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춘승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부위원장

양춘승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부위원장

[이투뉴스 / 칼럼]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가 지난 9월 20일 뉴욕에서 2010년도 Global 500 기업에 대한 "탄소정보공개 보고서" 발표회를 가졌다. 금년 CDP에서는 운용 자산 규모 64조 달러를 자랑하는 전 세계 534개 금융기관의 위임을 받아 4,700여 기업에 온실가스 경영 정보의 공개를 요구하였다. 그 가운데 글로벌 500대 기업의 응답 내용을 정리하여 발표한 것이다.

발표 내용을 요약하면, 금년도 정보 공개에 응한 기업은 410개로 82%의 응답률을 보였다. 금년에 특기할 만한 추세로는 응답자의 90% 정도가 기후변화로 인한 기회 요인을 파악하고 특히 ‘녹색 상품’과 ‘기후 복원력(climate resilience)'이라는 측면에서 상업적 기회를 포착하고 있으며, 48% 정도는 기후 경영을 그룹의 사업 전략으로 통합하여 시행 중이며, 탄소 저감을 위한 주요 행동으로는 에너지 효율 향상과 온실가스 저감을 가져오는 상품과 서비스 제공을 들고 있다. 또 이들 글로벌 기업들은 작년 코펜하겐 기후회의에서 정치적 타결을 보지 못한 사실이 정책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음을 지적하고 금년 칸쿤(Cancun) 회의에서는 가시적 성과가 있기를 기대하는 입장이라고 밝히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정보공개의 평균 점수가 지난 해 84점에서 금년에는 91점으로 상승하였으며 탄소성과지수에서는 48개 기업이 우수업체로 선정되었다. 우리나라 기업으로는 모두 6개 기업이 응답 대상에 포함되어 있는데 한국전력을 제외하고는 모두 정보공개에 응답하여 삼성전자는 IT 분야 1위를 차지하고 포스코도 원자재 분야에서 실적이 좋은 기업으로 평가되었다.

한편 응답을 하지 않은 대기업으로는 중국이통(China Mobile), 가즈프롬(Gazprom), 아마존(Amazon.com) 등이 포함되어 있어 세계적 명성이 있는 기업도 기후 변화와 관련된 경영 정보 공개에는 인색한 경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는 금년으로 출범한 지 10년이 되었고 해마다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국제적 민간 이니셔티브이다. 이미 Bloomberg나 Google에서도 CDP 자료를 참고하여 투자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FTSE 등은 기후변화 관련 주가지수를 개발하여 발표하기에 이르렀고, Davos 포럼 등은 “기후정보공개 표준화위원회(CDSB)”를 만들어 CDP 정보공개 틀을 국제 표준으로 만들어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가 3년째를 맞아 오는 10월 21일 "CDP한국보고서“를 발간한다고 한다. 정보 공개의 표준이 국제화되는 추세에 맞춰 CDP 본부의 평가 방법을 그대로 도입하였다고 한다. 탄소 경영에 관한 한, 우리 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수준의 직접 비교가 가능해진 것이다. 무조건 글로벌 기준을 따르는 게 좋다는 주장은 무리일 수 있으나, 기후변화에 관한 한 한발 앞선 경영 전략을 통해 기회를 선점하고 글로벌 투자자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미래로 가는 첩경이라는 사실은 확실한 것 같다.

우리 기업은 글로벌 기업에 비하여 어디가 강하고 어디가 약한가? 그들의 차이는 무엇이고 이는 극복할 수 있는 것인가? 우리는 글로벌 기업을 따라잡고 추월할 수 있는가? 10월 CDP한국보고서 발표를 기대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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