 높이는 것도 장점이다.

에기연은 특허를 출원한 로봇 기반 촉매 성능 평가시스템을 통해 앞으로는 전문인력을 투입하지 않고도 빠르고 신뢰성 있게 촉매 평가데이터를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촉매 소재 개발과 나노 소재의 물성 평가에도 활용이 가능해 관련 빅데이터 구축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지찬 에기연 박사는 “숙달된 연구자만이 수행하던 반복적 촉매 평가 실험을 자동화 로봇을 통해 빠르고 신뢰도 있게 진행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나노촉매 스마트 실험실과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접목된 자율 실험실을 구현하고, 이를 토대로 국가 촉매 공유 플랫폼을 완성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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