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소비자가 알 수 없는 구조"

냉장고ㆍ세탁기ㆍ전기밥솥 등 생활 속에서 자주 쓰는 주요 가전제품의 에너지 고효율제품 사용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선택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의원은 24일 에너지관리공단 국정감사에서 "전기냉장고ㆍ전기세탁기ㆍ전기밥솥ㆍ백열전구 등 주요 에너지효율등급표시제품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2004년에 비해 하락했다"고 말했다. 양문형 냉장고를 비롯한 대형 고급 가전제춤의 다량 보급이 원인이라는 게 권의원의 주장이다.

 

에관공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에너지 고효율 전기냉장고(1~2등급)의 시장점유율이 2003년 73.2%에서 2004년 50%, 지난해에는 48.3%로 하락했다. 전기세탁기도 2003년 97.1%에서 2004년 90%, 지난해 87.8% 등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이인영 에너지관리공단 부이사장은 "에너지소비효율등급 기준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과거 1등급 제품이 2등급으로 떨어진다"며 "이러한 현상으로 점유율이 낮아지는 것일 뿐 오히려 해외보다 효율면에서 더 좋다"고 말했다. 에관공 실무 관계자도 "일부 제품에 한해 시장점유율이 낮아지는 현상을 보일 뿐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 품목 18종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시민단체가 바라보는 관점은 약간 다르다. 소비자가 에너지소비효율등급 자체를 쉽게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김태호 에너지나눔과평화 사무처장은 "1등급과 3등급간에 전기요금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모르는 판국에 1등급끼리의 제품에 대한 비교를 소비자가 어떻게 하느냐"고 되물었다.

 

일반적으로 제품별 차이는 있으나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은 5등급보다 30%의 에너지 절감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서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은 고효율 제품의 사용을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예컨대 유럽연합(EU)의 경우에는 에너지 고효율(A등급)제품의 시장점유율이 1993년 2% 수준에서 2003년에는 45%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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