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도시가스 온압보정기 출시한 알엔에프(RNF)

 

[이투뉴스] "지금껏 더 내야만 했던 도시가스 요금을 덜 내게끔 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었습니다." 

도시가스 온압보정기 개발업체 알엔에프(RNF)의 이상철 대표<사진>는 자사 제품의 탄생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대표의 말처럼 온압보정기가 개발된 목적은 기존 계량기의 오차를 보정함으로써 정확한 도시가스 요금을 산출하는 데 있다.

우리나라 도시가스 공급체계를 살펴보면 한국가스공사가 해외에서 LNG(액화천연가스)를 들여와 고압 상태로 각 지역 도시가스사에 도매 공급하면, 도시가스사는 압력을 낮춰 수용가에 소매 공급하는 식이다.

기체 상태인 도시가스는 온도나 압력에 의한 부피 편차가 크기 때문에 0℃, 1기압을 기준으로 공급량을 산출한다.

가스는 보일-샤를의 법칙에 의해 온도가 1℃ 오르면 0.37%씩 부피가 팽창하는데 일반적인 도시가스 계량기는 상온에서 계량하므로 실제보다 훨씬 많은 사용량이 측정된다. 이런 탓에 도시가스 요금이 더 부과되는 맹점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개선해 주는 게 바로 온압보정기다.

온압보정기는 실제 가스를 사용할 때의 온도와 압력을 측정해 0℃, 1기압 기준으로 도시가스 사용량을 보정함으로써 정확한 요금을 산출토록 하는 장치다. 기존 계량기 옆 배관에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다 .

이상철 대표는 "음식점의 경우 대부분 주방에 계량기가 설치돼 있고 주방 온도가 연평균 30℃ 이상을 유지한다"며 "이때 주방의 높은 온도 때문에 온압보정기를 설치했을 때보다 평균 10% 정도 가스요금을 더 내게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일률적으로 몇 퍼센트라 얘기하긴 어렵고 대략 3~15% 정도 요금을 줄일 수 있다고 보면 된다"며 "그 이유는 설치 환경에 따라 기온과 압력이 달라 부피 변화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가정용 도시가스 계량기에 설치된 온압보정기.
이 같은 온압보정기 원리를 이해하게 되면 도시가스 이용자로서는 이 제품을 당연히 설치해 사용해야 할 법도 하지만 소비자는 여전히 온압보정기가 낯설다.

알엔에프가 저압용 도시가스 온압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것은 2003년. 하지만 얄궂게도 이 제품을 상용화하기까지 굴곡진 길을 홀로 힘겹게 돌아가야만 했다.

도시가스 요금을 적게 낼 수 있도록 하는 온압보정기를 도시가스사가 달가워할리 만무했던 것. 알엔에프는 온압보정기 시판을 저지하려는 도시가스사와 외로운 사투를 벌여야만 했다.

이상철 대표는 "1999년 감사원 지적으로 도시가스 부당요금 문제가 불거져 2003년에 나온 연구용역 결과로 온도와 압력 차이 때문이란 게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에 정부는 저렴한 온압보정기 보급을 장려하겠다 했지만 실제 아무 것도 하지 않았고 도시가스사는 제품을 개발한 우리 회사에 대해 사기, 영업자격, 제품규격, 안전 문제 등을 끊임없이 문제 삼아왔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알엔에프는 이에 굴하지 않고 고비 때마다 정면돌파하며 승부를 벌여왔다. 도시가스사의 소송에 맞서기도 하고 정부에 온압보정기 설치의 필요성을 놓고 끈덕지게 설득에 나서기도 했다.

결국 가스공급량 측정 오차를 바로잡기 위해 보정계수를 적용하는 등 계량의 적정성을 확보하도록 하는 도시가스사업법 제21조의 개정을 이끌어냈고 이 개정안은 2008년 1월부터 시행됐다. 또한 같은 해 5월 관련 법령에 따라 KS(한국산업규격)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아울러 온압보정기 보급 확대를 위해 '온압보정장치의 설치 및 안전관리에 관한 특례기준'이 제정돼 2008년 9월 18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상철 대표의 표현을 빌리면 "이제야 법적·제도적 장치가 완비됐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현실은 녹록치 않다. 온압보정기를 설치해 사용하고 있는 음식점에 대해 모 도시가스사가 "안전 보장이 어렵다"는 이유로 도시가스 공급을 중단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 대표는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가스업계에 종사했던 주변 지인들이 인생을 허비하지 말라며 무모한 싸움을 만류하기도 했다"며 "골리앗과의 싸움에 굴하지 않은 건 대의명분에 앞섰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알엔에프는 전국 20여곳에 총판 및 A/S센터를 갖추고 있으며 대형마트, 백화점, 패밀리 레스토랑, 관공서 등 5000여곳에 온압보정기를 설치한 상태다. 올해부터는 산업용에 이어 가정용으로 보급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며 유통망도 올해 50여곳으로 확장해 공격적으로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이상철 대표는 "초기시장이라 쉽진 않지만 후발업체도 생겨나고 있으며 사업 제반 환경이 갖춰진 만큼 이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광균 기자 kk9640@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