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련 아주대학교 에너지학과 교수

[이투뉴스] 시쳇말로 요즈음 에너지-환경 분야의 대세는 천연가스다. 국제에너지기구(OECD/IEA)가 ‘지금은 가스 황금시대(Golden Age of Gas)’라는 연차 보고서를 발간할 정도다.

사실 이라크 사태라는 국제지정학 문제로 인한 고유가 문제 해결이 더디고 글로벌경제 불황으로 지구온난화와 같은 인류생존 문제조차 외면 받는 상황에서 에너지-환경문제 해결에는 되는 일이 제대로 없다.

석유의 경우 개발투자 부족으로 이라크사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유전 가동률이 거의 100%에 근접하는 등 자원부존의 한계를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석탄의 경우는 청정발전, CCS(탄소회수-분리저장)등 새로운 기술혁신체계가 실용화되지 않는다면 공해 우려 때문에 그 활용에 한계가 불가피하다. 더욱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자력 기여도 축소로 이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 발굴이 시급하나 아직은 미궁 속이다.

이러한 여건 아래 당분간 우리 인류가 믿을 수 있는 에너지원은 천연가스뿐이다. 천연가스는 석탄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절반에 불과할 정도로 청정하다. 또한 지금과 같은 자원제약 시대에서 석유나 석탄에 비해서도 생산가능 매장량 증대속도가 빠르다.

◆비전통가스자원의 변화
비전통적 천연가스자원 개발이 본격화됨에 따라 그 매장량은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자원제약이 가장 적은 에너지원이 천연가스라는 새로운 진리(?)가 탄생했다.

미국의 경우 심해자원을 포함한 기존 가스자원 생산이 2001년 정점에 달한 후 감소추세에 있었다. 그러나 셰일가스 생산기술이 실용화됨에 따라 2005년부터 다시 전체 가스 생산량이 증가추세로 반전해 지금까지 약45% 늘었다.

그간 매년 영국, 독일, 프랑스의 소비량에 필적하는 220 bcm(십억㎥) 생산증가가 시현됐다. 캐나다에서도 ‘셰일가스 혁명’이 진행돼 미국보다 더 큰 증산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셰일가스 혁명은 미주대륙 뿐 아니라 중국, 유럽, 오세아니아대륙은 물론 극지, 심해저 등 지구 전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우리는 지난 몇 년 새 셰일 혁명을 지나 비전통적 가스자원혁명 혹은 메탄 혁명이라는 중대한 가스산업 여건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가스혁명은 가스 생산 및 소비량의 확대와 세계가스시장의 통합이라는 2가지 특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IEA는 2010~2035년 기간 중 세계가스소비는 50% 정도 증가해 전체 에너지소비의 25%를 점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세계에너지소비가 2035년까지 연 평균 1.2% 증가하지만 가스는 그 2배에 가까운 연 2% 수준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럴 경우 천연가스는 2030년쯤 석탄을 초월해 석유에 뒤이은 제2의 주종에너지원으로 등장할 것이다. 이 같은 생산증대의 주종(60%)은 기존 천연가스자원이지만 셰일가스, 석탄층가스 등 새롭게 발견된 비전통적-신천연가스들도 2035년까지 총 공급의 40%를 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천연가스 혁명은 새로운 가스자원의 발견에 의한 것이다. 현재 확인 가능한 가스매장량의 가채 년 수는 현 수준 소비량을 기준으로 할 때 75년 이지만 궁극적 가채량은 향후 250년 정도 소비량에 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가스시장의 통합
두 번째 특성인 글로벌 가스시장의 통합은 액화천연가스(LNG)시장의 확대에 따른 것이다. 지난 60년대 등장한 LNG시장은 카타르, 호주 등이 새롭게 주요 가스 수출국으로 등장한 1990년대 후반부터 크게 성장했다.

여기에 한때 LNG 주요 수입국으로 등장할 것 같았던 미국이 이제 셰일가스 증산에 힘입어 캐나다 등과 함께 수출국으로 바뀌고 있다. 이에 유럽, 미국, 아시아 등으로 분리된 지역시장으로 존속해온 가스시장이 이제 LNG를 기반으로 하나로 통합될 조짐을 보인다.

우선 미국과 유럽시장이 대서양시장으로 통합될 것 같다. 이 경우 미국에 비해 훨씬 높았던 유럽시장 가스(PNG)가격이 미국시장 수준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물론 LNG와 PNG가격 간 격차 역시 장기적으로는 조정될 것 같다. 이는 범세계적인 LNG 과잉공급 가능성에 따른 것이다.

물론 아시아의 수요개발, 특히 일본 원전사고 이후 가스발전수요확대로 과잉공급은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지만 캐나다와 미국이 비전통천연가스를 LNG형태로 아시아시장 등에 진출하려는 노력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지구온난화에 대처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강제적 국제규제 시행 여부, 특히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직접 보조제도 시행여부가 천연가스시장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금은 그 시행시기가 불분명한 글로벌 온난화방지협약인 포스트-교토체제의 도입은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시장과 원전비중 축소국가들에서 천연가스 사용을 늘릴 것이다.

그러나 탄소거래제도 시행여부, 신재생에 대한 정부보조정책 등에 따라 그 파급효과는 차이가 클 것이다. 예컨대 녹색성장에 몰입하다 경제위기에 처한 유럽의 경우 기존 온난화정책이 모두 시행된다면 가스발전의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고 한다. 이는 신재생 확대와 탄소거래에 투입된 정부보조가 가스발전 경제성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어떠할까. 가스 황금시대가 계속될 것인가? 그것은 가스업계 스스로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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