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적자 줄이기 위해 보조금 축소 소급안까지 검토
그리스-프랑스는 지원확대 행보 상반

[이투뉴스] 유럽 재생에너지 산업이 경기 후퇴에 이어 각국 예산 삭감으로 급랭하고 있다.

현재 스페인과 영국, 이탈리아 등은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 육성을 위한 보조금을 축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 보조금 축소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켜 결국 재생에너지 산업의 발전에 불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은 정부의 후한 보조금 덕분에 태양광과 풍력 산업에 큰 성과를 이뤄냈다. 지난해 2.5GW의 풍력이 설치돼 전체 풍력 설치량만 19GW에 달한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가 최근 태양광 발전소에 대한 보조금을 절반 가량 축소한다는 법안을 검토하면서 업계에 찬물을 끼얹었다.

앞서 지급하고 있던 기존 보조금도 축소하는 소급법까지 논의하고 있어 재생에너지 산업을 들끓게 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산업의 허브인 독일도 태양광 발전에 대한 발전차액 삭감을 발표해 산업에 쇼크를 일으켰다. 독일은 현재까지 9GW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해 세계 최대 태양광 발전국이다.

그러나 이달부터 발전차액을 최대 16%까지 삭감했다. 당초 예상했던 보조금 지급 액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예산에 큰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물론 독일 정부는 향후 20년간 60GW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겠다는 목표를 유지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발전차액 삭감안으로 태양광 산업의 위기도 불가피 할 것이란 전망이다.

투자컨설팅기업인 '어니스트앤'의 짐 피츠제랄드 재생에너지 사업부 차장은 "발전차액제도는 선천적으로 비경제성을 안고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최상의 조건이지만 정부가 이를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펌프에 물을 붓는 식의 인위적 유수정책으로 재생에너지 산업이 이득을 얻었을지 몰라도 동시에 위험도 안게됐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도 높은 적자에 허덕이면서 강도높은 태양광 발전차액 삭감안을 발표했다.

설치 유형에 따라 10%에서 27%까지 삭감율은 다양하며, 향후 더 높은 수준의 삭감할 예정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발전차액제도가 도입된 2005년부터 1.4GW에 달하는 9만5000개 태양광 패널이 설치됐고, 이 가운데 절반은 지난해 설치됐다.

영국 재정부도 최근 정부 적자를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원을 향후 4년간 830억 파운드 가량 줄여야 한다고 발표했다.

◆높은 보조금 부담으로 정부 예산에 큰 구멍…투자 심리 위축 

태양광 산업의 호황으로 스페인에는 3.5GW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됐다. 그러나 이를 지원해야할 국가의 예산이 감당 능력을 초과하는 사태에 이르게 됐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가 보조금 삭감과 소급안까지 논의하게 된 것이다. 피츠제랄드 차장은 "소급안이 시행되지 않더라도 이미 투자 심리는 크게 위축됐다"고 주장했다.

아랍에미레이트의 다국적 에너지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업부 마스다 파워의 대표도 최근 "이 소급법은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스페인 뿐만 아니라 전체 유럽국가에 대한 투자가들의 신뢰에 나쁜 영향을 주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페인의 풍력과 태양광 사업에 선금을 지불한 일부 회사들은 남미와 미국 등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 국가들 사이에서도 대조된 행보를 보여주는 나라도 있다.

지난해 말 유럽연합의 재정 위기 사태를 촉발시킨 그리스는 최근 재생에너지에 대한 세금 지원을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높여 이목을 끌었다. 보조금 지급은 20년으로 약속됐다.

일각에서는 "그리스가 빈 금고로 이 약속을 얼마나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한다. 

원자력 발전 비율이 높은 프랑스도 최근 야심찬 재생에너지 확대계획을 발표했다. 2020년까지 5.4GW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2013년까지 재정지원을 약속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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