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원유 대금 결제 막혀'
정부차원 정유업계 대책 강구에 고심

[이투뉴스] 최근 미국의 이란 경제금융 제재가 본격화 되면서 이란 원유를 수급 받는 국내 정유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란 원유를 주로 취급하는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원유 대금결제 통로가 막히면서 국내은행에서 이란은행으로의 송금 및 대금결제가 당장에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그 이유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원유를 선적한 후 30일 뒤에 송금을 해야 하는데 일본과 유럽은행 등을 통해 이란에 원유 대금을 송금할 길이 막혔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과 원유 수급 계약을 거의 매년 맺어 왔다. 계약은 2년 장기계약인 만큼 이란산 원유 수입이 전면 중단된다면 계약 갱신이 어려워져 원유 도입량과 수급 루트에 빠른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대오일뱅크의 이란산 원유 수입 비중은 전체 물량 대비 20%~30% 정도로 국내 4대 정유사 가운데 가장 높다.

이 관계자는 "주요 거래처가 이란인 만큼 우려 이상으로 피해가 클 수 있다. 대금 결재에 대한 여러가지 방법을 모색하고는 있으나 정부차원에서 근본적으로 이란과의 관계회복을 통해 외교문제를 풀지 않는 한 방도가 없지 않겠느냐"고 볼멘소리를 냈다.

SK에너지 역시 당장의 원유수급 어려움은 없으나 긴장상태다. SK에너지에 의하면 이란 원유 수입 물량은 전체 수급 물량의 10%다.

현재 이란은행 그리고 국내은행 및 유럽은행과의 거래가 중단된 상태지만 일본 은행을 통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에너지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이란 경제 제재가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며 "그나마 30개국 이상의 원유 수급 통로를 보유하고 있어 수급 자체에는 차질이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일뱅크의 경우 거래은행 수가 적어 대금 결제에 문제가 따를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주요 거래처가 이란인 만큼 보다 많은 프리미엄을 주고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원유를 들여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란 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중동 지역 정세의 불안정으로 국제유가가 오르고 원유 수입은 더욱 어려워진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시장연구실장은 "아직은 모든게 불투명한 상태"라며 "최악의 경우 이란이 원유 수출을 아예 중단할 수도 있지만 상황이 극단적으로 악화 되지 않는 이상 회복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우선 이란 원유를 공급 받는 정유사들은 새로운 대금결제 라인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또다른 산유국과의 거래를 통해 원유량을 늘리거나 국제 현물시장에서 부족한 원유를 도입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영석 기자 ysk82@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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