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석유·가스 수익액 1천억 달러 증가
재생에너지 증가 화석연료 감소 전망도

[이투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되면서 노르웨이가 유럽 최대에너지 공급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노르웨이의 석유·가스분야 수익이 전년 대비 1000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노르웨이는 가스 뿐만 아니라 금수조치가 내려진 러시아산 석유를 대체하기 위해 이웃 유럽국가들에게 더 많은 양의 석유도 공급하고 있다.

주요외신 보도를 보면, 인구가 550만명인 노르웨이는 경제 생산량의 3분의 1을 에너지가 차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를 것 없이 정부가 유전과 가스전 뿐만 아니라 이를 생산하는 기업의 지분도 다량 보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수출량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석유·가스 부문 수입액이 훌쩍 뛰었다. 

일각에서 노르웨이의 높은 화석연료 판매 이용을 비판하고 있으나 유럽내 안정적 에너지공급의 중요성을 감안해 향후 수년간은 상당한 양의 화석연료 생산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암묵적 합의가 도출된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 국제문제연구소의 울프 스베르드럽 책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내 정치적 대립을 변화시켰다”며 “유럽은 우리의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노르웨이는 유럽연합 회원국은 아니지만 EU국가의 요청에 응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산 가스에 크게 의존했던 독일은 노르웨이에 바짝 기대고 있다. 노르웨이 정부는 추가적인 가스생산을 허가했고, 그 결과 지난해 가스 생산량이 8% 증가했다. 유럽에서 소비되는 가스의 3분의 1을 노르웨이산이 차지하게 되었다.

지난해 노르웨이의 페토로사는 2021년 수익의 3배인 500억 달러를 거둬 들였고, 에퀴노르사는 750억 달러라는 기록적인 이익을 남겼다. 이 수익은 오일펀드로 알려진 1조3000억 달러의 국부펀드로 들어간다. 정부는 연간 예상 수익을 활용해 예산의 약 20%를 조달하고 있다. 이는 유가와 가스가격 변화로부터 노르웨이 경제를 보호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반면 노르웨이 녹색당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벌어들인 에너지수익을 ‘전쟁이익’으로 보고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와 다른 나라들을 돕기 위한 기금에 투자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2035년까지 화석연료 생산을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환경단체들은 "전쟁 때문에 천연가스 생산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에너지위기를 새로운 석유가스전 개발을 위한 지렛대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며 정부의 생산 지원을 반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노르웨이는 유럽 국가들에게 가스를 수출하기 위해 430억 달러의 세금 인센티브안을 마련했다. 향후 새로운 시추 및 개발이 증가할 전망이다.

노르웨이 석유가스회사인 아케르 BP는 2028년까지 생산량을 30% 늘리고 위해 19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노르웨이의 석유가스 생산량이 최근 정점에 도달한 후 장기간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정부 조사결과 발표 이후 기업들이 새로운 매장지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화석연료 산업 활황이 앞으로 계속 유지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타임즈>는 유럽 대륙과 연결된 파이프라인에 추가용량 증가가 없고 유럽의 가스가격이 최근 몇 달째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가격은 작년 여름기록한 최고가의 8분의 1 수준이다. 여기에 유럽 재생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향후 화석연료 수요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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