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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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뉴스 칼럼] 우리나라가 드디어 연구원 원자로 수출이라는 개가를 올렸다. 원자력 연구를 시작한 지 50년,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한 지 30여년만의 쾌거다. 우리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이룩해낸 이번 원자로 수출을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6번째 원자력 강국이면서도 지금까지 턴키 베이스에 의한 원자력 설비를 수출하지 못했다. 부분적인 원자로 제작은 두산중공업이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다. 두산중공업은 몇 개월분 분량을 주문받아 놓고 제작에 몰두하고 있는 실정. 아울러 원자력 부품은 나름대로 해외시장에 진출한 지 오래다.

그러나 연구용 원자로나 중소형 원자로(스마트 원자로), 원자력발전소는 전 과정을 수출하지 못했다. 물론 핵심적인 기술을 일부 아직도 해외에 의존하는 측면이 있다. 이웃 중국만 해도 원자력발전소를 대거 건설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우리나라와 원자력발전소 분야에서 협력하면서도 툭하면 원천기술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원전수출에는 핵심 코드 설계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 아레바 등 세계적인 원전 벤더들은 설계와 시공능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는 불행하게도 설계는 한전기술(KOPEC), 시공은 두산중공업, 운영은 한국수력원자력으로 분리되어 있다. 한몸으로 되어 있어야 할 것이 세 개로 나누어져 있으니 그만큼 경쟁에서 불리하다.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에 걸친 원자력발전소 건설과 운영을 통해 세계 그 어느 나라도 가질 수 없는 장점을 갖고 있다. 우선 원전건설에 따른 가격 경쟁력.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세계 유수의 벤더들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 주장에 해외에서도 동의하고 있다는 것.

또한 획기적인 공기단축이라는 강점이 있다.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우리고유의 ‘빨리 빨리’ 정신이 통용되고 있다. 원전건설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공기를 단축하면 할수록 그만큼 전기 생산이 빨라지는 만큼 유리한 측면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원자력이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세계 각국은 향후 수십년간에 걸쳐 400기 가량의 원전을 건설할 계획이다. 원전건설은 1기당 2조~3조원의 천문학적인 건설비가 들어간다. 대충 계산해도 1000조원에 이르는 거대시장이다.

우리나라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대한 원자력건설을 싸고 프랑스 아레바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원전 수출은 규모도 규모인데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한다. 한전이나 두산중공업이 일선에서 나서고 있지만 정부의 역할도 간단치 않다. 어쩌면 해당 국가의 국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원자로 요르단 수출에도 정부와 호흡이 잘 맞았지만 앞으로도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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