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 요금구조 개선위한 에너지비용 상승 수용 불가피
수요예측·가스발전비중 재검토…민자발전, CES사업 확대

포럼 참석자들이 중장기 전력수급 전망과 대책에 대한 주제발표와 패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이투뉴스] 사상 최초의 순환정전 사태를 계기로 수요예측과 수요관리 전망의 재검토를 통한 중장기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전면적인 재수립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원전확대는 사회적 수용성에 바탕을 둬야 하며, 에너지안보 차원의 재생에너지 개발강화와 가스복합발전 등 고효율 화력발전의 적정수준 유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에너지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국민적 수용이 뒤따라야 하며, 에너지원 다원화 차원에서 민자발전과 구역전기사업자의 참여확대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공학한림원의 제25차 에너지포럼이 ‘중장기 전력수급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2일 조선호텔에서 120여명의 관련기관 및 업계 대표와 학계, 연구진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 자리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권영한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위원은 9.15 정전발생 요인을 공급능력 부족, 수요예측 오차, 위기대응조치 미흡으로 설명하고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수요를 못따라가는 공급력이라고 지적했다.

적정 설비예비력이 15~17%가 최소수준인 상태에서 올해 설비예비율은 하절기인 8월에 9.8%에 불과했으며, 동절기인 1월에는 4.8%까지 떨어져 적정예비율 대비 7~10%가 부족했다고 설명하고, 예비율 7% 부족은 원자력 5기 규모에 해당하는 500만㎾의 설비부족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권영한 연구위원은 ‘폭탄 돌리기’라는 말로 빗대어 이미 과도한 수요과소 예측과 설비증설 부족으로 인해 언젠가는 9.15사태와 같은 일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됐는데 이번에 우려가 현실로 이어진 것이라며 위기상황은 현재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인구 1인당 전력소비량은 연간 8.883㎾h로 주요 선진국을 훌쩍 넘어서고 있으며 작년 증가율은 10.1%로 세계 최상위 수준을 차지해 미국, 일본, 영국 등의 2%대와 대비된다고 설명하고 전력수요 급증과 왜곡된 요금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기요금은 일본이 ㎾h당 202.3원, 미국이 115.5원, 영국이 184.4원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h당 83.6원에 불과해 전력소비 불감증과 과소비를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장기적 대안으로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보급확대에 적극 나서야 하나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5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상의 가스발전 비중을 재검토하고, 민자발전과 구역전기사업자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 5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상 2024년 가스발전 비중은 전체 발전량의 3.4%에 그쳐 전세계 전원별 발전량 믹스 전망치인 21.4%와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날 포럼에 패널로 참석한 조성식 포스코파워 사장은 “장기적인 수급계획의 신뢰성과 일관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민간기업의 전력시장 진출을 허용해놓고도 전력수요를 시장기능에 맡기기보다는 여전히 규제에 비중을 둬 제역할을 못하게 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조성식 사장은 또 “수요예측 오판과 공급설비의 부족이 근본적인 문제로 한전의 계통운영 통합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못박고 ”공급설비의 신규투자를 유인하기 위한 요인 확대, 시장기능을 확대하는 정책변화, 전기요금 현실화, 분산형 전원의 보급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은 지난해 난방수요는 전체 전력수요의 25%정도를 차지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24%가 증가한 규모라며, 여기에 냉방수요의 증가까지 더해지면 전력수요의 급증세는 당연하다고 설명하고 국민소득을 감안한 1인당 전력수요는 OECD국 평균의 1.8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또 근본적인 요인은 원가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전기요금이 문제라며 요금 현실화와 함께 국민인식의 전환을 주문했다.

 이는 9.15 사태가 발발한 바로 다음날 또 다시 전력수요가 늘어난데 반해 일본의 경우 후쿠시마 원전사태로 전력감축을 위해 15% 절감을 목표로 잡았는데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21% 감축하는 목표 초과달성이 이뤄진데서도 잘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