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폭락하고 원화 환율이 급등하는 가운데 다행히 국제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7일 우리나라가 도입하는 국제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배럴당 77.99달러로 마감했다. 유가가 70달러선에 들어선 것은 작년 10월15일 76.57달러를 기록한 이후 거의 1년만이다. 이같은 두바이유 값은 지난 7월3일 배럴당 140.7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3개월만에 무려 45% 폭락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세계 경제 침체로 인해 당분간 이같은 유가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때마침 불어닥친 원화약세로 인해 환율이 1300원대를 넘어서면서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유류가격과는 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제유가는 크게 떨어졌지만 국민이 쓰고 있는 휘발유와 경유값은 예전 그대로인 인상을 지울수 없다. 이 부분에서도 정부는 면밀한 가격분석을 통해 환율 급등을 틈타 폭리나 부정이익을 취하고 있는지 여부를 가려내야 한다.

 

이를테면 국제유가가 상승할 경우 기준가격이 실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상 차이가 존재하는데도 국제유가가 올랐다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면 바로 그 다음날이나 3~4일후에 주유소의 유류가격이 올라있는 사실을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환율상승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환율상승으로 인해 수입가격이 올라가고 그것이 소비자 가격까지 영향을 미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도 주유소에 가보면 바로 가격에 반영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국제유가의 하락은 우리 경제에 청신호인것 만큼은 분명하다.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를때마다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0.3%에 이르고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국제수지 적자폭 확대에도 고유가 현상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하로 유지되면 경상수지도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최근의 국제유가 하락은 국내경제에 플러스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세계 경제의 침체로 인한 유가의 지속적인 하락은 우리나라 수출전선에 심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13위의 수출대국인 우리로서는 심히 신경쓰이는 대목이다. 세계경제의 침체는 우리 경제에도 동반 침체를 불러올수 밖에 없다.

 

아울러 우리는 국제유가가 하락하더라도 에너지 절약은 물론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 기존 에너지 정책은 추호도 고삐를 늦춰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두차례에 걸친 석유파동을 통해 우리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지만 이웃 일본과 독일은 에너지 절약시설 투자 및 새로운 에너지개발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 석유의존도를 대폭 낮췄다. 반드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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