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난방, 냉동공조, 청정환기, 신재생 등 신사업 가속
종합에너지그룹, 생활환경 가전그룹으로 위상 변화

[이투뉴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달라진 삶의 모습이 ‘뉴 노멀(New Normal)’ 시대를 불러오고 있다. 기존에 익숙했던 삶의 방식이 변화하며, 새로운 표준이 곳곳에서 정립되고 있는 것. 실제로 플랫폼 사용과 온라인 유통이 확산되는 등 고객의 달라진 생활방식과 소비에 맞춰 산업구조도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보일러 등 에너지 기기 분야 역시 변화가 빠르다. 경제침체에 대한 우려 속에서 소비까지 위축되는 상황에서 소비자 니즈를 만족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위기를 마주하고 있어서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도 에너지 기기 산업의 변화 필요성을 높이는 요소다. 새로운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고객 곁으로 한 걸음 다가서지 않으면 지속성장을 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 등 보일러업계가 종합에너지그룹, 생활환경 가전그룹으로 위상 변화를 꾀하는 배경이다. 

◆글로벌 생활환경 가전기업 향하는 경동나비엔
HVAC 및 청정환기시스템에 수소보일러 시장도 선도 

▲경동나비엔의 연구개발 기지이며, 글로벌 시장 확대의 전초기지인 경기도 평택 서탄공장 전경.
▲경동나비엔의 연구개발 기지이며, 글로벌 시장 확대의 전초기지인 경기도 평택 서탄공장 전경.

국내 보일러·온수기 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 혁혁한 성과를 거두며 동종업계를 선도해온 경동나비엔은 미래를 내다보며 고객이 원하는 쾌적한 생활환경을 구현하는 ‘생활환경 가전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시장별 맞춤 전략을 통해 국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한편 차별화된 제품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데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콘덴싱 순간식 온수기로 북미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경동나비엔은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시장에서 친환경 고효율로의 변화를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그 첫 걸음으로 올해 북미 시장에 ‘콘덴싱 하이드로 퍼내스’를 출시한다. 북미지역의 주된 난방 방식인 퍼내스의 단점을 개선, 물과 공기의 열교환을 통해 따뜻해진 공기를 공급해 쾌적한 공기로 안정적인 난방을 구현할 수 있다. 특히, 콘덴싱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효율이 높고, 질소산화물 배출을 줄여 환경 친화적이라는 점도 차별화되는 요소이다. 

경동나비엔은 실내공기질 관리를 위한 최적의 해법도 제시하고 있다. 2006년 환기시장에 처음 진출한 경동나비엔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나서 2019년 ‘나비엔 청정환기시스템’을 처음 선보였다. 이어 2021년 ‘나비엔 청정환기시스템 키친플러스’, 2022년 ‘중대형 청정환기시스템’을 출시하며 용도별로 제품 라인업을 시장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나비엔 청정환기시스템’은 공기청정과 청정환기를 동시에 구현하는 제품이다. 하나의 시스템으로 실내 모든 공간을 관리할 수 있어 공간 활용도를 높인다. 공기질 관리와 함께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도 돕는다. 전열교환기를 통해 버려지는 열을 재활용하기 때문에 동절기에는 최대 66.8%, 하절기에는 최대 24.2%까지 냉난방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냉방 시스템 ‘콘덴싱 에어컨 하이브리드’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전력발전 과정에서 버려지던 배열을 활용해 냉방을 구현하는 것으로, 냉방은 물론 제습과 청정환기까지 가능하다. 여름철에 지역난방 등에서 전기 생산 후 버려지던 열을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환경적 가치가 매우 크다. 실제로 기존 에어컨에 비해 약 42%의 전기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다. 최근 평택시와 MOU를 맺고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산업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키워드는 ‘탄소중립’이다. 특히 영국은 2021년 8월 ‘수소전략’을 발표하며 구체적인 탄소 저감 계획을 밝혔다. 눈에 띄는 부분은 건물 난방에 수소가스를 사용한다는 대목인데, 영국은 2025년까지 수소 20% 혼입 가스를 도시가스 배관으로 공급하는 준비를 마치고, 이를 활용하는 콘덴싱보일러를 연간 150만대씩 보급할 예정이다. 전 세계 에너지 관련 탄소의 39%가 건물에서 나오고, 이중 4분의 3이 냉난방 시 배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콘덴싱 수소보일러로의 전환은 필수다.

경동나비엔은 이에 대응하여 국내외 시장에서 이미 수소로의 전환에 돌입했다. 2021년, 영국에서 판매 중인 콘덴싱 가스보일러는 이미 ‘수소 레디 인증’을 받았다. 이는 수소 20% 혼입 도시가스에서도 정상 작동하는 제품에 주어지는 인증이다. 또한 경동나비엔은 100% 수소가스를 사용하는 콘덴싱 수소보일러를 시범운영하는 ‘수소마을’ 프로젝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 중이다. 

