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최근 국내·외 태양광 시장에는 매서운 구조조정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마치 태양광 산업 자체가 죽어가는 것처럼 이해하고 있으나 시장은 여전히 큰 폭으로 성장 중이다. 지난해 전 세계의 태양광발전 설치용량은 지난해에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 9일 유럽태양광산업협회 발표에 따르면 태양광업황이 악화된 2011년 한 해에만도 태양광시스템은 무려 29.7GW가 설치됐다. 이렇게 시장규모가 늘어났는데도 태양광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큰 이유 중의 하나는 공급과잉과 이로 인한 폭락수준의 가격하락 때문이었다.

현재의 공급과잉 문제는 산업이 성장하며 겪는 전형적인 사이클 현상이다. 오히려 유럽, 미국의 기업들과 경쟁력이 없는 기업들이 경쟁대열에서 낙오되면서 우리 기업들에게는 좋은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태양광 산업과 유사한 반도체와 LCD 산업도 몇 번의 공급과잉현상을 거칠 때 각국의 업체들이 정리되면서 우리 기업들이 발돋움할 수 있었다.

때문에 공급과잉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가격이 안정세를 되찾을지가 금년과 내년 태양광시장을 전망하는데 핵심사항이 된다. 먼저 블룸버그 등의 각종 발표 자료나 국내 주요 기업들의 상황을 보면 공급과잉은 많이 해소되고 있다. 또한 가격도 안정세를 유지할 것 같다. 커다란 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이지만 작년 하반기에 떨어졌던 가격 수준에서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올 해에도 중간에 일시적인 가격하락이 있을 수 있다.

이는 기업들의 구조조정, 재고물량 소진 혹은 덤핑판매 등이 겹치면서 발생하게 되는 현상이다. 작년과 같은 과잉재고에 따른 구조적인 가격폭락은 없을 것이며 기업들의 가동률도 계속 상승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 이태리 등 유럽의 보조금 감소가 잇달아 발표되고 있지만 이미 예상됐던 것이고 미국과 일본,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시장 등이 성장세를 타고 있다. 따라서 전체적인 측면에서 보면 공급과잉과 가격하락 문제는 진정될 것으로 본다.

이렇듯 시황호조의 움직임은 보이나 전체적인 시장 안정은 내년 이후 혹은 빨라야 올 하반기 이후로 봐야 한다. 산업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려면 공급능력 자체가 부족해질 만큼 수요 성장이 있어야 하지만, 올해는 그 정도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예를 들면 표1에서 정리한 포톤컨설팅과 솔라앤에너지의 전망을 보더라도 2013년이 돼야 모듈 기준으로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가 형성될 것 같다. 따라서 올 해는 회복기 정도의 수준이 될 것 같다.

현재 태양광산업의 화두는 비용경쟁력이다. 중국 태양광산업의 핵심 경쟁력도 알려진 대로 비용경쟁력이다.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중국처럼 낮은 인건비로 승부를 볼 수도 없다. 우리가 비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은 결국 기술력이다. 태양광산업과 유사한 반도체, LCD에서도 우리 기업들은 기술력으로 비용경쟁력을 확보했다. 예를 들면 LCD산업에서 삼성과 LG는 일본, 대만 업체들 보다 한 발 앞서서 마스크 수를 줄이며 관련된 수십 개의 공정을 줄였다. 기술개발로 비용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태양광산업에서도 이와 같이 기술력을 통한 비용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

중국 태양광산업은 철옹성이 아니다. 중국의 산업 지배력이 강해서 우리 태양광산업의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사실 중국 태양광산업에도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우선 태양광시장에서 중국제품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 미국, 유럽 등지의 상계관세 부과 움직임으로 제품 선호도가 하락하였다. 가령, Recurrent Energy(미국의 대표적인 시스템개발 업체 중 하나)는 지난 3월에 모듈 공급선을 중국 중심에서 벗어나 다변화 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중국 저가품으로 인한 발전량 미달과 발전소 수익 악화사례가 부각될 수 있으며 최근 미국에서는 한국제품 선호도 및 주문이 증가됐다. 국내 위탁생산을 검토하는 중국업체들도 있다.

아울러 중국 기업들도 상당수가 취약한 실적 속에 어려움 겪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기업들도 일부는 실적악화와 부채 상승에 고전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썬텍은 ‘11년 매출이 31억 달러 이상이나 6억3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의 태양광기업 상당수도 가동 중지 상태다.

우리나라가 독일, 일본 심지어는 중국에 비해 뒤늦게 참여한 반도체와 LCD에서 산업의 변혁기에서 성장의 기회를 잡았듯 아직 역사가 일천한 태양광산업에서도 그런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다만 태양광산업은 상추 농사짓듯 씨 뿌리고 금방 걷어먹을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 길게 호흡하며 기다려야 하는 산업이다. 우리나라 태양광산업의 위상에 냉소적인 시선을 보내는 대신 산업의 변동이 우리 산업의 성장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더욱 거름을 줄 때다.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