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대비 가격 싸 유사경유 제조용 주입 추정,

[이투뉴스] LNG 등의 확대·보급으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던 보일러등유가 2008년부터 최근까지 판매량이 늘어나는 이상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 배경에 유사경유 제조용으로 활용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난방용 연료인 보일러등유가 겨울철보다 봄·여름철에 판매량과 소비량 더 늘어 그 활용도가 수상쩍다는 표정이다. 

실제로 한국석유유통협회에 따르면 연도별 보일러등유 판매량은 ▶2003년 1010만3000배럴 ▶2004년 690만1000배럴 ▶2005년 549만3000배럴 2006년 ▶447만1000배럴 ▶2007년 390만4000배럴로 지속적으로 줄었다.

하지만 최근 2008년 476만4000배럴, 지난해 577만8000배럴을 기록하며 다시 상승하고 있다. 또 대한석유협회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동절기인 1월과 2월 보일러등유 소비량은 각각 77만9000배럴, 67만3000배럴, 63만9000배럴로 집계됐다.

하지만 오히려 소비가 줄어야 할 지난 3월부터 5월 현재까지의 봄철 소비량이 각각 65만4000배럴, 65만6000배럴, 61만1000배럴로 나타나 거의 비슷한 수준의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보통 여름보다 겨울철에 많이 쓰이는 보일러등유의 특성을 감안하면 특이한 수치다. 난방용 보일러등유는 줄고 경유차량용으로 쓰인 보일러등유가 늘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국석유유통협회 관계자는 "보일러등유는 윤활성이 낮아 엔진 등 부품 마모를 촉진시킨다. 경유에 등유 유분이 혼합돼 있어 경유와 섞어 사용하면 경유자동차 연료로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다"며 "세금 역시 경유보다 리터당 평균 400원 이상 싸기 때문에 유혹에 빠지기 쉽다"고 말했다.

유사 석유와 달리 보일러등유는 주유소에서 휘발유나 경유 등과 같이 취급하는 석유제품이기 때문에 구하기도 쉽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예컨대 대형버스의 경우 연료탱크 용량이 약200리터다. 현재 경유 가격이 리터당 1550원 안팎이고 보일러등유는 이보다 싼 1100원 수준이다. 때문에 한번 주유시 약150~200리터의 보일러등유로 주유할 경우 최소 6만원의 차액을 남길수 있다. 

최근 한진우 주유소협회 회장은 국회에서 열린 실물경제포럼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 어떤 양심있는 자가 리터당 400원이나 싼 보일러등유를 사용하지 않겠냐"며 "차량연료로 보일러등유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석유업계 관계자는 "올해 봄에 갑자기 날씨가 추워진 적이 몇 번 있긴 했지만 보일러등유 사용이 크게 늘어날 정도는 아니었다"며 "증가 원인은 아무래도 유사경유 제조용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권영석 기자 ysk82@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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