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냐"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는 16일 전체회의를 열어 새해 예산안 심사에 착수하려고 했으나 소관 부처 기관장 12명이 무더기로 불참, 부득이 회의를 연기했다.


과기정위는 당초 20일로 예정됐던 전체회의를 김우식 과기부총리의 해외출장 일정을 감안해 이날로 앞당겼으나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을 비롯해 고등과학원장, 광주과학기술원장 등 12명의 기관장들이 해외출장과 대학특강, 병원진료, 임기종료 등을 이유로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


여야 의원들은 상황이 이렇게 되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희정 한나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어떻게 12개 기관장들이 일제히 일정을 이유로 빠질 수 있는지 기강해이가 도를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김의원은 또 "아무리 대통령 지지도가 떨어지고 여당에 대한 평가가 떨어지고 있다지만, 타이타닉호가 망하면 쥐들이 제일 먼저 도망간다더니 기관장들 너무 하는 것 아니냐"면서 "이런 사례는 처음 본다"고 목청을 높였다.


강성종 열린우리당 의원 역시 "과기부 요청에 의해 날짜를 당겨잡았는데, 기관장이 한두명도 아니고 12명이나 참석하지 않는다는 것은 예산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냐"면서 "이런 상황에서 예산을 논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가세했다.


같은당 변재일 의원은 "산하기관장 불참으로 회의가 정상 진행되지 않은 것은 유감스럽지만, 문제 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산하기관장 불참을 침몰하는 타이타닉 호에 비유한 표현은 부적절하다"며 김희정 의원의 발언에 유감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뭐라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머리를 조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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