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인력 양성현장을 가다 ⑥]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이승묵 교수팀 "타대학에 가이드라인 될 것"

[이투뉴스] 지난해 국내 대학 중 에너지사용량 1위(3만4259TOE), 그러나 에너지효율 ㎡당 에너지사용량(40.24kgoe)은 꼴찌에서 네번째. 서울대학교의 '에너지 성적표'다.

당시 국내 에너지다소비 기관 190곳 가운데 38곳이 대학(19%)이었으며 서울대는 그 중 5위를 차지했다. 2008년 이장무 총장은 '지속가능한 친환경 서울대학교' 선언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08년의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언뜻 서울대의 무모한 도전처럼 보인다.

이보다 앞서 2006년 서울대 보건대학원은 환경부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으로 지정받았다. 고려대와 함께 가장 처음으로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곳은 최근 4차년도 연구로 대학 단위의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 연구를 이달초 마무리했다. 이는 국내에서는 처음 진행된 연구로 꼬박 1년이 걸렸다. 이 때문에 서울대의 선언이 공허한 메아리로만 들리지 않게 됐다. 

▲ 이승묵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인벤토리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는 배출 통계화 작업이다. 연구원들은 관악구 관악캠퍼스와 종로구 연건캠퍼스를 대상으로 스코프 1부터 3까지의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기준을 조사했다. 스코프 1은 유류·가스 등의 직접 배출량, 스코프 2는 전력·상수·스팀 등 간접 배출량이다.

스코프3는 구성원의 외부활동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해외 세미나 참석을 위해 비행기를 탑승하거나 출퇴근시 자동차 이용 등에 관한 사항을 포함한다.

이승묵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스코프 1, 2는 데이터가 있어 배출량 산정이 쉬우나 스코프 3의 경우 개인정보 노출 등으로 협조가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구를 수행한 한 연구원은 "교수와 학생의 자료는 확보했으나 교직원들은 정보 공개를 꺼렸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대학원은 지난달 말 1차로 에너지관리공단 CDM인증원에 관련 인벤토리 검증을 신청했으며 이달 중순 자료를 보완·제출했다. CDM인증원에 따르면 검증결과는 6월께 나온다. 이 교수는 "이번 대학 단위 온실가스 인벤토리 검증이 완료되면 타 대학에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4차 연도 연구를 수행하는 대학원은 실질적으로 대학원생들이 각각의 연구를 수행한다. 이론뿐 아니라 실무에 강한 졸업생을 키우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이 대학원 기후변화 전공자들의 취업은 어떨까.

이 교수는 "대학원 졸업생 가운데 최근 창설한 LG이노텍의 온실가스팀에 핵심멤버로 입사한 친구가 있다"며 "앞으로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기후변화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학원의 성과는 대학 단위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만이 아니다. 에너지, 산업공정, 농·임업 및 기타토지이용, 폐기물 등 국내 전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베이스와 GIS 구축을 마무리지었다. 이 대학원의 강점인 '학교·교수간 클러스터' 구축 덕분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이승묵 교수를 주축으로 김호, 권순만 서울대 교수는 국내 기후와 건강 관계 연구, 한영지 강원대 교수는 국가 및 지자체 활동도 자료조사 및 배출량 산정, 김태형 창원대 교수는 지역별·부문별 데이터베이스화 및 GIS 구축, 조영태 서울대 교수는 인구학적 특성 조사를 담당하고 있다. 대학원의 수행연구가 다각적이고 방대한 이유다.

김선애 기자 moosim@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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