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재생에너지 계획 초안 일부 유출돼

[이투뉴스] 유럽연합(EU)이 2020년까지 온실가스 절감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27개 회원국으로부터 받은 재생에너지 상세 계획서 일부가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직 다수의 국가가 마감시한이었던 지난달 30일까지 계획서를 제출하지 못했지만, 초안을 입수한 일부 외신 보도에 따르면 각 국의 재생에너지 확대 의지는 어느때보다 확고하다.

우선 독일은 육상 풍력발전에서 30% 가량 용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탈리아는 무려 230%, 아일랜드는 130%, 스페인은 74%까지 용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해상풍력발전 확대 계획도 대규모다. 현재 사실상 해상풍력이 전무한 독일은 1만MW로, 스페인 3000MW, 아일랜드 2300MW, 이탈리아 1000MW 수준으로 각각 확대할 방침이다.

이 같은 계획이 추진되면 풍력산업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저스틴 윌키스 유럽풍력연합 정책부장은 "육상 풍력발전소를 세우기 위해 기반 구조에 상당한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해상용 터빈과 기계를 바다로 운송할 수 있는 선박, 항구를 비롯해 전력망 확대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이 제시한 비전들은 비교적 상세하게 기술돼 있으나 성공여부는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업을 실행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또 재정 지원 여부와 보조금, 기반 시설과 더불어 정치적인 안정성 등이 사업 성패를 좌우할 주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릭 피터스 다우 코닝 태양광 사업부 사장은 "정책 변화는 재생에너지 산업에 큰 피해를 입힐 뿐만 아니라 투자 욕구를 억제하기도 한다"며 "소급 변화는 적신호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태양광 발전량이 큰 스페인은 최근 보조금 시스템은 변경해 투자자들을 동요시킨 바 있다. 이번에 제출된 계획서에서 독일과 이탈리아가 태양력 용량을 각각 3배, 5배 확대할 계획인 반면 스페인은 189%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번 재생에너지 계획은 재정 문제도 큰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 국가들은 80년만에 닥친 심한 경기 후퇴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애덤 브라운 국제에너지기구 애널리스트는 "세계는 온실가스 절감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의 절반밖에 쓰고 있지 않다"고 비난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투자 수준은 현재부터 2030년까지 연간 2390억 달러에 달해야 한다"며 "실제로 소비하는 액수는 그에 절반인 1100억 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재정 위기가 재생에너지를 뒷받침 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 재생에너지 기업들은 "변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루시 테스니에르 유럽 재생에너지 위원회 당국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인 만큼 유럽은 강하고 미래 지향적인 산업이 필요하며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다우 코닝의 피터스 사장은 규제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태양광 발전은 입지가 좋은 장소에서 5년내 경쟁적인 에너지 자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불필요한 요식 절차 등이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사업 허가는 굉장히 복잡하고 속도가 느리다"며 "반면 (허가 시스템이 효율적인) 벨기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일조량을 갖고 있지만 올해 200MW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피터스 사장은 미국에서 벨기에로 최근 이주했으며, 오는 9월 그의 주택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예정이다. 그는 "미국 미시건 주에서 이는 일반 거주자에게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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