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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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뉴스 칼럼] 임인배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그는 15대부터 17대까지 내리 국회의원을 지낸 3선의원이다. 누구보다도 국회의 권능을 잘 알고 존중해야할 임 사장이 지난 20일 국회 지식경제위의 국정감사에서 고압적이고 부적절한 언행으로 국감을 파행으로 이끌었다.

임 사장은 채 본론에도 들어가기도 전에 자료제출 문제로 입씨름을 벌이다가 정장선 지식경제위원장에 의해 강제 퇴장당했다. 지식경제위원회의 전신인 산업자원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한 임 사장은 이날 주승용 의원에게 “전기안전공사는 신이 버린 직장이다. 나중에 사장 한번 해보십시오”라고 국회를 무시하는 언행으로 일관했다.

임 사장은 3선의원인 자신에게 과거 동료들이 심하게 대우한다고 느꼈을지 모른다. 그러나 국정감사가 시작되자마자 벌어진 설전인 점을 감안하면 꼭 그렇다고만 할 수도 없는 사정. 어쩌면 임 사장은 이날 예고된 여러 가지 복잡한 사안들 때문에 국회의원들에게 기선을 잡으려고 샅바 싸움을 벌이지 않았나 추측된다.

국회의 운영 상황을 잘 아는 임 사장이기에 이런 추론이 가능하다. 아예 판을 엎어버리자는 속셈이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게 관측통들의 분석이다. 지식경제위의 여야 의원들은 이날 전기안전공사의 문제점에 대해 제대로 추궁하기 위해 별러 왔던 것. 특히 본지가 특종 보도한 태양광 발전소 허위 사전검사를 둘러싸고 가차없는 추궁을 벌일 예정이었다.

임 사장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등을 통해 1초 경영을 강조해 왔다. 그러면서도 한쪽으로는 자신이 저술한 책을 전기안전공사가 구입하도록 하는 등 공인으로서 품위를 지키는 데 소홀히 해왔다.

민주당 최철국 의원이 낸 자료에 따르면 임 사장은 부임 후 10개월 동안 무려 143회의 기자간담회를 가졌으며 수천만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그러나 간담회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게 의원들의 질책이다. 전기안전공사가 뭘 그리 홍보를 잘했는지 모르겠다는 얘기. 조직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인 정치홍보 아니었느냐는 시각이다.
임 사장은 특히 540만원의 예산을 들여 자신의 자서전을 구입토록 함으로써 공사의 돈과 자신의 쌈짓돈을 구별하지 못하는 윤리의식을 드러냈다. 또한 전기안전공사의 문화공연 비용으로 사용한 4340만원 역시 본인이 고문으로 있거나 친분이 있는 문화단체의 공연으로 드러났다고 최 의원은 밝혔다.

민주당은 임 사장에 대한 해임권고 결의안 제출 여부를 논의했다고 한다. 시민사회도 전기안전공사의 태양광발전소 허위 검사에 대한 집중적인 감사를 벌이도록 감사원과 지식경제부 등에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차제에 감독당국이 전기안전공사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통해 잘못된 점을 시정해야 한다고 믿는다. 아울러 임 사장도 국회를 경시하는 처사에 대해 반성하고 스스로 진퇴를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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