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150kW kWh당 19펜스로…소형 가정용 중심으로 선회

[이투뉴스] 영국 정부가 오는 8월부터 대형 태양광발전에 대한 발전차액 보조금(FIT)을 삭감한다.

삭감 규모는 최대 72%까지며 8월 1일 이후 설치되는 50kW 이상 발전소에 대해 적용될 예정이다. 기존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와 50kW 이하에 대해서는 기존 보조금 형태가 유지된다.

영국 정부는 대형 태양광 발전소에 대한 보조금을 줄여 이 예산을 일반 가정집 태양광 모듈 설치에 사용할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영국 에너지 자문회사 PwC의 로난 오레건 디렉터는 "영국에서 대형 태양광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그러나 소형 태양광 시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될 것으고, 이는 정부가 기대하는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삭감안을 발표하면서 테니스 코트 2곳 정도 규모나 여러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는데 충분한 50kW 이하의 가정집 또는 소형 발전소가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의 발전차액은 50~150kW는 kWh당 기존 32.9펜스에서 19펜스로 삭감된다. 250kW까지는 kWh당 15펜스, 250kW~5MW는 8.5펜스로 책정됐다. 기존 기준가는 kWh당 30.7펜스다.

그레그 베이커 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일반 가정집과 커뮤니티, 소형 기업 단위에서 신그린에너지 기술이 경쟁력을 갖추길 바란다"며 "발전차액제도는 에너지 집중의 분산화를 돕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태양광 업계는 향후 정부의 보조금 삭감 범위가 결국 커뮤니티 단위의 소형 발전사업까지 넓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또 삭감 속도가 태양광 산업에 대한 불안정만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지난해 4월 영국에 도입된 태양광 발전제도는 2월 장관들에 의해 삭감안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내년에도 발전차액제도에 대한 지원 수준이 재검토될 예정이다.

태양광 발전산업 관계자들은 급격하게 하락한 태양광 패널 가격과 정부의 발전차액지원으로 2015년께 태양광의 발전비용이 해상용 풍력발전단가와 비슷해질 것으로 기대했었다.

관련 산업은 현재 발전차액제도에 들어가는 비용이 정부 예산이 아니라 전력사가 전기 소비자들에게 소정 금액씩 청구해 형성해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삭감안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베이커 장관은 대형 발전소가 소형 가정집 발전기와 같은 수준으로 발전차액지원금을 받을 경우 대형 발전소에 압도당할 것이라며 지원금 삭감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영국은 독일과 이탈리아의 발전차액지원제도 성공을 목격한 이후 지난해 4월 이 제도를 도입했다. 수백개에 머물던 태양광 시스템은 제도 도입 이후 첫 해만 3만개로 빠르게 확대됐다.

정부 측은 발전차액금 삭감의 이유로 전기료 납부자들의 부담을 들었다. 정부 계산에 따르면, 5MW급 발전소는 연간 130만 파운드의 보조금이 소요된다.

이런 발전소 20곳에 지원해야하는 금액 2600만 파운드는 2만5000가구가 지붕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는데 지원하는 비용과 맞먹는다.

정부의 발표 이후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은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영국 태양광거래협회의 하워드 존스 회장은 "정부는 귀를 막고 있을 뿐더러 해외 투자자들에게 영국에 오지 말라는 아주 분명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삭감안 협의 기간동안에는 500건 이상의 업계 항의가 빗발쳤다. 태양광 투자자들은 이에 대해 산업이 성숙할때까지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삭감 속도를 줄일 것을 촉구하고 있다.

존스 회장은 "우리의 태양광은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아무도 영국에서 태양광 제조도 투자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고 낙담했다.

영국은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을 15%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2009년까지 집계된 재생에너지 설치량은 6.7%였다.

한편 영국 정부는 이번에 수정된 발전차액제도에 유기폐기물에서 메탄을 생산하는 박테리아를 이용한 혐기소화(AD)에 대한 지원금을 확대하기로 했다. 250kW 이하의 AD사업에는 2펜스를 높인 kWh당 14펜스를 지원하고, 500kW까지는 13펜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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