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정부 보조금 받은 A123, 완샹 그룹에 피인수

[이투뉴스] 미국 연방 정부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은 미국 배터리 제조사 A123사가 경영 악화로 중국 기업에 넘어가게 됐다.

전기 자동차에 장착되는 리튬-아이온 배터리계 선두 기업인 A123은 늘어난 생산용량 대비 전기차 수요가 없어 경영난을 겪어왔다. 이같은 이유로 미국내 배터리 제조사 2곳이 올해 파산했다.

특히 A123은 지난 3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고급형 제조사인 피스커 오토모티브에 공급한 배터리에 결함이 나타나 리콜 조치를 취하면서 재정적 어려움이 심해졌다.

지난 7월 A123은 5개월 정도 회사를 유지시킬 현금만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튿날 수익 보고에서는 2분기 8290만 달러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중국 기업으로부터 금융 구제를 받기로 최종 결정했다. 

A123은 중국 완샹 그룹으로부터 4억5000만 달러(약5000억원) 상당의 재정 지원을 받는 대신 회사 지분의 80%를 넘길 예정이다.

완샹 그룹은 중국 비정부 소유 회사로 연간 수익이 130억 달러 이상이며 중국내 대형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완샹 그룹은 미국으로 사업 확장을 시도해 왔다.

지난 2월 켄자스 시티에 있는 스미스 일렉트릭 비히클스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사는 A123의 배터리 고객이기도 하다.

A123은 이번 거래로 파산을 면했지만 미국내 정치적 논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녹색 기술에 대한 정부 지원금이 결국 남의 좋은 일만 시켰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A123은 2009년 2월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2억4910만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하이브리드와 전기 자동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만드는 공장을 건설하는데 지원한다는 조건이었다.

클리프 스턴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에너지부와 오바마 행정부는 납세자들의 세금이 투입된 지적 재산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데 실패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내 공급망 진입을 위해 발판을 마련하려는 해외 자본이 소유한 기업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연방 정부가 수백만달러의 정부 돈 지원함으로써 자신도 모르는 사이 국가 기밀을 빼내려는 해외 기업의 공범이 되서는 안되도록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측은 "A123이 받은 자금은 미국내에서만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에이미 브런디지 백악관 대변인은 "보조금 동의서에 따르면 회사는 미국내 제조 공장을 지원하는 데만 자금을 사용할 수 있다"며 "보조금 사용처의 변동은 에너지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미국내 제조 공장에 투자하는 것 이외에 사용되는 것은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 은행 및 자산 관리 회사인 Needham & Co.의 마이클 루 애널리스트는 A123 주식 보유를 권고하고 있다. 그는 "(회사의) 소유권보다 어디서 작업이 완성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메사추세츠 주에 본사를 둔 A123은 미시건 주에 공장을 갖고 있으며, 제너럴 모터스(GM)의 스파크 전기 자동차, 중국의 SAIC Motor Corp.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공급계약을 맺고 있다.

BMW 5 시리즈 하이브리드 세단에도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루 애널리스트는 "비록 중국이 지분을 소유하더라도, 제조 공정이 미국내에서 이뤄진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며 "산업이 미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환경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 목표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A123의 주가는 지난 8일 거래 이후 6.4% 올랐으며 9일 오전 11시 45분 경 2% 오른 51센트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리콜 조치 이후 자금 모금 활동을 시작하면서 69%나 하락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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