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기硏, 새로운 바인더 통해 차세대 배터리 난제 해결
상용 바인더 대비 획기적인 수명 및 출력 향상도 입증

[이투뉴스] 전기자동차와 ESS(에너지저장장치)의 급속한 성장으로 리튬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유력한 대체재로 평가되는 나트륨배터리의 수명과 출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을 우리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 광주친환경에너지연구센터 최성훈 박사팀은 고전압 양극 소재로 쓸 수 있는 새로운 바인더 소재를 개발, 나트륨 이온 배터리의 안정성과 출력을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바인더는 전극 내 활물질, 전도성 카본 등 전극 입자를 집전체에 고정시켜주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이차전지의 충·방전이 반복적으로 진행될 때 활물질 또는 도전재 사이의 결합이 느슨해지는 것을 방지한다.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은 지구상에 6번째로 많은 원소로 리튬보다 440배 풍부하고, 가격은 80배(2021년 기준) 저렴하다. 따라서 나트륨을 이용한 배터리를 제작하면 단가를 큰 폭으로 낮출 수 있어 세계 각국의 연구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리튬과 동일한 산화수를 갖는 알칼리 이온으로 리튬전지와 작동 메커니즘이 매우 유사해 주목받고 있다.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는 나트륨 전지의 양극재로 알려진 불화인산바나듐나트륨(NVPF)은 4V 이상의 고전압에서는 전해질과 부작용이 일어난다. 이때 사용되는 상용 양극 바인더인 폴리비닐리덴 플로라이드(PVDF)는 불안정한 CEI(충·방전 과정에서 형성되는 얇은 고체전해질 피막)를 형성해 양극 표면을 효과적으로 보호해주지 못해 성능 퇴화를 유도한다.

이에 연구진은 전기화학적 반응 중에 플루오린화수소 생성을 억제할 수 있는 나트륨폴리아크릴레이트(Sodium polyacrylate) 바인더를 적용해 배터리 수명과 출력 특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진이 나트륨폴리아크릴레이트 바인더를 적용해 제작 중인 양극 모습.
▲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진이 나트륨폴리아크릴레이트 바인더를 적용해 제작 중인 양극 모습.

연구진이 적용한 바인더는 충·방전 과정 중에 바인더의 나트륨 이온과(R-COONa) 수소 이온과의 원소교환 반응을 통해 다량으로 생성되는 NaPO2F2를 이용했다. NaPO2F2가 나트륨 이온이 안전하게 이동할 통로인 고이온전도성의 CEI를 형성하고, 양극을 효과적으로 보호해 전해질의 추가 분해를 억제시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것이다.

나트륨폴리아크릴레이트 바인더가 적용된 나트륨 전지는 10C(충·방전 속도단위)의 매우 빠른 조건에서도 2000사이클까지 70%의 높은 용량 유지율을 구현했다. 더욱이 30C의 매우 높은 출력조건에서도 상용 PVDF 바인더를 적용한 나트륨 전지에 비해 5배 이상의 높은 용량을 발현하는 것을 확인했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의 연구결과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재료·에너지 분야 우수 국제 학술지인 ‘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IF 14.511)’의 10주년 기념 3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달성했다.

교신저자인 최성훈 에기연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바인더는 차세대 나트륨 배터리의 고전압 양극에 적용할 경우 상용 PVDF 바인더 대비 우수한 배터리 성능을 구현하고, 작동원리 규명을 통해 바인더 설계 방향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이어 “향후 나트륨 이온 배터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전압 기반 양극 바인더를 설계할때도 큰 기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로 리튬배터리의 대표적인 고전압 양극소재로 알려진 LNMO(리튬-니켈-망간 산화물)에 적용해 우수한 성능의 CEI 유도가 가능한 특수 바인더를 개발하고 있다. 성공할 경우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고전압에서 구동 가능한 상용 양극 설계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