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S 가중치 부여 정책에 재활용업계 반발 "공정사회 위반"

[이투뉴스] 목질계 바이오매스 보급정책이 PB(파티클보드), MDF(중질섬유판) 등의 물질 재활용 업계를 흔들고 있다. 업계는 기존 산업을 고려하지 않는 밀어붙이기식 정책은 공정한 시장경쟁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지난 23일 열린 '목재자원 순환자원화 방법별 LCA 및 비용편익 분석 최종보고회' 에서 한 업계 관계자는 "2009년 대비 PB(파티클보드) 단가가 3배 올라 국내 1개 공장이 문을 닫았다"며 "다음 피해 공장은 어디가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30년간 성장해야 사용가능한 나무를 한번이라도 더 쓰겠다는데 왜 우리가 호소하고 증명해야 하는지 너무 억울하다"며 "정치인들이 지자체와 국민에게 가시적인 결과를 남기기 위해 벌이는 파워게임, 힘의 논리에 불과하다"고 호소했다.

업계가 특히 주목하는 문제는 첫째로 RPS 가중치다.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12월 목질계 바이오매스 전소발전에 1.5배 가중치를 부여하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 관리 및 운영지침'고시를 공고했다.

이는 해상풍력(연계거리 5km 초과)과 조력(방조제 무), 연료전지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치다.

목질재활용협회 관계자는 "물질자원화 업체들이 구입하는 목질 폐기물의 가격은 톤당 4만원 수준인데 반해 공급의무자인 발전사업자들의 경우 가중치가 1.5일 때 목질 폐기물을 톤당 10만원으로 구입 가능해 원료가 그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며 "정당한 시장경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가중치 관련 연구용역을 담당한 조기선 전기연구원 전력산업연구센터 팀장에 따르면 목질계 바이오매스의 경쟁력을 타진할 시 원료가격이 10만원에 가까운 수준이다.

조 팀장은 "4만원부터 10만원까지 7개의 시나리오가 있었다"며 "정확한 가격은 말할 수 없지만 평균가가 4만원보다는 10만원에 가깝다"고 밝혔다.

또 한국합판보드협회 관계자는 "가중치를 결정할 때 기존 산업의 목소리는 전혀 듣지 않았다"며 "성과를 남기기 위해 졸속으로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재생에너지원 가운데 기존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에너지원임에도 불구하고 법 제정과 관련 공청회, 회의 등 어떠한 통보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경부 관계자는 "가중치 결정 시 타 산업의 영향은 기준이 아니다"라며 "업계가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시행령에 따라 가중치를 결정하는데 있어 타 산업은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것.

신재생에너지협회 측 입장도 마찬가지다. 다른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는 상관없다는 것이다. 민영재 신재생에너지협회 전략기획팀장은 "가중치가 높아지면 국내 산업에 좋은 것 아니냐"며 "정책을 지적하지 말고 자체적으로 생존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도 동해에 10MW 규모의 목질계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계획하고 있는 동서발전 관계자는 "원료 수급에 있어 ▶폐목재 3등급 ▶수입폐기물 ▶임지잔재물 등의 사용을 고려하고 있다"며 "기존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방향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PB업계는 연간 사용하는 90만톤의 원료 가운데 77%인 70만톤을 폐목재에 의존해왔으나 목질계 열병합 업계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지난해 약 15만톤(21%)이 연료용으로 사용됐다.

동서발전이 추정하고 있는 연간 연료량은 18만톤이다.

길선균 기자 yupin3@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