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인력 양성현장을 가다②] 서울대 공과대학 에너지자원공학과

 

▲ 최종근 서울공대 에너지자원공학과 학과장

[이투뉴스] 세계는 유한자원인 에너지·자원을 놓고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기업들도 에너지·자원 확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뒤늦게 이 전쟁에 합류했다.

그러나 막상 우리는 전장에서 싸울 군인이 부족하다. 오죽하면 기업들은 정년퇴임한 직원이나 관련분야 직원을 재교육해서 고용하는 고육지책까지 동원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 지식경제부 대학이 머리를 맞대 만든 것이 바로 에너지자원공학과 특성화 프로그램이다. 정부는 이들 10개 대학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서울대 공과대학 에너지자원공학과 역시 특성화 대학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에너지분야의 전문가는 기술자료와 국제정세, 에너지 흐름을 꿰차고 있어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에너지자원 개발에 필요한 자본과 파트너, 인재가 필요한 상황인데 특히 인재부족은 심각한 상황입니다."

최종근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에너지자원공학과 학과장은 에너지·자원 분야의 인재기근 현상을 이렇게 한탄했다.

해외 기업과의 꾸준한 파트너십, 꾸준한 기업 성장을 통한 자금까지 준비돼 있지만 정작 이런 자본과 파트너를 활용할 주인공이 부재한 상황이라는 것.

이런 이유로 서울대는 에너지자원분야를 이끌 리더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수한 학생들끼리 경쟁하는 가운데 이 대학에서 미래 에너지분야를 이끌어갈 인재가 나올 것이란 게 최 학과장의 확신이다.

이 학과는 경제학 개론, 창업과 경제 등 경상대 수업 6학점을 필수로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또 매년 겨울방학을 이용해 4학년 지원자 전원을 미국 에너지회사인 슐룸베르거(Schlumberger)와 프랑스 석유회사인 토탈(Total), 한국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 등에 인턴연수를 보낸다고 했다.

그 중 슐룸베르거와는 단순히 인턴십만이 아니라 학·연·산 프로그램(기업과 대학이 상호협력해 인재 양성과 연구 개발을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을 통한 공동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2008년 파리에서 열린 SIS(Schlumberger Information Solutions) 포럼에서 최 학과장과 정성필 박사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런던 SIS포럼은 최 학과장과 여명준 교수가 참석할 예정이다.

"전국 어느 대학 에너지자원공학과를 가도 우리 대학처럼 에너지자원분야의 핵심과목을 가르칠 교수와 연구시설을 갖춘 곳은 없습니다. 대학원과 연구실·설비, 교수진, 커리큘럼 등 모든 것을 갖추고 있죠."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는 1917년 3월 서울대의 전신인 경성공업전문학교의 광산과로 개설된 이래 93년간 이어온 깊은 역사를 자랑한다.

서울대학교가 정식으로 개교한 1946년을 출발점으로 삼아도 연혁이 60년을 헤아린다. 이후 이 학과는 자원공학과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등으로 명맥을 이어오다 2008년 에너지자원공학과로 첫 신입생을 받았다.

전국 에너지자원공학과 중 가장 많은 11명의 전임교수를 확보한 것도 서울대의 자랑이다. 또 매년 3명의 교수를 초빙해 학생들에게 현장에 있는 생생한 경험을 전달해준다.

초청교수의 선임절차도 까다롭다. 모두 다 박사학위를 가진 산업계 인물로 석유공사에 근무하는 정성필 박사가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3명의 외부강사가 더 있다.

모두 17명의 교수진은 각자의 특성을 살려 학생들에게 지적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고 했다.

대학원과 연구실이 모두 한건물에 있어 학습 능률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에너지자원공학과는 다른 대학과 달리 건물 한동으로 구성돼 있다. 웬만한 공과대학 수준의 규모다.

에너지자원분야 10개의 핵심과목을 편성한 것은 서울대만의 경쟁력이기도 하다. 당연히 다른 대학 에너지자원공학과 학생들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배울 수 있다.

"에너지자원공학분야는 분야가 확실하게 정해져 있죠. 그래서 저희과 학생들은 신입생부터 무엇을 해야겠다는 목표가 확실히 정해져 있습니다. 진학과 동시에 확실한 비전이 있는 거죠."

최 학과장은 에너지자원공학과 학생 중에 비전없는 학생은 없다고 단언한다. 에너지자원공학과는 에너지 전반을 다루는 종합 학문으로, 다양한 학문을 배우는 만큼 졸업 후 진로도 넓다고 한다.

"대부분의 졸업생들은 입사에 합격한 기업 가운데 어느 곳으로 갈지 고민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에너지분야 수요가 급증하는 것도 한 이유겠지만 "서울대가 만든 커리큘럼이 기업 입맛에 맞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학과장은 에너지자원분야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에너지자원공학과 학생들이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인터넷과 아이폰없는 세상은 우리를 불편하게 하지만 에너지·자원이 없는 세상은 우리의 생존과 현대 산업사회의 유지를 불가능하게 하니까요."

이준형 기자 jjoon121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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