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차인 아반떼를 생산하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특근까지 하며 풀가동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빅쓰리를 비롯한 미국 자동차회사는 물론이고 세계의 자동차 회사들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있는 판에 특근까지 하며 풀가동을 하고 있다니 기특한 일이다. 이처럼 아반떼 공장이 풀가동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차가 잘 팔리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울산의 아반떼와 i30, 베르나를 생산하고 있는 3공장이 눈코 뜰새없이 가동되고 있다. 미국에 대한 수출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 올들어 2월말 현재 미국 수출물량이 작년 같은 때 보다 증가한 것은 아반떼와 베르나 뿐이다. 아반떼는 지난해 1~2월 미국에 6750대를 수출했으나 올해는 8899대로 무려 31.8% 늘었다. 반면에 중형차인 쏘나타는 같은 기간 8538대에서 4743대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바꾸어 말하면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소형차 선호현상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형차를 선호하는 미국에서 조차 소형차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에 주는 의미가 적지 않다.

 

누누이 지적했지만 우리나라는 국토도 좁고 도로율도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열악한 형편. 그러나 자동차 등록대수를 보면 여전히 경형과 소형 승용차는 비율이 감소 추세를 보이는 반면 대형차 비중은 커지고 있다. 경제침체 및 고유가 현상과 엇박자로 가는 것이다.

 

한국교통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 경형 및 소형 승용차 등록대수는 각각 50%, 30% 감소한 반면 중형과 대형은 각각 40%와 330% 증가했다. 당연히 2007년 기준 자동차 신규 등록대수의 평균 배기량은 2113cc로 영국(1777cc), 프랑스(1680cc), 독일(1863cc) 등 유럽연합(EU) 소속 국가들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중대형화 현상은 눈에 보이는 허례허식을 존중하는 국민의식과도 관계가 깊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그동안 정부가 정책적으로 중대형 차량을 오히려 장려해온 결과라고 할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형 승용차에 대한 특별소비세는 2004년 슬그머니 기존 40%에서 8%로 낮아졌다. 중대형차 소지자에 대한 비용적 부담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히려 중대형차를 구매하도록 부채질하고 있는 실정.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대형 중고차가 요즘 인기를 끌고 있다니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대형차는 우선 길을 더 넓게 사용할뿐 아니라 연비도 낮다. 해외자원 의존율이 97%인 우리나라로서 이해할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대형차가 날로 늘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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