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역 2012년까지 4435억 투입…환경파괴 논란빚는 4대강사업과 비교돼

▲ 소양강

[이투뉴스]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누군가는 "전 국토가 '몸살'을 앓고 있다" 했고 또 다른 이는 "장마철이 되면 4대강 공사현장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단 한 가지 '강을 살려야 한다'는 데에는 모두 동의하는 듯하다. 4대강, 특히 영산강과 낙동강의 수질 개선문제가 거론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 않은가. 4대강 보 건설과 준설로 시끄러운 이 때, 수도권 주민의 젖줄인 북한강을 찾았다. 

지난 9일 오후,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소양강댐. 서울 합정동에서 출발한 차는 한강을 거슬러 올라가 두 시간 만에 북한강 지류인 소양호에 도착했다.

대형 인공 저수지인 소양호 제방에서 내려다 본 물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해가 쨍하니 더없이 맑은 날이라 그런지 물빛은 더욱 투명한 쪽빛을 발했다. 흔히 봐온 인공 저수지의 흙탕물과는 확연히 달랐다.

소양강은 강원 중부지역에서 남서쪽으로 흘러 춘천 북쪽에서 북한강에 합류한다. 1973년 완공된 소양강댐은 높이 123m, 제방길이 530m, 수면면적 70㎢, 총 저수량 29억톤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한강 본류인 북한강. 그 가운데서도 가장 큰 댐이 설치된 소양강은 4대강 사업의 지향점이라 할 수 있다. 물론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매우 '성공적으로' 완료됐을 경우에 한해 말이다.

북한강에는 금강산댐, 화천댐, 팔당댐 등 7개의 댐이 설치돼 있으나 안정적으로 수질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정부는 선전한다. 소양강에서 상류의 인제까지 배가 다닐 수 있어 관광산업에도 큰 몫을 한다.

▲ 이수빈
이러한  북한강에서도 강 살리기 공사가 한창이다. 이미 7개의 큰 댐이 설치됐으며 우수한 수질 등급을 받은 북한강에서 강 살리기 공사를 한다니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북한강 살리기 사업은 강바닥 준설과 보 만들기에 여념 없는 다른 지역의 4대강 살리기 사업과는 다르다.

이수빈 원주지방국토관리청 북한강살리기사업팀장은 "북한강 살리기 사업은 기존 4대강 살리기 사업과 다른 방식으로 전개된다"며 "주로 하천환경 정비와 자전거 도로 건설, 제방 보강 공사"라고 설명했다.

◇ 의암호변 따라 자전거타고 '씽씽'= 소양강댐에서 내려와 춘천 근화동 호반순환도로를 달리다 보면 아치형 소양2교가 보이는 의암호 변에 소양강 처녀상이 우뚝 서있다. 동상 뒤쪽으로 펼쳐진 의암호에 바로 북한강살리기 11공구 하중도지구 공사 현장이 있다.

아직 공사가 시작되진 않았지만 계획은 이렇다. 하중도와 상중도 두 곳에 8.82㎞에 달하는 제방을 쌓고 두 섬을 167m의 교량이 연결한다. 또 카페촌∼애니메이션박물관∼현암민속관∼워터월드를 잇는 8.3㎞의 자전거 도로(폭 3.2m)가 의암호 변을 따라 만들어 진다.

이수빈 팀장은 "상·하중도지구는 상습 침수구간으로 제방을 보강할 필요성이 제기됐으며, 경관이 좋은 의암호 변에는 자전거도로를 건설해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현장서 쑥부쟁이 발견, 공사 '스톱'= 의암호에서 차로 30여분 거리에 있는 강원도 춘천시 남면의 북한강살리기 10공구 하천환경정비공사 현장. 대학생들의 MT촌으로 더 유명한 강촌이다. 공사현장은 강원도 춘천시와 경기도 가평군의 접경지역인 북한강 하류에 해당한다.

차도 옆 10공구 공사현장의 초입에는 약 3m 폭의 나무데크가 20미터쯤 깔려 있었다. 18.48㎞에 달하는 자전거 전용도로의 시작점이다. 차를 타고 5㎞쯤 달리자 강변을 따라 자전거 전용도로 부지를 다지는 굴삭기 몇대가 눈에 들어온다.

▲ 2012년 말께 강촌에는 18.48㎞의 자전거 전용도로가 만들어 진다.

전하억 원주지방국토관리청 북한강살리기사업팀장은 "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지만 일반 차량이 다니는 공간이라 그간 너무 위험했다"며 "하천환경정비공사와 더불어 자전거도로 개설 작업도 함께 진행된다"고 말했다. 강촌을 찾는 관광객들은 딱히 자전거도로가 없는 까닭에 자전거를 타고 1차선 도로로 달리곤 했던 것.

강촌 1, 2, 3, 4지구는 친수공간으로 수풀림대가 형성된 곳이다. 따라서 자전거도로 공사중 국내 자생종이나 고유종 식물이 발견되면 그 지역은 개발을 건너뛴 채 다른 지역 공사에 들어간다고 한다.

전하억 팀장은 "예전에 하천공사할 때에는 계획한 대로 길을 닦고 공사를 하면 됐지만 요즘에는 그렇게 하단 큰일 난다"며 "하천공사 지역에 쑥부쟁이 등 자생종이나 고유종이 발견된 지역은 이식을 위해 준비하는 동안 보존하고 다른 구역 먼저 공사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계획대로라면 2012년 말께 의암호 변과 강촌 변에서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맞으며 자유롭게 달릴 수 있게 된다. 사람과 자연이 공생하는 법을 제시하는 북한강 살리기 사업은 환경보호는 나 몰라라 한 채 시간에 쫓기는 여타 4대강 사업에 새로운 길을 보여준다.


<강원지역 강 살리기 사업 현황>
북한강, 섬강, 평창강에 4435억 투입
10개 지구서 공사…2012년 완공 목표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중인 강원지역 강 살리기 사업은 2012년까지 완료될 계획이다.

강원지역 강 살리기 사업은 북한강, 섬강, 평창강 3개 권역 10개 지구에서 공사가 진행되거나 진행될 예정이며, 모두 443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주로 하천환경 정비(28㎞)와 제방 보강(39㎞), 자전거 도로 건설(62㎞) 공사가 이뤄지며, 평창강 영월강변에 저류지가 마련될 계획이다.

북한강 살리기 사업의 경우 여러 개의 섬과 수변공간의 환경정비로 문화·레져공간을 구축하겠다는 큰 밑그림을 갖고 있다. 북한강 강촌에서 화천까지 53㎞에 달하는 공사 구간에 들어가는 비용만 1086억원이다.

섬강 살리기 사업의 공사 범위는 남한강 합류부에서 횡성 지역까지로, 후용 등 25개 지구에 1945억원이 투입된다. 특히 후용, 문막, 간현, 호저 지역의 하천환경 개선 사업과 더불어 재해 취약지구 21곳에 제방을 보강하는 사업이 진행된다.

평창강 하류 구하도인 영월읍 방절리 일원에는 대형 저류지를 만들어 홍수 조절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저류지를 통해 하류지역에서 발생하는 수해를 예방하고 관광자원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 저류지 인근에 생태공원과 체육공원, 전망대, 습지원, 자전거도로, 산책로 등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1246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김선애 기자 moosim@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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