이처럼 유럽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수소보일러 시장도 선도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2026년까지 도시가스에 수소 20%를 혼입하는 실증이 추진되고 있다. 콘덴싱 수소보일러 보급화를 위한 산학협력을 진행하고 있는 경동나비엔은  100% 수소가 공급돼도 현재의 보일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환 키트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이 키트가 개발되면 현재 가정에서 사용하는 보일러에 키트만 적용해도 수소가스를 사용할 수 있어 탄소중립에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전 세계 HVAC 시장에 차별화된 기술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함은 물론 ‘쾌적한 생활환경 파트너’라는 비전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귀뚜라미 ‘종합 냉난방 에너지그룹’으로 변신
차별화된 기술력에 사업다각화로 연매출 1.6조 돌파

▲귀뚜라미그룹 계열사 연구원들이 집결해 냉난방 융·복합 신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서울시 마곡 ‘귀뚜라미 냉난방 기술연구소’
▲귀뚜라미그룹 계열사 연구원들이 집결해 냉난방 융·복합 신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서울시 마곡 ‘귀뚜라미 냉난방 기술연구소’

대한민국 보일러의 역사인 귀뚜라미그룹도 빠르게 진화하는 중이다. 2001년 매출액 3000억원의 보일러 전문회사에서 이제 1조6000억원의 ‘종합 냉난방 에너지그룹’으로 위상을 다지고 있다. 

창업주 최진민 회장이 1962년 설립한 신생보일러공업사에 뿌리를 둔 귀뚜라미는 1990년대 우리나라 온돌난방 구조에 특화한 저탕식 가스보일러를 개발해 대한민국이 보일러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보일러산업 성장세가 둔화되고, 세계시장이 난방, 냉방, 공조가 하나의 통합된 기술로 발전하는 추세라고 판단해 종합 냉난방 에너지그룹으로의 변신을 꾀했다. 주력인 난방사업은 고효율 친환경보일러 제품으로 더욱 강화하고, 그룹 전체 비전은 냉난방, 냉동공조 사업의 시스템화로 설정했다.

특히 신성장동력 발굴 측면에서 2006년 귀뚜라미범양냉방, 2008년 신성엔지니어링, 2009년 센추리 등 국내 냉동·공조 업체들을 잇따라 인수하며 원전용 냉동공조기, 냉방기, 냉동기, 공조기, 신재생에너지 부분의 국내 최대 기술력을 확보했다.

귀뚜라미범양냉방은 2009년 리먼 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로 매출액이 소폭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귀뚜라미그룹에 편입된 2006년 이후 지금까지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반도체, 클린룸에 사용되는 산업용 냉각탑, 외조기 등 산업용 공조기의 설비 공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신공법을 개발해 맞춤형 냉동·공조 설비의 개발 및 시공을 확대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우리나라 냉동·공조 산업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있다.

신성엔지니어링은 드라이룸 시스템, 공동주택용 지열시스템, 바닥공조 시스템 등 최신형 시스템 공기조화 기술과 함께 고효율 터보냉동기, 흡수식 히트펌프 등 국산 냉동·공조 제품 개발과 수출에 기여하고 있다. 2008년 귀뚜라미그룹에 합류한 이후 기술 지원 및 연구인력 비중을 전체의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고객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는 등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며 2017년 8% 수준이었던 해외 매출 비중을 2022년 40%까지 끌어올렸다.

원전사업관련 냉동공조기기 분야에 대한 30년 이상의 설계, 제작, 시험 및 검사 등의 노하우를 통해 탄탄한 기술과 인력자원을 보유한 센추리는 2009년 편입 이후 2010년 흑자로 전환했으며, 국내 원전 20기 이상의 건설 사업에 참여했다.

이와 함께 2016년에는 강남도시가스(現 귀뚜라미에너지) 인수를 통해 에너지 공급업까지 진출하며 냉난방 에너지그룹으로 탈바꿈했다. 

귀뚜라미그룹은 글로벌 냉난방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지난 2018년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대지면적 9900㎡ 지하 3층, 지상 11층 규모의 ‘귀뚜라미 냉난방 기술연구소’를 세웠다. 경북 청도, 충남 아산, 인천 등지에 흩어져 있던 귀뚜라미, 나노켐, 귀뚜라미범양냉방, 신성엔지니어링, 센추리 등 주력 계열사 연구소 소속 연구원 300여명이 이곳에 집결해 냉난방 융·복합 신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귀뚜라미 냉난방 기술연구소는 난방, 정밀·제어, 냉동, 공조, 신재생에너지 기기 등 5개 분야의 핵심 원천기술과 통합 제어 시스템을 연구개발한다. 동시에 다양한 기술간 융·복합을 통해 사용자 환경에 최적화된 생활환경 관리 시스템을 구현하는 귀뚜라미그룹 미래 전략의 핵심역할을 맡는다.

국내 보일러 전문회사를 넘어 에어컨에서부터 원자력 발전소, 반도체공장, 잠수함의 냉동공조기기까지 수출하는 세계적인 보일러, 냉난방, 냉동공조 기업으로써 우리나라의 냉난방 공조 에너지 산업 기술력을 전파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귀뚜라미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난방, 냉방, 공조, 에너지 등 주력 사업을 유기적으로 성장 발전시켜 보일러 전문기업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종합 냉난방 에너지그룹으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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