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관공, "겨울철 전력피크 원인은 온풍기보다 EHP"
삼성·LG, 설비공학회와 우호관계 있어 의혹 제기

▲설비공학회가 발표한 동절기 전력피크 기여도 분석표. 전기온풍기가 전력수요 주범으로 비쳐지고 있다.

[이투뉴스] "설비공학회는 EHP(멀티히트펌프)와 관련된 왜곡된 주장을 하고 있다. 우호적 관계에 있는 LG와 삼성을 감싸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겨울철 전력피크의 주범을 EHP가 아닌 전기온풍기로 지목한 전기공학회의 지난해말 발표결과를 놓고 '사실과 다르며'며 에너지관리공단 등이 규명에 나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설비공학회는 지난해 11월 열린 한 공청회에서 전기온풍기가 동절기 전력피크의 46%를 기여하고 있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의하면 전력피크 기여도는 전기온풍기가 46.3%로 가장 높고 뒤이어 전기판넬 21.8%, 전기히터 16.7%, EHP 7% 순으로 차지했다.

EHP는 매번 전력피크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으나 당시 조사결과는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이를 두고 업계는 이해 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사무실이든 상가든 건물을 방문할 때 천장에 설치된 EHP의 수를 따져본다고 해도 이런 결과가 나올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전력피크는 여름철에 주로 발생했다. 그러나 전기를 이용한 냉·난방이 가능한 EHP의 보급이 활성화되면서 여름철, 겨울철 상관없이 전기사용량이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다.

EHP는 전기 모터를 사용해 압축기(Compressor)를 구동하는 히트펌프로 기존 에어컨에 사용되던 방식을 반대로 적용해 냉·난방이 모두 가능하다.

▲ 에너지관리공단이 조사·발표한 전기난방부하 품목별 기여율.

이에 따라 에너지관리공단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 '전기난방기기 보급현황 및 수요 관리 방안 개발'이라는 용역안을 의뢰하고 최근 그 결과를 받았다.

하지만 이 결과에 의하면 겨울철 전력피크의 기여도는 EHP와 전기온풍기가 각각 23%로 비슷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공학회의 조사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산업기술시험원 관계자는 "각 조사별로 샘플링조사, 조사기관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어떤게 옳고 그르다고 밝힐 수는 없다"면서 "현재 전력거래소에서 동절기 전력피크와 관련해 조사·연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 데이터가 발표되면 확실한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EHP가 전력피크의 주범으로 인식되면 이전에 없던 규제가 생기고 에너지효율이 높은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하기 때문에 업계로서는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공학회의 입장이 이해가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단 관계자는 "현재 추세로는 온풍기와 EHP도 효율등급제로 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면서 "냉방뿐 아니라 난방시 전기를 조금 사용하는 제품을 만들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lee@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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