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 '블랙홀' 아프리카…황금알 낳는 거위 만들어야

 

글 싣는 순서

1 리비아ㆍ나이지리아ㆍ앙골라ㆍ적도기니를 잡아라
2 오일머니 '블랙홀' 아프리카

아프리카는 지난해 983만배럴의 석유를 생산했다. 전년대비 6.2% 증가한 것인데 전 세계 석유생산량이 같은 기간 1% 증가에 그친 점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장률이다.

 

이 같은 석유생산량 증가와 최근 고유가가 맞물리면서 오일머니가 아프리카로 몰리고 있다. 지난 5년 새 약 4000억달러의 오일머니가 아프리카로 유입된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같은 기간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로 유입된 오일머니 약 1조4800억달러에 비하면 1/3도 되지 않는 규모지만 그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아프리카로 몰린 오일머니는 1510억달러로 전년대비 무려 5.6%나 급증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 돈을 자국의 경제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을 방침이다. 도로, 항만, 전력 등 대규모 건설사업 등을 진행해 IT, 금융, 관광, 물류, 유통 등 산업을 일으킨다는 청사진을 만들고 있다. 실제로 아프리카는 최근 3년 새 선진국 평균 경제성장률 2.6%를 훨씬 상회하는 약 5%의 경제성장을 실현했다. 1인당 국민총생산(GDP)도 2004년 2000달러에서 지난해 36% 증가한 2724달러를 기록했다.
 
아프리카로 막대한 오일머니가 유입되고 아프리카 경제 부흥이 가시적으로 드러나자 세계 각국의 플랜트기업이 아프리카로 모여들고 있다. 플랜트는 경제 발전의 기초가 되는 각종 기계 따위를 생산하는 시설이므로 아프리카도 이를 반기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ㆍ가스 개발 급증으로 단일 수주 규모가 1조원을 넘을 만큼 규모도 커지고 있다. 특히 리비아는 2003년 12일 미국이 요구하던 대량살상무기(WMD) 완전 포기를 선언한 데 이어 올해 5월 미국과의 관계를 전면 정상화하면서 대수로 공사 후속사업 등 건설ㆍ플랜트 수요가 줄을 잇고 있다. 향후 5년 내 걸프연안 8개국만 해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2276억달러(210조원 정도)를 포함 모두 7500억달러의 플랜트ㆍ건설 발주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나라는 미국과 중국. 미국계 바이아웃펀드인 칼라일 그룹이 1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 대상은 북아프리카 지역과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이다. 중국도 올해 중반까지 아프리카에 11억8000만달러를 직접투자(FDI)했다. 


오일머니가 급격히 유입되고 있는 중동과 아프리카의 플랜트사업 수주 대열에 우리나라도 발벗고 나섰다. 지난 5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두바이무역관에 ‘중동아프리카 플랜트ㆍ건설 수주지원센터(KOPCO)’를 설립했다. 지난 8월엔 산업자원부가 민관합동 플랜트 수주사절단을 리비아와 나이지리아에 파견, 플랜트 진출 로드쇼를 개최했다.

 

리비아와 나이지리아는 최근 고유가에 따른 오일머니 유입으로 석유ㆍ가스 개발, 석유화학, 발전분야 등에서 대규모 플랜트 발주가 예상되는 신흥 유망시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50억달러 수요가 있을 것으로 추산되는 리비아 시장엔 우리나라 기업만 해도 현재 6건, 37억 달러에 달하는 공사 입찰에 참여한 상태다.

 

또 플랜트산업협회도 9월 서울에서 ‘2006 플랜트산업 포럼’을 개최했다. 여기엔 나이지리아 국회의원과 석유공사 간부, 리비아 산업광물부 국장 등 아프리카 여러 나라의 주요 인사들도 참석했다.
 
인구 9억의 아프리카는 인도와 중국을 중심으로 한 BRICs(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의 영문 머리글자) 이후 마지막 남은 미개척 시장으로 또 에너지 전략거점으로 급부상 중이다.

 

이 시장을 단순한 에너지 공급처로 인식하는 단계를 뛰어넘어 우리나라에 황금을 안겨주는 거위로 만들어야 할 때다. 따라서 이에 대한 정부의 치밀한 정책과 투자성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윤영석 플랜트산업협회장(두산중공업 부회장)의 말은 이 같은 현실을 단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산유국들은 특히 유전 개발을 통해 확보한 달러로 석유화학플랜트ㆍ발전소 등 국가기간시설을 의욕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원유 조달비용이 우리 경제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의 오일머니가 플랜트 수주를 통해 국내로 피드백되는 셈이다.

 

하지만 미국은 사업타당성 조사경비 지원을 위해 연간 500억달러 정도를 쏟고 있으며 일본도 200억원 정도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우리 정부는 현재 20억원 가량을 확보해 기업의 초기 비용부담을 지원하는 실정이다.”
 

<아프리카 오일머니 유입현황>

 구분

2001 

2002 

2003 

2004 

2005 

원유수출량

(천배럴)

5906

5754 

6327 

6965 

7429 

연평균가격

(달러) 

24.23 

25.04

28.66 

38.13 

55.69 

수출액

(억달러)

524.3

525.9 

661.8 

969.4 

1510.0 

 

<아프리카 원유 수출입 현황>

(단위: 천배럴)

 지역 구분

수입액 

수출액 

 북부 아프리카

 179

 2462

 서부 아프리카

 58

 4191

 동ㆍ남부 아프리카

 548

 249


(자료=삼성경제연구소ㆍ수은해외경제ㆍBP 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ㆍ외교통상부ㆍ미국석유협회ㆍOPEC 연간통계보고서ㆍ세계은행ㆍWood Mackenzie보고서ㆍ세계경제 등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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