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내년 하반기 84달러로 소폭 상승"
광물가격, 뚜렷한 '상고하저' 기조 전망

▲전문가들은 내년 원유가격이 소폭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은 내려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투뉴스] 내년 원유가격이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문가 설문조사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3년 에너지·원자재 가격 전망조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센터장들은 원유의 수요충격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내년 원유가는 작은 폭의 우상향 그래프를 그릴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내년 상반기 82달러, 하반기엔 84달러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0월부터 이달까지 WTI 월별 평균가격은 87.0달러, 84.4달러, 76.9달러를 각각 기록 중이다.

이들은 중동 산유국의 유가 방어의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공급량 제한정책 등 공급축소로 연결될 여지가 있는 만큼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원유가격은 전반적으로 강보합세가 유지될 것"이라면서 "다만 제한된 공급과 경기위축에 따른 수요부진이라는 두 변수가 충돌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천연가스 가격은 내년 상반기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하면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응답자들은 뉴욕상업거래소 기준 천연가스 가격이 MMBtu(열량단위)당 내년 상반기 6.3달러, 하반기 6.5달러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말 천연가스는 평균 6.9달러에 거래됐다.

석탄 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말 국제원자재거래소 기준 석탄가는 톤당 279달러였는데 내년 상반기에는 206달러, 하반기에는 202달러까지 내려올 것으로 예측했다. 

철광석 및 비철금속 부문은 뚜렷한 '상저하고(상반기 부진, 하반기 반등)'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하반기에 중국 코로나 봉쇄해제 등 불확실한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다렌상품거래소 기준 철광석의 톤당 가격은 내년 상반기 737위안에서 하반기 776위안, 런던 금속거래소 기준 구리의 톤당 가격은 상반기 7817달러에서 하반기 829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연과 알루미늄 역시 비슷한 흐름으로 하반기에 가격이 오를 것으로 조사됐다. 아연의 톤당 가격은 상반기 2963달러에서 하반기 3124달러, 알루미늄 톤당 가격은 상반기 2314달러에서 하반기 2552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철강·비철금속 전문가인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부장은 "철광석은 중국이 전 세계 물동량의 70~80%를 점유해 자체 수급요인보다는 중국 경기상황이 더욱 큰 영향을 끼친다"면서 "구리는 주요국 긴축 속도조절과 수요회복 가능성으로 인해 하반기에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차전지의 주요 원료로 사용되는 리튬‧니켈‧코발트는 내년 상반기 공통적으로 하락세가 예상됐지만, 하반기는 전망이 엇갈렸다.

우선 리튬은 연중 조정세로 예상됐다. 중국에서 거래되는 탄산리튬(순도 99%) 기준 톤당 가격은 내년 상반기 53만1183위안에서 하반기 51만9296위안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니켈은 상반기 2만4200달러에서 하반기 2만4905달러, 코발트는 상반기 5만1178달러에서 하반기 5만2633달러로 모두 소폭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자원이 부족해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해야 하는 우리나라는 원자재 가격이 미치는 영향이 기업과 민생 모두에게 매우 크다"면서 "내년에도 경제안보 차원의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원자재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hoon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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