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준영 한국산업기술대 총장]'창업선도대학' 선정…경기권 창업 허브
시화MTV에 '산학융합형 제2 캠퍼스' 조성 계획
세계 25개국 49개 대학·연구기관과 교류협정 체결

 

[이투뉴스] 대학은 더 이상 지식의 상아탑만 쌓는 곳이 아니다. 기술을 가르치는 동시에 산학협력을 통해 대학과 기업의 동반성장을 꾀하는 전당으로 변모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대학교는 '산학중심형 대학체제 개편 모델'을 구축하고 산업체 주문형 인재를 양성하는 산학협력부를 설립해 체계적인 산학협력 구축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지난 2월 중소기업청이 올해 첫 실시한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에 선정되는 결실을 맺었다. 이 사업에는 서울권, 경기·인천권, 충청권, 호남권, 대구경북·강원권, 동남권 등 6개 권역 15개 대학이 선정됐다. 경기권 대학 가운데 한국산업기술대가 유일하다.

최준영 총장은 지난달 2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한 마디로 뛰어난 창업지원 실적과 독창적인 창업지원 프로그램, 여기에 대학 구성원들의 의지까지, 삼박자를 갖춘 결과"라고 말했다.

다음은 최 총장과의 일문일답.

-경기권에서 유일하게 '창업선도대학'으로 선정됐다. 비결이 있다면.

▶ 한국산업기술대는 이번 창업선도대학 선정으로 경기권 창업 허브로 우뚝 올라섰다. 작년 말부터 전국의 쟁쟁한 대학들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15개 대학을 뽑는 대형 국책과제인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에 선정돼 앞으로 5년간 150여억원의 창업자금을 지원받게 됐다.

이는 한마디로 뛰어난 창업지원 실적과 독창적인 창업지원 프로그램 창안, 여기에 대학 구성원들의 의지까지 삼박자를 갖춘 결과다. 이번 사업을 위해 내가 직접 나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고 독창적인 창업지원 프로그램 성과와 경기지역 창업 육성 방안을 일일이 챙겼다.

앞으로 경기지역 우수 예비창업자 발굴 육성 등 혁신적인 창업지원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경기지역 창업 클러스터를 조기에 구축하고 학생 창업지원과 취업연계 확대, 예비창업기술자 육성 등 창업 열기 조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특히 재학생들의 창업 활성화와 취업 기회 확대는 물론 창업동아리 육성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시행하게 될 창업지원 프로그램은.

▶ 최근 창업지원단을 공식 발족하고 이달부터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으로 창업 강좌, 창업동아리 육성, 기술 창업아카데미, 지역창업경진대회, 예비기술창업자 육성 등 다각도의 지원 사업을 펼쳐 우수 창업자원 발굴에 나설 예정이다. 또 지역 중소기업 가운데 '스핀오프(spin off) 스타트업(Start-Up) 기업'을 발굴, 육성하기 위한 중장기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는 창업특기자 전형을 실시해 도전 정신이 강한 청년 창업자를 발굴하기로 했다. 유망 창업아이템의 사업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COOPS 아이디어뱅크'를 구축, 지적재산권 확보와 특허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존 진부한 창업경진대회의 틀에서 벗어나 '슈퍼스타 K' 방식(서바이벌 가수 선발대회)을 차용한 '서바이벌 창업경진대회'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대회는 창업아이템의 경쟁력을 높이고 창업문화 확산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했다. '즐겁고(fun) 역동적인(dynamic) 경진대회'를 모토로 하는 창업경진대회는 벌써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학내 R&D기반교육센터인 '엔지니어링하우스(EH)'가 이번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 선정에 큰 역할을 했다.

▶ 이번에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내세운 '엔지니어링하우스 기반 창업트랙'이 호응을 얻었다. 한국산업기술대가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엔지니어링하우스는 기업의 신상품 개발과 교육을 혼합한 독특한 산학협동시스템으로, 현재 50곳이 운영 중이다. 예비창업공간에서부터 연구개발, 장비 활용, 마케팅, 비즈니스 연계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지원이 가능하다. 기술창업 아이템을 갖고 있는 예비 창업자와 '스타트업 기업'의 성공을 획기적으로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엔지니어링하우스 트랙을 적극 활용해 창업자원 발굴 외에도 펀드 조성, 마케팅 자금 등 다각도의 지원사업을 펼쳐 창업이 성공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최소 100개의 청년창업을 유도하고 30개 이상의 스타기업을 육성해 한국산업기술대가 경기도의 대표 창업 허브기관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올해 한국산업기술대의 중점 추진사항은.

