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추가 핵실험 유예설에 대해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의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각 국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19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특사로 방북한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을 통해 '모종의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한 것으로 보고는 있으나 그 내용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 정부, 北추가실험.6자회담 '입장변화' 주목 = 한국 정부는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하면서도 탕 국무위원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6자회담 등에  대한 북한의 태도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탕 국무위원의 방북 직후인 20일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을 통해 '김 위원장이 탕 국무위원에게 핵실험을 추가로 실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보도가 전해지자 이를 부인하지 않는 채 자체 분석에 주력했다.

   
정부는 또 김-탕 회동이 끝난 뒤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조건부 핵실험 유예'와 '6자회담 복귀후 금융제재 해제 요구' 등을 내용으로 하는 '추가 브리핑'이 있었다는 관측에 대해서도 사실확인에 들어갔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핵실험과 6자회담에 대한 조건을 이같이 바꾼 것이 사실이라면 북핵사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中, 방북외교 성과.北태도완화 시사 = 중국은 탕 국무위원의 방북성과를 평가하며 북한의 추가 핵실험에 대한 태도 완화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탕 국무위원은 방북 후 귀국해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는 과정에서 자신의 "방북이 헛되지 않았다"면서 "(결과에 대해) 다행스럽다"고 밝혔다.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도 탕 국무위원이 북한 관리들과 만나 교착상태에 있는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방안을 논의했다면서 이를 통해 얻어진 긍정적인  요소들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최소한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는 소득이 있었다"고 말하고 "모두가 어떻게 하면 6자회담을 가능한 한 빨리 재개할 수 있는 지를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중국의 이런 반응은 이번 특사 방북을 통해 북한의 강경입장에 대한 우려를  상당부분 불식시키고 일정한 대북 영향력도 재확인 했다는 점을 내비친 것으로 읽혀지고 있다.

   
◆ 日, '변화 반신반의'속 제재 주력 = 일본은 북한의 추가 핵심험 유예설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면서 미국과 공조 아래 효과적인 대북제재를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외상은 20일 도쿄 근교 가나가와현에서 연설하는  가운데 '확인은 안됐지만'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말해 '김정일이 추가 핵실험 의사가 없음을 중국을 통해 전했다'는 한국언론의 앞선 보도를 확인했다.

   
일본 정부는 아울러 탕 국무위원의 방북이 북한의 2차 핵실험 계획을 일단 유보시킨 것으로 보고는 있지만 북한이 6자회담 복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본은 이에 따라 독자적인 대북제재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에  대한 후속조치로 북한 선박검색시 협력방안에 대해 미국과 국체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 美, '새로운 게 없다'며 추가실험 저지 = 미국은 북한의 태도변화설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추가 핵실험 저지에 진력하고 있다.

   
라이스 장관은 17∼21일 한.일.중.러 4개국 순방후 CNN과의 인터뷰에서 탕 국무위원이 "(방북이)헛되지 않았다"고 말한데 대해 "북한 입장을 일부 이해한다는 뜻에서 중국 나름의 입장을 밝힌 것 같다"면서 "그러나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같은  제안을 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다시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그들의 고립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며 "미리 예단하고 싶지 않지만 북한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조치들이 취해질 것"이라고 추가 핵실험 저지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앞서 중국에서 러시아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동행 기자들에게  "탕(국무위원)이 나에게 김정일이 핵실험에 대해 사과했다거나 핵실험을 다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하지 않았다"고 밝혀 북한의 태도변화설을 일축했다.

   
존 볼턴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20일 미국의 금융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한 북한의 추가 핵실험 유예설에 대해 "미국이 문제인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것으로 종전 북한의 입장과 마찬가지"라며 "특별히 새로운 것이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 러, 극단적 대북제재 반대 고수 = 러시아는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북한  핵실험 대처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추가 핵실험 유예설 등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1일 라이스 장관과 회담에 앞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면서도 북한에 대한 과도한 감정적인 대응이나 극단적인 제재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특히 미국과 중국이 북한측 선박에 대한 검사문제 등에서 계속 이견을 노출하는 등 양국간 제제결의의 구체적인 실행 수위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완화된 대북제재를 옹호하는 중국측 편에 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방문중인 라이스 국무장관을 만나 북한  핵문제 등 국제현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구체적인 면담내용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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