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삭감안 발효 전 태양광 설치 러시

[이투뉴스 조민영 기자] 세계에서 가장 큰 태양광 시장을 가진 독일이 태양광 발전에 대한 발전차액지원금 삭감안을 발표했다. 삭감안 발표로 패닉 상태에 빠진 관련 사업자들은 거센 항의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독일 정부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독일의 태양광 시장을 자유 경쟁으로 풀어야 한다는 명목 아래 태양광 발전에 대한 보조금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노버르트 뢰트겐 환경부 장관은 4월부터 지붕형 태양광 발전에 대한 발전차액을 15% 절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7월부터는 농장 및 평원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에 대한 발전차액도 15%에서 25%까지 삭감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수익 기준 독일내 1위 태양광 기업인 솔라월드의 프랭크 아스벡 대표는 21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보조금 축소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업계의 거센 저항을 암시했다.

태양광 셀 제작사 큐셀(Q-Cells)의 마르코 슐즈 이사는 "발전차액제도의 극단적인 삭감안은 상당히 부정적인 결과를 빚어낼 것"이라며 비난했다.

지원금 절감안은 큐셀이나 피닉스 솔라, 솔라월드 등과 같이 독일내 수요에 의존하고 있는 회사들에게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독일은 현재까지 설치된 용량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태양광 시장으로 손꼽힌다.

고에츠 피쉬벡 BHF 은행 애널리스트는 "산업에 주는 타격은 두 배로 클 것으로 전망된다"며 "많은 사업자들이 서둘러 일을 마무리하고 있으며, 4월부터 눈에 띄는 변화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전차액은 여전히 "생명줄" vs 삭감안 동의 "보조금이 너무 과했다"

스벤 쿠에르튼 DZ 은행의 애널리스트는 이번 삭감안이 시행된 이후부터 독일의 태양광 시장이 규모면에서 올 말까지 최소 25% 줄어들고 수익은 4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GTM 연구소에 의해 추산된 독일의 태양광 산업 규모는 2009년 120억달러(약 13조7500억원)로 전년보다 15% 하락했다. 삭감안으로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가 아직 도달되지 않은 만큼 발전차액제도 가격은 태양광 산업의 생명줄로 여겨지고 있다. 그리드 패리티는 신재생에너지원에 의해 생산된 전력의 가격이 화석연료로 생산된 전력의 가격과 같아지는 수준을 말한다.

지원금 삭감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태양광 산업에 대한 지원금이 너무 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최근 지속된 태양광 발전가격 하락이 보조금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VCH의 올라프 코에스 신에너지 펀드 매니저는 "태양광 산업에서 많은 합병 소식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며 "그러나 이 산업이 거쳐야 할 필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현재 독일 전력소들은 태양광에 대한 발전차액기금으로 kW당 39센트 유로를 지불하고 있다. 기존 화석연료보다 8배 높은 가격이다. 일부 산업 전문가들은 정부의 삭감안이 산업을 경쟁력을 일깨우는 데 한몫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뢰트겐 장관은 "우리는 변화를 통해 자유시장을 도입하고 싶다"며 "이런 것이 결국 기술 향상을 위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11년부터는 설치용량이 1년 전보다 3500MW를 초과할 경우 2.5%의 추가적인 절감을 추진할 계획이다.

◆삭감안 발효 전까지 태양광 설치 '러시'

지난해 8월 독일에서는 중립 우익연합 정권이 새로 출범하면서, 태양광 산업계는 정부의 태양광 보조금 삭감을 감지했다. 이 같은 방안이 발표되기 전에 설치를 서둘러 마치려는 사업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21일 연구기관 iSuppli에 따르면 독일의 삭감안 결정으로 인해 1분기 태양광 설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Suppli의 보고서에 따르면 1월 200MW로 시작한 태양광 설치량은 2월 300MW, 3월 500MW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한 뒤 4월부터 수요가 50MW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소 측은 "이번 삭감안으로 독일 소비자들은 태양광 설치를 1분기 내에 서둘러 완료할 것"이라며 "2분기부터 수요가 뚝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iSuppli는 또 정부의 삭감안 결정이 2분기부터 태양광 패널의 가격과 수요를 떨어뜨리게 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설치량 하락이 시작되면 독일내 태양광 시스템 가격은 4월부터 올해 말까지 7.5%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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