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나오토 총리, 2030년까지 지붕형 태양광 1000만개 보급 추진

[이투뉴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일본 정부가 '탈원전' 슬로건을 내걸고 차세대 에너지로 태양광을 육성할 계획이다. 일본은 당초 2030년까지 전력의 절반을 원자력발전으로 충당하기로 했으나 사고 이후 이를 백지화하고 현재 가동 중인 원전도 줄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원전 사고 이후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비판을 받아온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최근 2030년까지 1000만개의 지붕형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간 총리는 최근 발전사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전량 매수하도록 하는 법안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태양광 발전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모듈 단가를 줄이는 기술 개발도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간 총리 발표 이후 태양광 산업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고무되고 있으나 국회에서 법안 통과 여부가 미지수로 떠오르면서 다시 비난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또 정부가 태양광 설치 비용을 어떻게 낮출 수 있는지에 대한 상세 계획도 내놓지 않고 있어 투자가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태양광 분야에 수천억달러의 개인 투자금을 모으기 위해 일본은 발전차액제도와 같은 일관성 있는 에너지정책이 시급한 상태라고 지난 23일 보도했다.

일본 투자사 스팍스 그룹(Sparx Group)의 슈헤이 아베 회장은 "에너지는 지진 이후 가장 큰 화두"라며 "중요한 투자 기회는 이번 위기 이후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발전차액제도를 빠르게 실행시키는 등의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베 회장은 청정에너지 기술 분야에서 3억달러 가치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태양광은 출력이 불규칙하고 원자력 대비 kWh당 8배 이상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 도쿄대학의 료이치 고미야마 부교수는 "30GW의 지붕형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려면 해당 지역의 전기료를 30%까지 인상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정부의 이 계획이 추진될 경우 태양광모듈 생산과 설치에 21조엔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 태양광 발전소가 건설될 경우 충전기와 에너지 저장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고미야마 교수는 30GW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8GW 규모 에너지 저장을 위해 2조엔을 태양광 개발자들이 투자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환경부는 경제적인 실행가능성을 배제하고 상업용 태양광 발전의 잠재성만 따졌을 때 이론적으로 150GW를 설치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태양광 시장인 독일의 10배에 이르며, 일본의 현존하는 발전소 용량의 60%와 맞먹는다.

환경부는 만약 태양광 패널 비용이 3분의 2 가격으로 떨어지고 일본 정부가 15년간 kWh당 36엔으로 태양광 전력을 구입하도록 발전차액을 규정할 경우 상업용 태양광 사업이 72GW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에서 2009년 11월부터 실행된 발전차액제도는 소규모 태양광 전력 발전사업자 등 주로 가정용 소유자들의 잉여 전력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돼 왔다.

이 제도가 실행된 이후 지난 3월까지 설치된 태양광 시설은 3.7GW로 집계됐으며, 도입 이전 용량 2.6GW에서 확대된 결과를 보여줘 제도의 효과를 입증하기도 했다. 일본 에너지경제연구소에서도 연구를 맡은 고미야마 교수는 "풍력에 비해 태양광은 정책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독일의 태양광 성공을 따라갈 수 있을지 여부는 발전차액제도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샤프(Sharp Power Corp)와 교세라(Kyocera Corp)등 태양광 패널 제조사와 유아이백(UIvac Inc)과 아이시 효키(Ishii Hyoki)등 태양광 장비 회사들의 주가는 간 총리가 태양광을 지원하겠다는 발표 이후 상승하고 있다. 일본 IT 기업인 소프트뱅크(Softbank Corp)와 박막형 태양광 제조사 쇼와 셸 세키유 KK(Showa Shell Sekiyu KK)등 태양광 사업 확장을 발표한 회사들의 주가도 상승세를 탔다.

일본에서 시장 5위 패널 공급사인 중국 썬텍 파워 홀딩스도 전력사의 재생에너지 전량 매수 법안 통과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타카 야마모토 선테크 일본 지사장은 "일단 발전차액제도가 시작되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며 "내년 회사의 일본 점유율을 10%로 두 배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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