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원유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실제 원유수입 중동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물량기준)는 1년만에 5.6%포인트 올라 86.3%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중동 의존도가 88.3%로 높아진데 이어 올 1월도 86.7%를 차지했다. 특히 1월 사우디아라비아 한 국가에서 원유 수입의존도가 무려 35.9%에 이르렀다.

 

이처럼 중동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품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중동산 중질유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정유회사들이 지상의 유전이라고 불리는 고도화 설비 규모를 대폭 늘리면서 정제마진이 높은 중질유를 주로 수입하는데 기인한다는 것이다. 정유회사야 이익이 많은 쪽으로 움직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기업은 바로 이윤을 추구하는 주체.

 

두말할 필요도 없이 특정 지역에 원유수입을 너무 의존하고 있으면 그 지역 정세에 따라 수급이 불안해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이 때문에 원유를 수입하는 많은 국가들은 원유 수입국가를 중동에서 아프리카나 아시아 등 다른 국가로 전환하는 등 수입선을 다변화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웃 중국만 하더라도 꾸준한 수입선 다변화정책에 따라 도입국가가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중국이 수입한 원유 중 중동의존도는 53.7%에 불과했다. 반면에 아프리카 의존도는 24%. 더욱이 아프리카의 앙골라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중국의 2위 원유공급처라고 한다. 중국은 이에 그치지 않고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에도 국가 차원의 에너지 외교를 강화하고 원유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가 에너지 안보를 위협할 정도로 중동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정유회사 사정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동안 해외 자원개발을 등한시 해온데도 큰 원인이 있다. 10여년전 국제통화기금(IMF) 환란 때만 해도 해외에 상당한 유전 등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고 있었으나 당시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는 식으로 모두 매각해버리고 말았던 것. 이처럼 어렵사리 확보한 해외 에너지 자원을 헐값에 판매하는 우를 또 범해서는 안된다. 과거로부터 배우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더 이상 발전은 없다.


물론 지리적으로 중동이 가까운 점도 중동의존도를 높이는 요인이 되겠지만 아프리카산 원유 도입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함과 아울러 지리적으로 중동보다 더 유리한 중앙아시아나 러시아 등으로 수입 원유 도입국을 다변화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는 정유회사들이 수입선을 다변화할수 있도록 가능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실수를 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와 함께 과감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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