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경제위기를 에너지 안보 확보하는 계기로 삼자

미국발 금융위기가 쓰나미처럼 세계 경제를 덮치면서 우리나라도 불황의 긴 터널속에 갇혀 있는 형국이다. 터널의 끝이 어디인지, 언제쯤 빛이 보일지 모르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는 것. 4월들어 주가가 1300선을 넘나들고 환율도 하락하면서 조금은 숨통이 트이는 듯 하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돌아섰다고는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세계 경제가 이처럼 휘청거리는 판에 수출의존도가 40%에 달하는 우리 경제가 받는 영향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달러당 1600원에 달하는 원화의 환율로 수출업계는 다소 유리한 측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상품을 사줘야할 미국과 유럽의 소비자들이 돈이 없으니 환율이 내렸다 해도 그만큼 수출이 늘어나지도 못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 역시 수출에 타격을 받으면서 우리의 대중국 수출도 만만하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에 원자재를 수입하는 업체들은 아예 사업을 펼치지도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까지만 해도 달러당 환율이 1000~1200원 하던 것이 1600원까지 치솟았으니 도저히 채산성을 맞출수가 없는 것이다.

 

반면에 에너지업계는 고환율로 인한 환차손이 산더미처럼 쌓여 너나 할 것 없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행히 지난해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유가는 50달러 선을 밑돌고 있지만 우리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그만큼의 고통이 우리를 엄습.

 

이같은 경제여건의 변화로 해외 자원개발이 주춤해지고 있으며 활발하게 이루어지던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시들해진게 사실이다. 해외 자원개발의 경우 많은 돈이 들어가는 반면 자본의 회임기간이 길기 때문에 기업들이 쉽사리 나설수 없는 상황이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국제유가가 100달러선을 유지할때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인식돼 활발한 투자가 이루어졌으나 올들어 50달러 밑으로 맴돌면서 태양광과 풍력 등 사업 진척도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에너지 기업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기업체들은 올해 화두를 ‘생존’으로 잡고 우선 버텨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생존을 위해 살을 베어내고 뼈를 깎아내는 자구노력을 하지 않고서는 생존 그 자체를 담보받을수 없는 상황. 살아남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인력과 자원을 잘라내고 불요불급한 비용 역시 없애는 방법밖에 없다.

 

우리는 이번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벌이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에 미약한 힘이라도 바치려 한다. 또한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한 방안 마련에 모두가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현 정부가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원자력 수출분야에서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이미 우리나라는 요르단에 원자력발전소를 수출하기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원자력 운영사인 한전과 설계를 맡는 한국전력기술, 원자로 제작분야의 두산중공업은 마무리 협상을 통해 우리 원전의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해야 한다. 아울러 두산중공업의 중국 진출도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해외 자원개발과 관련해 지금 자원국가에서는 유전이나 가스전이 싼값에 많이 나와 있는 점을 좌시해서는 안된다. 이웃 중국은 이 틈을 타서 유수한 자원업체를 마구잡이로 싹쓸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도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광물자원공사와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이번 경제난속에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자원을 확보함으로써 에너지안보를 기해야 한다.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에너지 자주개발률을 20% 나아가서는 30% 이상으로 높이는 것만이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는 것이다.

 

아울러 연구개발(R&D) 분야는 절대로 줄여서는 안된다고 본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등 상위 28개 기업이 작년 4분기에 다른 분야는 모두 축소했지만 연구개발 분야만큼은 줄이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일본과 중국, 인도도 연구개발 자금은 축소하지 않았다. 연구개발은 어쩌면 미래를 위한 소중한 씨앗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어렵다고 씨앗까지 팔아먹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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