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디젤·중유 만드는 울산 'JC케미칼'
전체 바이오연료 생산능력 연간 80만㎘
정유사 시장참여에 "생태계 교란 우려"

▲JC케미칼 신항공장 전경. 울산 앞바다가 보인다.
▲JC케미칼 신항공장 전경. 울산 앞바다를 마주하고 있다.

[이투뉴스] "우뚝 솟은 7개 원통형 건물(사진 가운데)이 신항공장 저장탱크다. 동남아에서 들여온 팜오일과 만든 바이오연료 제품을 이곳에 보관한다. 저장용량은 하나당 6500㎘로 직경과 높이는 모두 20m다." 이준룡 JC케미칼 신항공장 생산팀장이 하얀색 저장장탱크를 가리키며 말했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이른 새벽부터 울산행 KTX 열차를 탔다. 울산 온산항 부근에 자리하고 있는 JC케미칼 신항공장을 방문하기 위해서다. JC케미칼은 바이오연료를 생산해 정유사와 발전소에 판매하는 신재생에너지 기업으로 2006년 설립됐다. 울산 울주군에 본사(온산공장)가 있고, 최근 10여km 떨어진 곳에 신항공장을 추가로 지었다. 

바이오연료는 석유제품과 화학적으로 유사해 화석연료와 혼합하거나 또는 100% 대체해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연료다. 바이오디젤, 바이오중유, 바이오선박유, 바이오항공유 등이 있다. JC제미칼은 온산공장에서 바이오디젤을, 새공장인 신항공장에서 바이오중유를 각각 생산하고 있다. 두 곳의 생산능력(케파)은 연간 78만4000㎘(바이오디젤 16만5000㎘, 바이오중유 61만9000㎘)다.

바이오중유는 벙커C유를 대신해 화력발전소에 쓰이는 연료다. 둘은 거의 동일한 열량을 낸다. 바이오디젤을 만들고 남은 부산물(피치), 음식물 쓰레기 처리과정에서 나온 음폐유, 팜유 찌꺼기 등을 원료로 한다. 벙커C유 대비 미세먼지 28%, 질소산화물 39%을 줄일 수 있고, 특히 황산화물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  

국내에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시범사업을 거친 뒤 이후 상용화됐다. 현재 바이오중유 소비처는 남제주복합발전소(남부발전)와 제주화력발전소(중부발전) 2곳이 전부. 이준룡 팀장은 "두달마다 열리는 입찰을 통해 바이오중유 5개사가 물량을 정하고 있다"면서 "울산화력에도 공급했었으나, 가동연한을 다 채워 퇴역함에 따라 현재 전량 제주도로 향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팜농장 전경. 여의도 30배 규모다.
▲JC케미칼 인도네시아 팜농장 전경. 여의도 30배 규모.

◆작년 바이오디젤 15만㎘ 생산…인니에 팜농장도
지난해 10월 정부는 '친환경 바이오연료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바이오디젤이란 경유와 유사하게 만든 신재생에너지로 돼지·소와 같은 동물성 기름이나 콩(대두유), 유채, 팜 등 식물성 기름을 원료로 한다. 현재 '신재생에너지연료 혼합의무제도(RFS, Renewable Fuel Standard)'에 따라 일반 경유에는 바이오디젤 3.5%가 섞인다.

발표안에 따르면 혼합비율은 2030년까지 8.0%으로 대폭 확대된다. 기존 목표는 본래 5.0%였다. 단, 겨울철 시동결함 등 기술적 한계로 최대 5.0%까지만 확대가 가능하기 때문에 '차세대 바이오디젤(HBD, Hydrotreated Biodiesel)'을 도입해 3%p 더 끌어 올린다. 기존 동·식물성 유지에 수소를 첨가한 것으로 일반 경유와 화학적으로 동일하다.

이처럼 바이오디젤 보급이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JC케미칼 역시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JC케미칼은 해외에 지급하는 로열티 없이 독자적인 기술로 바이오디젤을 제조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15만㎘가량 생산했다. 대부분 국내 정유4사에 유통했고 일부 수출했다.  

바이오디젤은 계절별로 원료를 달리해 생산한다. 바이오디젤은 저온유동성이 부족해 영하의 온도에서 굳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그래서 저온유동성에 취약한 팜유는 여름철에만 쓰고 겨울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기온이 떨어지면 대두유나 폐식용유를 원료로 쓴다.

인도네시아에서 팜농장도 직접 운영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팜유시장에 절반 이상을 공급하는 1위 수출국이다. 농장면적은 약 1만ha(헥타르)로 여의도 30배가 넘는 규모다. 2012년 해당 사업을 시작해 직접 팜나무를 식재, 2014년부터 수확을 시작했다. 

매월 7000~8000톤가량 팜오일을 생산해 현지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팜농장 매출은 JC케미칼 전체 매출의 12%를 차지한다. 

[미니인터뷰] "정유사와 업계, 확실한 역할분담 필요"

▲서유현 JC케미칼 마케팅부문 상무.
▲서유현 JC케미칼 상무가 바이오디젤 업계를 설명하고 있다.

바이오디젤 보급이 확대되고 있지만 막상 업계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정유사의 시장참여 여부를 놓고 자칫 쌓아 올린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현재 국내 정유4사 중 2곳이 바이오디젤을 직접 생산하고 있거나 생산을 앞두고 있다. 2011년 GS칼텍스는 100% 자회사인 GS바이오를 설립, 바이오디젤 사업에 뛰어들었다. 거기에 지난달에는 390억원을 투자해 기존 여수공장을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생산능력이 2배 가까이 뛰게 된다. 

HD현대오일뱅크는 시장합류를 앞두고 있다. 올 하반기 바이오디젤 제조공장 건설을 마무리하고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서유현 마케팅부문 상무는 "혼합비율 확대에도 불구하고 정유사가 시장에 들어오게 되면서 공급량은 현재보다 오히려 줄어든다"면서 "바이오항공유처럼 업계가 못하지만 정유사만 할 수 있는 영역이 분명 있다. 확실한 역할분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는 '친환경 바이오연료 확대방안'을 통해 2025년에는 바이오선박유를 , 2026년에는 바이오항공유 도입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면서 "과거 GS칼텍스는 업계에게 절반가량만 생산하겠다고 구두로 약속했었는데, 지금은 이를 어기고 70~80%를 자급하고 있다"면서 정유사와의 상생을 강조했다.   

일단 업계와 HD현대오일뱅크는 서로 한발짝씩 물러나며 화해를 한 상태다. 지난해 2월 바이오에너지협회와 HD현대오일뱅크는 '산업발전과 상생을 위한 공동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HD현대오일뱅크가 절반만 자급하고 나머지는 기존처럼 구매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ㄴ
▲팜오일을 실은 탱크로리가 온산공장을 향한다. 하루 출하량은 20대 정도다.

김동훈 기자 hoon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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