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우리사주조합 반발 불구 주총 선임 이틀만에 취임 
현장점검 이어 조직·인사·사업 TF 신설 등 발 빠른 행보

▲가스공사 제18대 최연혜 신임 사장이 취임식에서 향후 포부를 밝히고 있다.
▲가스공사 제18대 최연혜 신임 사장이 취임식에서 향후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투뉴스] 한국가스공사 제18대 사장으로 최연혜 전 국회의원이 9일 취임에 이어 12일 대구 본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공식행보에 나섰다. 임기는 3년이다. 취임식은 본사 임직원 9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내방송을 통해 전국 LNG생산기지 및 지역본부에서 전 직원이 시청했다.

최 사장의 취임은 지난 7일 임시주주총회 심의·의결에 이은 이틀만의 행보다. 가스공사 노조의 반발과 우리사주조합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무리하게 취임일정을 잡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위의 예상과 달라 눈길을 끈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7일 대구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단독후보로 올라 최종 선임됐다. 가스공사 신임사장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제청과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쳐 사장에 취임하게 된다.  

최 신임사장의 취임은 다소 늦춰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우세했다. 대통령 임명 절차가 언제 이뤄질지 정확히 알 수 없는데다 노조가 출근저지 등 강력한 투쟁을 예고함에 따라 무리하게 곧바로 취임하는 일정이 다소 부담이 있지 않겠느냐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가스공사 우리사주조합이 대구지방법원에 접수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부담을 더했다. 우리사주조합 측은 ‘최연혜 사장후보로 의결한 결의의 효력을 정지하고 사장 직무를 집행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으로 지난 6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산업부가 제청할 권한을 갖고 있지만 주총에 앞서 특정후보를 단독후보로 추진한 것은 사장선임 절차를 어겼다는 주장이다.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오는 20일 1차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정치권의 압박도 여전하다. 산업부가 최연혜 전 의원을 신임사장 단독 후보자로 통보해 사실상 임명을 강제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5명의 후보자를 추천했지만 산업부가 최연혜 전 의원만을 단일 후보자로 통보한 것이 확인됐다며 전문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1차 공모에서 떨어졌을 만큼 자격이 없는 최연혜로 답을 정해놓고 공모를 진행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같은 일각의 예상을 뒤엎고 곧바로 취임하는 것은 그만큼 현재 가스공사가 처한 경영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방증인 셈이다. 가스공사는 최근 글로벌 에너지 대란으로 인한 LNG 수급 불안과 부채비율 급증 등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아울러 최연혜 신임사장의 경영 스타일의 일면도 엿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연혜 신임사장은 곧바로 평택·인천·통영·삼척 등 전국 LNG 생산기지 및 9개 지역본부의 안전 상황을 점검하고 조직, 인사, 사업 분야의 3개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최연혜 신임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가스공사는 국제 LNG 가격 폭등 및 수급 불안, 미수금과 부채 비율 상승에 따른 재무 건전성 악화 등 사상 초유의 상황에 직면했다”며, “임직원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가스공사로 도약하도록 전화위복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안전은 최상의 고객 서비스이자 절대적인 핵심 가치인 만큼, 직원 생명·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한 안전관리 시스템 고도화 및 안전 경영 확립을 당면 과제로 제시했다.  

또한 최근 미수금 및 부채 비율이 급증에 따른 재무위험기관 지정으로 기민한 대응과 치열한 자구 노력이 절실하다고 진단하고, 재정 건전화 계획을 성실히 이행함은 물론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산적한 현안을 슬기롭게 풀어 나가자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까지의 수동적·소극적 관점에서 벗어나 정부·국회·국민·주주 등 이해관계자를 적극 설득하고 협조를 이끌어 내도록 핵심 역량을 획기적으로 도약시키는 한편, 해외자원개발 사업과 신성장사업 포트폴리오도 내실 있게 재구조화해 탄소중립 시대를 이끄는 가스공사의 미래 지속 성장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최 사장은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임직원의 화합과 결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과감한 인사 시스템 개선 및 노사관계 개선 등을 통해 즐거운 일터를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노동조합은 경영 파트너이자 한 배를 탄 동지인 만큼 갈등과 대립에서 벗어나 소통과 대화로 협력을 이끌어 내겠다면서도,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히 규명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함으로써 질서 있는 일터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끝으로 최 사장은 “저의 모든 역량을 가스공사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는 데 오롯이 쏟아 부을 것”이라며, “더욱 치열하고 보람찬 걸음으로 함께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최 사장이 취임 후 곧바로 각종 현안을 챙기고 현장점검에 나섬에 따라 앞으로 가스공사에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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