▶ 내년에 일반대학 전환을 염두에 두고 있다. 산학협력 명문이라는 대학의 이미지를 더욱 굳건히 하는 것은 물론, 해외 유학생 유치, 국제 산학협력 프로젝트 추진 등 국제화 저변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다.

시화MTV(멀티테크노밸리)에 제2캠퍼스 조성과 학교 인근 생산기술연구원 부지 매입으로 연구·교육시설 확충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시화MTV 산학융합형 제2캠퍼스 건립에 대해서는 일부 학과 이전 등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짜고 있다.

최근 국내 유수 대학들의 수도권 제2, 3캠퍼스 건립이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산업단지를 타깃으로 '산학융합형 캠퍼스'를 조성하는 사례는 한국산업기술대가 유일하다. 제2캠퍼스 조성 뒤 축적된 산학협력 노하우가 원동력으로 작용해 한국산업기술대의 모든 부분이 급속도로 발전하리라 확신한다.

지난해 10월에는 산학협력 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지식경제부, 경기도, 시흥시, 산업단지공단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시화복합비즈니스센터' 기공식을 가졌다. 이로써 기술, 인증, R&D 인프라와 각종 편의시설을 집적화해 모든 중소기업 지원업무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원-루프(One Roof)' 시스템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센터는 내년 7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대학 글로벌화에 가속이 붙었다.

▶ 글로벌 캠퍼스를 향한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 이상이다. 지난해 12월 아시아대학 50위권의 명문대학인 국립인도네시아대학교와 협약을 맺고, 인도네시아에 한국산업기술대의 복합 산학협력 모델인 '기술혁신파크(TIP)'와 '이러닝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산업기술대의 산학협력시스템과 교육 모델이 통째로 수출된다는 의미다.

사우디아라비아 기술교육직업훈련청(TVTC)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사우디아라비아 국비 유학생을 한국산업기술대에서 교육하게 됐으며, 최근 세계적 수준의 광학기술을 보유한 러시아 국립정보기술·기계·광학대학교(ITMO)와 손잡고 '한-러 광학설계센터'를 교내에 설립했다. 브라질 명문 리오그란두술 연방대학교(UFRG)와 학술교류협정을 체결해 남미국가와의 국제교류에 첫발을 내딛었다. 한국산업기술대는 현재 세계 25개국 49개 대학 및 연구기관과 교류협정을 체결했다.

-지난해 주요 성과는.

▶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 주관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에 3년 연속 선정됐다. 아울러 지경부 지원 'LED(발광 다이오드) 전문 인력 양성사업' 주관대학을 비롯해 '서울어코드 확산사업', 2단계 산학협력중심대학 육성사업 1차년도 '우수' 평가, '중소기업형 계약학과 사업' 선정, 대학 부설 고부가 PCB공동연구센터의 경기도 산업혁신클러스터협의회(IICC) 우수기관 선정 등 강소대학 특유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한해로 기억된다.

특히 전임교수 1인당 연구비가 서울대에 이어 전국 5위에 오를 정도로 교수진의 연구 활동이 왕성했다. 재학생들은 각종 공모전과 학회에서 두각을 나타내 산업계, 학계, 연구계 등에서 대학 위상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최대 IT 집적단지로 꼽히는 'G밸리'에 산학협력연계센터를 개소해 인력난과 R&D 역량이 취약한 IT 벤처·중소기업을 현지에서 직접 지원할 수 있는 산학협력 인프라를 구축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였다.

이런 발전 속도가 지속된다면 머지않아 기업이 산학협력 파트너로 가장 신뢰하는 대학, 수험생들이 가장 가고 싶은 대학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확신한다.


한국산업기술대는.

1994년 기술교육제도 개선방안의 일환으로 '확대경제 장관회의'에서 산업계 요구에 부합하는 고급기술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의 출연으로 1998년 설립됐다.

한국산업기술대는 전자·컴퓨터·게임·신소재 등 공학계열 12개 학과와 산업기술·경영, 지식기반기술·에너지 등 4개 대학원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산업체 주문형 인재를 양성하는 '산학협력학부'를 두고 있다.

산업체에서 필요로하는 인력 양성과 더불어 교수진과 시설 등을 산업체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폴리테크닉(Polytechnic)'을 구체화하고 있다.

2007년 9월 4대 총장에 취임한 최준영 총장은 1977년 행정고시(20회)에 합격한 뒤 청와대 비서관(산업통신),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국장,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국장, 산업자원부 정책홍보관리실장 등을 역임했다.

김선애 기자 moosim@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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