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기硏, 자기조립단분자막 기반의 정공수송물질 개발
고효율 다중접합 태양전지 적용 시 상용화 발판 기대

[이투뉴스] 차세대 태양전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태양전지의 효율과 안정성을 한층 더 끌어 올릴 수 있는 정공수송물질을 새롭게 개발했다. 고효율 다중접합 태양전지 상용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은 저가의 페노티아진 기반 자기조립단분자막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태양전지의 정공수송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소재 분야 우수 국제학술지인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다.

정공수송물질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내 정공의 원활한 수송을 도와줄 뿐만 아니라 생성된 전하가 재결합되는 현상을 억제해 소자의 성능향상에 도움을 준다. 자기조립단분자막(SAM)은 주어진 기질의 표면에 자발적으로 입혀진 규칙적으로 잘 정렬된 단분자막을 말한다.

지금까지 일반구조 대비 역구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낮은 효율은 적절한 정공수송물질의 부재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따라서 이번 자기조립단분자막 기반의 정공수송물질 개발로 높은 효율을 달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높은 광흡수, 저온 용액공정이 가능해 가장 주목받는 태양전지다. 전지 내에서 전자수송층과 정공수송층의 위치를 바꾼 역구조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일반구조에 비해 모든 소재의 저온공정이 가능하고, 실리콘 태양전지와 탠덤구조를 만들기 쉬워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역구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유기 태양전지를 기반으로 연구가 진행돼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PEDOT:PSS(유기 반도체 물질)를 정공수송층에 사용한다. PEDOT:PSS는 높은 전기 전도성을 바탕으로 효과적으로 정공을 수송할 수 있으나 강산성으로 인해 전도성 기판과 광흡수층을 부식시켜 소자 수명을 단축시킨다.

에기연 태양광연구단 홍성준 박사팀은 자기조립단분자막을 형성하는 페노티아진 물질 내 핵심 원소만을 치환하는 매우 간단한 공정으로 효율과 안정성을 높인 새로운 정공수송물질을 개발했다. 황원자를 비슷한 화학적·물리적 성질을 가진 산소 또는 셀레늄으로 치환된 새로운 분자를 설계해 역구조 페로브스카이트와 유기 태양전지의 정공수송층에 적용한 것이다.

▲역구조 페로브스카 태양전지 구조 및 안정성 그래프.
▲역구조 페로브스카 태양전지 구조 및 안정성 그래프.

새로운 자기조립단분자막 정공수송물질이 적용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22.73%(셀레늄), 21.63%(황), 21.02%(산소)의 높은 효율을 보였다. 또 유기 태양전지도 17.91%의 높은 태양전지 효율을 달성했다. 이는 자기조립단분자막 형성 시 기판의 일함수를 낮춰 광흡수층에서 기판으로 정공 전달에 사용되는 에너지 손실을 크게 줄여주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높은 효율과 안정성을 보인 셀레늄은 높은 분극특성을 가져 광흡수층과 강한 상호작용으로 계면 결함을 감소시키고, 계면에서의 비방사재결합 손실을 방지해 안정성도 크게 향상시켰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경우 500시간 연속 효율 측정 후 초기 효율 대비 98%의 성능을 유지했으며, 유기 태양전지의 경우 상용 PEDOT:PSS 대비 2배 이상 안정성이 향상됐다.

교신저자인 홍성준 박사는 “이번 연구는 역구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및 유기 태양전지의 효율과 안정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정공수송물질 개발이라는 점에 있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차세대 및 페로브스카이트를 상부셀로 하는 고효율 다중접합 태양전지 상용화가 한 단계 더 도약할 기회”라고 덧붙였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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